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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종합연구소 2013 한국 경제 대예측 - 일본 최고 민간경제연구소의 한국 경제 전망
노무라종합연구소 지음 / 청림출판 / 2013년 1월
평점 :
올 한해는 전반적인 경제침체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다. 유럽경제위기와 미국경제위기 등 세계적인 경기침체는 해외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이런 현상이 여기서 끝나지 않고 2013년에도 지속된다고 하니 세계경기에 민감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시름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나 또한 가계지출을 줄이려고 부단히 노력을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장바구니 물가가 불과 2~3년 전과 비교해도 천지차이로 올랐기 때문에 최소한의 생명유지를 위한 지출증가는 불가피했다. 그렇다고 빠듯한 살림에 여윳돈을 갖고 투자하기도 쉽지 않지만 여유가 된들 전문기관투자자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처럼 많은 투자정보를 얻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주식과 같은 집적투자상품에 투자하기도 불안하다. 그저 지출을 줄이며 이 꽁꽁 얼어버린 경기가 빨리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도 무작정 기다리며 당할 수 만은 없는 노릇이기에 얼어붙은 경기를 타계할 묘책을 궁리하느라 고민이 많아졌다. 그 중 하나가 다양한 경제정보를 습득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일본 대표적 경제연구소인 노무라종합연구소에서 2013년도 한국경제를 전망한 것이다. 한국경제 전망을 자국내의 연구소가 아닌 타국가의 연구소에서 했다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한국 경제를 좀 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썼을 것이라는 막연함에 기대감은 점점 높아졌다. 씁쓸하지만 세계경제에 미치는 한국경제가 미미해서인지 외국에서 국내경제를 연구한 서적을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반가움과 궁금함이 뒤엉키며 빨리 읽어보고 싶은 마음을 더욱 충동질했다. 역시나 이 책에서도 세계적인 경제불황의 원인을 유럽과 미국의 침체로 규정했다. 또한 한국경제를 전기전자, 자동차, IT, 부동산, 금융 및 공공부문 등 분야별로 현재상황과 문제점을 분석했으며,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이나 일본의 상황을 비교하며 두 나라가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협조하여 나아가야 할지 궁극적인 협력모델을 제시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다수의 경제전망이라는 것이 모두 옳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대략적인 윤곽을 판단할 수 있어서 향후 정책결정이나 개인의 부를 증대하기 위한 투자방법 등에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한국경제의 상황과 전망, 방향 등으로 서술한 이 책은 많은 부분을 다뤘으며 내용에서도 수긍하는 부분이 많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자와 자동차 부분에서 두각을 보이는데 이는 향후 신흥국과 시장에서 많은 부분이 격돌하게 될 것이다. 예전에 일본이나 미국을 맹추격하던 우리가 이제는 추격자에서 사냥감이 되었다. 또한 한국의 위세에 놀란 일본이나 대만은 반도체 부문이나 여러 사업 부문에서 서로 협력을 모색하며, 중국은 새로운 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여 우리나라의 새로운 경쟁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조만간 시장에서 중국의 막대한 자금으로 탄생한 제품들과 맞닥뜨리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런 경쟁국들의 부상 말고도 우리나라 같은 수출주도형 국가는 세계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출둔화에 있다. 유럽에서 시작한 경제위기에 굼뜨게 회복하는 미국경제 등 우리 앞에 펼쳐질 위기는 산적해 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기존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말한다. 국가주도형 경제성장으로는 예전과 같은 고성장을 이루기 힘들다고 전망하며 국가와 산업체 등이 범국가적인 협력체제와 조직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가와 산업체는 영역을 나눠 기초연구는 국가가 분담하고 상품화는 산업체가 담당하는 등의 협력관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제도나 공감대 형성 등이 앞으로 사회에서 성장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임을 주장한다. 또한 미국이나 유럽에 집중됐던 시장을 경제성장에 박차를 가한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으로 영역을 넓혀야 하며,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려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공통된 의견의 일부일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고, 극복한다면 세계경제의 장기침체 늪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세계경제가 침체된 원인분석부터 현재 한국경제에 영향을 주는 요소 등 한국경제 전반에 대해 섬세한 분석이 매력적이다. 우리나라의 내재된 문제점뿐만 아니라 향후 경제성장의 변화 등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서도 제시한다. 물론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이는 한국경제에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닐 것이다. 비슷한 위기를 겪고 있는 많은 나라들이 관심을 기울일만한 내용들이다. 또한 가족의 평안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가계경제 주체들도 앞으로 경제 변화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 한국경제는 정체시기에 접어들면서 선진국이 겪었던 사회문제들이 표면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인한 세대간 갈등, 기업이나 개인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려지며 사회분열의 징조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어떻게 현명하게 헤쳐나가야 할 앞으로 우리의 과제이다. 그다지 밝지만은 않은 2013년도지만 분명 그 속에서 해법과 성장의 원동력은 반드시 존재한다. 이 책에서 지적하는 내용의 많은 부분은 공감이 되며, 좀 더 깊이 있게 다루지 않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