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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차이나 - 오늘의 중국을 읽는 키워드 33
길호동 지음 / 이담북스 / 2015년 11월
평점 :
리얼 차이나
10년 전 중국 이우시장을 다닐 기회가 있었다. 나의 업무는 현지 공장에서 물건을 직접 사오는 것이 아니라 이우시장에서 활동하는 바이어의 업무였다. 며칠 씩 중국에 머물면서 조선족인 통역가들과 함께 움직여야 했다. 마어마한 땅덩어리, 수천수만 가지 물건들이 이우시장에 진열되어 있었다. 우리 남대문, 동대문을 생각했다. 사실 우리나라 시장은 중국 이우시장에 비교하면 소꿉장난이다. 그때 함께 했던 통역가이드 조선족 청년이 생각난다.
- 한국과 북한 축구를 하면 어디 편을 을원할 거니?
-당연히 북한 손을 들죠. 물론 한국과 일본이 축구를 하면 한국을 응원합니다. 또 중국과 한국이 축구를 하면 당연히 중국을 응원합니다. 우리 조선족은 피줄로 생각하면 한국으로 기울지만, 그러나 우리는 우니라나하면 중국을 택할 겁니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현재의 조선족의 정체성을 깨달았다. 국력이 어마어마한 중국에 소속되고 싶어하는 그들, 이해가 다 되지는 않았지만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조선족이 자기들은 중국인이라고 해도 우리는 사실 할 말이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들을 사실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조국이 자국민을 버렸는데, 그 증오심이 어찌 없겠는가? 우리나라의 절반도 훨 넘는 땅을 우리 허락도 없이 일본은 중국에 넘겨 주었다. 그 분하고 원통한 마음이 지금 한국인 가슴에는 얼마나 남아 있을까? 백두산 그 너머 아주 커다란 땅을 찾아야 한다고 외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이런 조국을 누가 자기들 나라라고 말을 하겠는까
과연 『리얼 차이나』 저자는 어떤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들려줄까? 책을 펼쳤다. 중국을 33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중국을 풀어놓고 있다. 내가 겪은 중국에 대한 경험은 4년이 고작인데, 그는 20년을 머물면서 겪어왔던 이야기를 생생하게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이야기한다.
새롭다는, 막연하다는 생각을 해왔던 중국, 내가 경험했던 때와 10년이 지난 지금의 중국 사실 중국은 10년 동안 상상도 못할 만큼 성장했다. 중국은 한국을 하나의 객체로 겉으로 인정하지만, 속으로는 한국을 그저 그 많은 소수민족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언젠가는 자기 나라에 복속시켜야지...하는 마음이 저변에 늘 깔려 있다.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중국 사이에 끼어있는 한국, 참 대내외적으로 위태롭다. 거기다 남북한이 대치 상황, 그래서 나는 베트남을 부러워한다. 그리고 호치민 아저씨를 생각한다. 우리와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베트남은 현재 제국주의 속국에서 완전히 독립한 나라다. 호치민이라는 베트남 영웅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호치민을 닮은 아주 파워풀하고 박학다식하면서도 겸손한 하나 있어 그 제국들의 손아귀에서 자유롭고 싶다는 욕망을 우리는 가져야 한다.
중국을 경험하고 철저하게 공부해서 그들의 야심이 무엇인지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견제해야한다. 언제가 힘없는 한국이 된다면 그들은 한 입에 꿀꺽 삼키려 할 것이다.
제주도의 땅을 중국인들이 사들이고 있다. 과연 이대로 중국에게 우리 땅을 넘겨줘도 괜찮은가? 우리가 스스로 중국으로 복속되는 것은 아닌가,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한다. 미국의 경제발전을 따라잡은 중국, 앞으로 중국이 경제대국, 군사적 막강, ...뭐 이런 세계의 중심이 되는 것은 아닌 지, 항상 우리는 관심을 갖고 접근해야한다. 거대한 땅, 풍부한 자원, 어마어마한 생산 인력으로 중국은 경제적, 군사적, 어마어마한 대국이 이미 되었다.
우리들은 중국 곳곳에 스타벅스처럼 들어서는 미국자본을 본다. 과연 우리도 그런 스타벅스같은 가게를 중국에 곳곳에 심을 수 있을까? 그동안은 카피만 해오던 그들이 디테일하게 신경을 쓰면서 품질을 높여가고 있다. 짝퉁이서 고급 제품으로 넘어가는 수순을 밟고 있는 그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중국이 철저한 자본주의는 아니지만 아주 철저하게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어간다. 아이들을 돈으로 처발라 과잉보호하며 떠받들며 아이들을 위해 엄청난 돈들을 쓰는 중이다. 자본으로 산업화되어가는 중국, 우리나라처럼 빈부의 격차가 날로 극대화되고 있다.
중국에 갈 때마다 안내자를 따라 중국 문화를 엿보게 된다. 그 중 차 문화에 대해 저자가 소개해놓은 내용들을 읽으면서 그때 기억이 떠오른다. 중국도 우리나라처럼 전통차를 마시는 어른들이 존재한다. 한편으로 커피를 많이들 마신다. 나이 드신 분들이 지긋이 다도를
하시는 모습, 또 젊은 층에서는 커피, 와인 같은 것을 즐겨 마시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젊은 세대들이 몰고 오는 변화의 바람은 사실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들이 거의 대부분 겪는 일이다. 이제 우리들은 이 젊은 세대들이 세계의 미래를 책임져야할 세대이다. 한국 국민 입장에서 글로벌한 세계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혁명을 겪지 않은 젊은 세대들이 훨씬 뛰어나다.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나라 중국, 차나무를 뽑아버리고 커피나무를 심어 커피를 재배한다는 중국, 그 중국에 한국 브랜드 커피전문점이 들어가고 있단다. 커피 한 톨 나지 않는 한국인인 나는 그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이래저래 세계의 중심에 서버릴 중국이 두렵기까지 하다.
이제 중국을 모르고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어마어마한 중국인들을 고객으로 잡아야 하는 것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책으로 좀 더 중국과 중국인에 가까워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