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삶은 서로에게 짐이 되면서 사는 삶이다. 가난한자와 함께 사는 것이 무엇인가, 가난한 자라면 구름 낀 볕뉘마저도 쬐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함께 산다는 것은 선하고 훌륭하고 위대한 사람으로 그들 위에 군림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또한 자선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삶과 생명을 같이 나누면서섞여 사는 것을 뜻한다. 같이 의논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며서로가 서로에게 짐이 되면서 사는 삶이다. 서로서로가 착한이웃인 동시에 귀찮은 이웃이 되는 것이며 서로의 삶에 짐으로사는 삶이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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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나무의 기본적인 물성은 양 이다. 나무는 빛을받고 자란 덕에 양의 기운이 가득하다. 내장목수 작업장에 들어가면 산뜻하고 따뜻한 나무향이 은은하게 퍼져 있다. 틀림없는 양기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는데, 내장목수 따라 일할 땐 어쩐지몸도 마음도 가벼운 느낌이었다.
양의 기운이 가득한 나무는 다듬을수록 부드러워진다. 내가 여기서 말하는 부드러움은 철의 매끈함과 또 다른 질감이다. 샌딩기(나무 표면 갈아내는 전동공구)로 곱게 갈아낸 나무를 만지면 ‘아~‘
하고 느낄 수 있을 거다. 나무 속살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또, 나무는 시간이 지날수록 수축과 팽창을 거듭하면서 단단해진다. 나는 이걸 깊어지는 과정이라 표현한다. 말하자면 나무는 뿌리가 뽑히고, 밑동이 잘려도 죽는 게 아니라 자연과 조화하면서 거듭나는 거다. 이것 또한 분명 양기의 흐름이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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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박 반장은 나에게 예방주사‘ 같은 사람이었다. 박 반장한테 쌍욕을 워낙 많이 먹었던 덕분에 이제 어지간한욕 정도는 웃어넘길 수 있다. 이것도 고마워해야 할 일인지는 모르겠다만, 미운 정도 정은 정인가 보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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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박 반장은 성격도 매우 급한 데다가 다혈질이었다. 그런 사람 특성 하나가 입이, 정확하게는 혀가 뇌를 못 따라간다는 점이다.
뭔 말이냐 하면 생각은 벌써 저만큼 가 있는데, 말은 그 생각을 못따라가는 거다. 그러니 늘 버벅거리며 말하고 발음은 뭉개졌다.
박 반장 같은 경우 화낼 때 그런 특성이 더욱 도드라졌다. 그럴때면 정말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정말 무슨말인지 모르겠어서 어리둥절하는데, 박 반장은 상대방이 일머리를 몰라 자기 말을 못 알아듣는다고 착각한다는 점이었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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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박 반장을 보면서 종종 스티브 잡스가 떠오르곤 했다. 월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를 보면 잡스의 괴팍한 성격이 잘나온다. 가령, 잡스의 현실 왜곡장(순전히 정신력만으로 자신의 새로운세계를 창조하는, 말하자면 의도적인 현실 거부로 타인뿐 아니라 자기자신도 기만하는 잡스 특유의 직면)이라든가, 세상을 이분법 (인간을 무조건 깨달은 자와 멍청한 놈으로 분류하는 잡스만의 독특한 세계관)으로 바라보는 기질 같은 것. 잡스는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한마디로 괴짜 같은 사람인데 박 반장이 딱 그랬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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