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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말을 거는 세계 미술관 사전 - 정말 이렇게 그려졌다고요?
이은화 지음, 정진희 그림 / 가나출판사 / 2025년 3월
평점 :

<협찬도서>
"와, 너 그림 좀 아는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교과서에서는 알려주지 않지만, 알고 나면 그 어떤 지식보다도 그림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야기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세계적인 명화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하면서, ‘왜 해바라기만 자꾸 그렸을까?’, ‘변기도 예술이 될 수 있을까?’ 같은 질문에 명쾌하고 재치 있게 답해 준다. 미술을 ‘배워야 할 것’이 아니라 ‘궁금해할 수 있는 것’으로 바꿔주는 책이다.
고흐가 해바라기를 그렸던 이유가 폴 고갱과 함께 살 집을 장식하기 위해서였다는 이야기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그림을 새롭게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림마다 붙은 제목들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감이 웃다니?’, ‘한여름에 모피 옷을 입은 부부’, ‘변기가 위대한 예술이라고?’ 이처럼 “왜?”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끌어내고, 그 질문에 재미있고도 알찬 이야기로 답한다. 그렇기에 작품과 속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더 기억에 남는 작품 하나씩은 가슴에 품고 책을 덮게 될 것이다.

나는 엘리자베트 비제 르브룅의 <딸 줄리를 안고 있는 자화상>이 그런 작품이었다. 이 책에서 처음 만난 이 작품은 눈물이 날만큼 아름다웠다. 나는 그녀처럼 아름답진 않지만 딸을 꼭 껴안고 이가 환히 드러날 정도로 웃는 화가의 모습은 모든 엄마들의 미소와 닮아있었다. 그런데 그 시절엔 여성이 웃는 얼굴만으로도 비난을 받았다고 하니, 지금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더 깊이 다가왔다. 아이와 함께 그림을 보며 그 시대를, 또 화가의 용기를 이야기할 수 있어 참 좋았다.
그림 옆에 작가, 제작연도, 크기 같은 정보도 함께 정리되어 있어 미술관 도록처럼 활용하기에도 좋다. 국가별로 정리되어 있는 구성도 흥미롭고, 여러 나라의 미술작품을 여행하듯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아이와 함께 읽기 위해 펼쳤던 책인데, 어느새 내가 더 빠져들어 있었다. 재미있게 읽고, 잘 써먹을 수 있는 책이다.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