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리 달리 창작그림책 17
윤혜정 지음 / 달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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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리'는 어디일까? 참 어려운 물음이다. 폭넓게 생각하면 성장의 과정에 어느 지점에 와있는가 하는 물음이 될 수도 있고, 또는 존재 가치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쉬이 답을 하기 어렵다.

이상하게도 사람은 수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살면서도 정작 '나의 자리'에 대한 확신이 없는 듯 하다. 학교에, 회사, 가정 모두 각자의 자리가 존재하지만, 어쩐지 '책임'의 형태이지, '인정'의 모습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모두들 언제든 대체될 수 있다는 불안감과 진정한 내 자리는 없는 것 같은 허무를 안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싶다.

윤혜정 그림책 <나의 자리>를 읽다보니 머리속에 생각이 뒤엉킨다. 작은 바위라고 자신을 소개한 귀여운 얼굴의 바윗덩이. 세상에 수만 개 있을지도 모르는 평범하고 흔한 주인공이 나같은 탓이다. 그 흔한 바윗덩이는 때로는 누군가의 낮잠이 누군가에겐 시원한 휴식이 되어준다. 그리고 분주히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렇게 단단한 바위처럼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꿈을 키우던 중 재건축이 시작되며, 있던 자리를 떠나 버려지게 된다. 바위는 다시 자신만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을까?

슬프고 아프지만 바윗덩이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버려지고 잊혀질거라는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스스로를 믿으며 시간을 견뎌내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많은 생각이 스치운다.

"수만 개 중에 하나일지는 몰라도

그 자리에서 빛나는 유일한 바위니까요."

이 책의 귀퉁이만 보여도 생각나는 구절이다. 필자는 이말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위로가 될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분명 돌 뿐만이 아니라 인간도 수많은 사람 중 하나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 존재 많으로도 충분히 빛난다. 그리고 자리는 생겨나고 사라질수도 있지만 본연의 자리에서 빛나는 것은 자리값이 아니라 '자존감'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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