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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부기의 1024가지 학교 가는 길 ㅣ 웅진 우리그림책 134
김지영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2월
평점 :





나는 그때 어땠더라?
너무 오래되어서 잘 기억이 안난다. 처음 학교를 혼자가게 된 날은 지금 내 아이보다 훨씬 어렸을 적이니까.그땐 아무렇지 않은 줄 알았는데, 여전히 아이 학교가는 길을 함께 하려는 나를 보면 전혀 괜찮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아이의 마음을 세심하게 고려한 것도 아니었다. 어린 나의 마음을 방치했듯 데려다만 주면 괜찮다고 생각했던 건 아닐까?
엄마가 일러 준 길을 따라 금방 도착할 학교길을 끄봉이를 따라 돌아돌아 가는 끄부기를 보며 '그럴 수 있지'싶으면서도 '그러면 안돼는데'하는 모순적인 감정이 동시에 든다. 4개의 동굴, 8개의 폭탄 길, 16개의 계단 2배씩 늘어나는 끝없는 갈림길을 보며 "그러게 엄마말 듣지" 싶었지만, 결국 나만의 길을 통해 목적지에 도착하는 끄부기를 보며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마치 『넉점반』,『엄마, 잠깐만!』같은 짧은 길도 돌아돌아가며 즐거워하고, 호기심이 가득한 아이들의 특성을 엿본 듯도 했고, 『맙소사!오늘부터?』, 『오!마이 베이비』처럼 지면앞에 아이를 너머 부모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림책 같았다. '아이는 자신만의 길을 스스로 찾을 수 있다'고
등교길부터 인생까지 길림길을 만날 때, 아이를 위해 진정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겠다.
<도서만 협찬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