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걱정인 요즘 고마운 그림책이다. 나도 구름 온천에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꾸 상상하게 된다. 아이들은 구름온천에서 놀면 무지개 미끄럼틀도 타고 맛있는 과일에 예쁜 꽃 튜브를 타고 놀 생각에 설레여하는 것 같았다. 물론 나도 기대가 되는 건 맞았지만, 단순한 '나들이'의 개념을 넘어선 힐링을 꿈꾸게 된다. 그 이유는 구름온천의 걱정을 씻어내는 최적화 된 시스템에 있다. 구름 의자를 골라 앉아 숨을 내쉬면 입안에서 구름 덩어리들이 쏟아져 나온다. '늦으면 어쩌지?','너무 놀랐어','무서워' 구름들이 수근수근 거리다 점점 많아지면 먹구름이 되고, 빗방울이 되어 내려가고 나면, 그제부터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이런 시스템은 마치 우리가 우울함, 걱정, 근심이 쌓이면 한숨이 나오고, 이야기를 털어놓고 나서, 울음이 나야 그제야 속이 후련해지는 그런 모습과 매우 흡사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실 이 정도까지 보여주려고 하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이들의 귀여운 고민을 들어주며 집에 오면 목욕을 씻기고 품에 꼭 안고 자는 소소한 일상 곳곳에 위로가 있다는 아기자기한 메시지에 가까웠을 거다. 혹은 아이는 웃고, 어른은 눈물이 나는 중의적 의미를 담은 것일까? 뭐가 되었든 아이는 아이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위로를 받는다. 그림책이지만, 아이에 국한하지 않고, 모두를 아우르며 위로를 건내는 작품이라 누가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젠 나이가 들어서인지, 세상이 험하고 빠르게 변하기 때문인지, 걱정의 개수는 많아지고, 한숨의 농도는 짙어지는 것 같다. 그럴땐 구름온천에가 구름의자에 몸을 맡겨보면 어떨까? 한숨이 모여 비를 내리고 나면 한층 가벼운 발걸음으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도서만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