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쓱 싹싹 - 제7회 상상만발 책그림전 수상작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11
은희 지음 / 북극곰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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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지의 23:1 이 1:23이 된 것이 정말 슬펐다. 맨 앞의 면지에는 나뭇잎이 23개에 집이 하나 그려져 있다. 맨 뒤의 면지는 반대로 집이 23개, 나뭇잎이 하나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도 잘 알기에 가슴이 쓰렸다. 지금도 이런데 한 20년쯤 지난 내 아이가 20대가 된 가을은 어떤 모습일까? 
'아름다운 미래'를 늘 떠들어내는  시대를 살면서, 1도 상상이 되지 않는걸까? 되려 20년 전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오늘의 35도의 가을의 기억만 스쳐간다. 


사실 이야기는 따뜻하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사실 그것들은 우리가 일부러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존재했던 것이다. 그러나 인간들이 무언가를 자꾸 만들고, 소비하면서 그것들은 존재를 감추기 시작했고, 이젠 인간을 역습하기 시작했다. 올해만해도 몸소 느껴지는 이상기온이, 20년 후 나아진다는 보장을 누가 할 수 있을까. 


'요즘 참 좋은 시대를 산다'고 어른들은 쉽게 말한다. 난 그러나 동의하기 어렵다. 어른들은 부족한 듯하지만 사실은 많은게 존재했던 시기를 살았다. 그랬기에 많은 것을 이룩했지만, 덕분에 많은 것을 잃었다. 하지만 이룩한 것이 너무 멋져서 지금 아이들이 잃은 것, 그리고 앞으로 누리지 못한 너무도 평범한 것들을 보지 못하는 것 같다. 


코로나가 뺏어간 온기, 미세먼지를 매일 체크해야하는 아침, 가을의 대표꽃이 코스모스인지도 이젠 알지못하는 아이들이 정말 좋은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일까? 당연한것이 당연하지 않고, 당연하지 않은 것이 당연해지는 이상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책 한권에 너무 많은 생각을 했나 싶지만, 이 그림책을 매우 오랜뒤에도 보며 아이들이 가을 낙엽놀이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다보니 절로 흘러간 생각이라 꼭 말해두고 싶었다. 


어른들이 미안해. 




<북극곰출판사에서 도서만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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