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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 육필 시 노트 : 사랑 - 마지막 戀歌 외 15작품 수록 ㅣ 박목월 육필 시 노트
박목월 지음 / PICKAPEN / 2024년 4월
평점 :
절판

누군가의 장착노트를 본 적 있으신가요?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글
삭제를 위해 그어버린 선.
여백에 갑자기 덧붙여진 구절에는
삶을 만족스럽게 써내려가기 위한
치열한 고뇌가 엿보였다.
비록,
흘려쓴 글씨를 한 번에 알아보지 못하고,
낯선 한자에 당황하긴 했지만.
화자의 마음과 배경, 속내까지
모두 이해할 수는 없어도,
작품 탄생에 과정을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의미있었던 시간이자,
철학적인 해부가 필요한
영적인 깊이의 난해의 시라고 평가받은
<시월이십일>의 시 한구절을
마음속에 품게 된 작품이었다.
"사랑은 사람에게 죽음을 속삭이지 않습니다.
내가 떠나는 것은 인류에 대한 너무나 허망한 꿈을 내가 지닌 탓입니다. " - <시월이십일 중에서>
이 구절을 보며,
깊은 공감과 슬픔에 휩싸였는데,
그때 그 감정을 소개하는 것이야 말로 난해해다.
고로, 과감하게 생략하며, 각자의 몫으로 남긴다.
미공개 육필시는 이번 판형이 소진되면 다시는 인쇄본이 세상에 안 나온다고 하니, 희귀본을 수집하는 애독가라면 빨리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도서만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