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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집 - 작은 집이 있습니다 ㅣ 인생그림책 30
김선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2월
평점 :

책 속에 스쳐가는 나와는 상관없는 인연들의 삶이 가슴에 드리운다. 그들은 작은 집에 머물고 떠나며 역사의 한 부분이 되었다. 하지만 그 곳에 살 때 만큼은 그 집의 전부였다. 누가사는지에 따라 작은집은 매번 옷을 갈아입는다. 한 남자의 고됨과 꿈이 , 노인의 사랑과 외로움이, 청년들의 열정이 가득 찼다가 떠나간다. 그리고 아무도 살지 않을 땐 아무런 의미도 찾을 수 없다.
인생이랑 닮은 '작은집'의 역사가 고스란히 스치운다. 어쩜 이렇게도 항상 내 마음을 파고들어오는 걸까. 김선진 작가에게 또 반해버린다. <농부달력>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이다. 그래서 망설임없이 이 책을 선택했는데, 또 좋다.
이 작가의 책은 늘 퀘퀘함이 없다. '인간'이란 존재에게 느끼는 악한면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아기자기하게 늘어져있다. 그래서 인간에게 나는 따스하고, 정겨운 냄새가 늘 난다.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일까? 가져보지 못한 추억인데 왜 그리운 느낌이 드는걸까? 스스로 의아하지만 충분히 만끽하고 싶어 생각하기를 멈춘다. 그냥 가만히 바라보기만해도 좋은 책. 이래서 난 책이 좋다.
인간의 악함에 지쳐서 뉴스를 피하고 싶은 날. 미래에 희망이 없어서 무기력한 날은 이렇게 산뜻하고, 따뜻한 책에 푹 빠져있으면 참 좋다. 그제야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자꾸만 책속으로 파고드는 내가 가끔은 한심하고 걱정이 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요즘은 세상을 향해 웃을 일이 별로 없다. 왜 이렇게 갈수록 악하고 탁한걸까.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난 요즘 좋은 책을 읽고 서평을 잘 쓰고 싶은 욕심이 든다. 별거아닌 글일지라도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아 시름을 잠시 내려두고 책을 들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다.
그게 당신이면 참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