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반짝이는 정원
유태은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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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니 감정이 올라온다.

사람은 슬퍼서만 울지 않는다.

아련하고, 그리운 추억앞에서도 눈물이 난다.

다시 만날수 없다면 더더욱.

어쩐지 『사랑이 반짝이는 정원』을 읽고 있노라면,

내가 그러하다.

난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은 없다.

두분 다 너무 어릴때 돌아가셔서.

그런데 할머니에 대한 추억은 차고도 넘친다.

일찍 남편을 여의고 자식들을 꾸려나간 두 분의 삶속에서 난 언제나 강인한 따스함을 느끼곤 했는데

비록 너른 정원은 없었지만 난 여전히 두분을 기억하는 무엇을 지니고 살아간다.





나의 가족에게 온 마음을 담아.

이 한줄을 쓰며 유태은 작가는 얼마나 벅찼을까.

솔직히 부러웠다. 책을 덮고 나니 더더욱.

난 이런 작품을 그릴 재주가 없고, 이젠 할머니 두분도 돌아가셔서 자리에도 안계시지만.

그림책속에서 빠져나온 뒤엔

언제나 눈을 조용히 감고 그리움에 젖어든다.






내가 새싹만큼 작았을 때,

나의 딸이 새싹만큼 작았을 때,

얼마나, 긴 시간인가.

요즘같이 빠르게 흐르는 시대에는

천지가 뒤바뀌는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변치않는 것도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여전히 자리를 지키며,

우리를 기다리는 조부모님 혹은 부모님의 사랑이

아주 좋은 예가 아닐까?

허나, 한편으론

사랑은 그 자리에 머물지만

존재는 그 자리에 없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떤 마음으로 지어낸 책인지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니 감동이 배가 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생각이 많아 진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늘 그런생각이 든다.

이 시간이 영원하길.

그러나 그것은 바램일 뿐.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지.






한국 작가임에도 그림채가 유독 외국그림책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었는데, 작가소개를 보니 뉴욕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정서를 파고드는 것에는 전혀 이질감이 없었던 작품으로 반짝반짝 빛날 수 밖에 없던 그들의 추억속에서 당신의 추억도 꺼내볼 수 있길 기대한다.




<책세상맘수다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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