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이야기.
재밌는 숨바꼭질.

면지부터 장기를 제대로 보여준다. 살아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은 다음이 궁금하게 만들면서도 눈길을 놔주지 않는다. 한땀한땀 장인의 손길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펜으로 점을 잇는 선을 하나씩 그을때마다 나무의 결이 살아나고, 동물의 움직임에 활력을 더하며 숲이 어우러진다.

숲, 이란 모름지기 초록을 빼고 이야기 하기가 힘들지만 색이 없이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숲에 존재하는 수많은 존재를 가득 그려내면서도 조금은 비워진 곳들이 듬성듬성 눈에 띄는데, 그 곳 조차도 햇빛과, 냇물과 시원한 바람이 차지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매 장을 넘길때마다 하나씩 늘어가는 숫자도 재미를 더한다. 색이 없는 그림인만큼 5살 둘째는 찾기를 어려워한다. 가끔은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친구를 찾아내기도 하지만 말이다.
장면마다 그 숲에 어울리는 친구들이 여기저기 자리하고 있는데 꼭 한마리는 그곳에선 살지 않는 동물들이 초대받아 와있다. 펭귄, 코뿔소, 바다표범 등. 이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구상해내는 걸까? 또 한번 감탄이 든다.

마지막 면지에는 정답이 있다. 봐도 상관은 없지만 아이들은 쉽게 자존심을 내어주지 않는다. 스스로 어떻게든 찾겠다며 못찾으면 차라리 책을 덮어버린다. 난 그런 모습이 좋다. 사실 엄마는 정답부터 보고싶은데 대견한 아이들.
생각보다 찾기가 쉽지 않아서 아이들의 숨바꼭질이 끝나려면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눈에 보이는 생물외에도 숲에는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꿈틀거리고 있을까? 세밀함 속에 감추어진 곳까지도 상상하게 만드는 멋진 그림책을 만나 영광이었다.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