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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장갑 속 하트뿅 ㅣ 사과밭 문학 톡 10
고정욱 지음, 자몽팍 그림 / 그린애플 / 2022년 12월
평점 :

겉표지의 붕어빵을 먹으며 기뻐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정겨운 겨울입니다. 겨울이면 손이시려워 털장갑을 꼭 낀 아이들을 자주 마주하게 되죠. 털장갑 속에 하트뿅~ 이라니, 얼마나 사랑스럽고 따스한 이야기일지 빨리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또한 고정욱 작가님의 책이라 더욱이 기대가 되었습니다. 책을 내시는 속도가 어마어마 하신 것 같아요. 얼마전에도 작가님의 신작을 보았는데 말이죠. 조금이나마 서평으로 글맛의 달콤함과 고통을 아는 저로썬 이해가 되기도, 더 대단해보이기도 합니다.
표지가 특별하지 않은 일상의 한 장면이면서도 특별한 건 언제나 저런 장면을 떠올리면 괜히 소소한 행복과 따스한 무언가를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털장갑 속 하트뿅도 그런 작품이었어요. 사실 첫번재 <저승 사자를 물리친 자개장>을 보았을 때는 판타지같은 스토리에 내가 좀 잘 못 생각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쩌면 아이들의 상상과 걱정이 불러 온 당연한 현상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위해 학교를 청소하는 아버지의 이야기 <아빠는 슈퍼맨>부터 아이를 위해 화장실을 도서관으로 만든 어머니의 이야기 <화장실 도서관> 까지 한장한장 짧은 이야기들은 장편소설처럼 격한 하이라이트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잔잔한 감동이 있었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야기를 읽는 동안 가슴에 차곡차곡 무언가 쌓이는 느낌입니다. 마지막 이야기의 마지막장을 읽을 땐 울컥하고 올라오는 것을 막을 수 없더라고요. 마지막장이어서 다행히 펑펑 울지는 않았습니다. ^^
고정욱님의 글은 언제나 따스함이 묻어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냥 좋은 날의 밝은 햇살이 아니라 비온 뒤 땅이 개는 그런 이야기들이라서 더 잔잔하지만 깊숙히 자리하는 것 같습니다. 올해의 끝에 이웃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저도 누군가에게 무엇인가 덜어주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집니다. 무엇을 나누면 좋을지 곰곰히 생각해보아야겠습니다.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