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다림 기다림 기다림 ㅣ 마음을 챙겨요
엘리자베스 버딕 지음, 마리카 하인렌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1월
평점 :

굉장히 다정한 책입니다.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기다림이란 무엇일까요? 저에게 기다림은 설레임입니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시간만큼 설레이는 시간도 없습니다. 제가 어릴 적엔 흙, 돌, 풀, 구름과 놀았습니다. 심심하면 심심한대로 땅을 파기도 하고 돌을 갈면서 말이죠. 지금 내 아이가 혼자 쭈그려 앉아 그렇게 있다면 아마 제가 더 못견딜 것 같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시절에 부족한건 사실 없었습니다. 장난감보다 더 귀한 자연이, 친구가, 형제가 가족이 있었기 때문이죠. 기다리는 것이 당연했던 그때가 많이 그립습니다.

아이들이 무언가를 이루기위해서는 반드시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사실 어른들도 그걸알지만 요즘은 기다림을 즐기는 사람은 좀처럼 드문것 같습니다. 기다림은 유한하며, 당연한 과정임이고 이또한 행복임을 보고 배울 기회가 줄어드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작은 씨앗이 싹을 틔우는 것도, 아이들을 만나게 된 과정에도 '기다림'이란 귀한 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을 자꾸 잊는건 아닌지 되새겨 보게됩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특별한 순간보다, 간식을 기다리는 일. 그네를 타기위해 줄을 서는 일이 더 와닿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이 책은 그저 기다림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자 하지 않습니다. 기다림이 어떤것인지 배웠다면 그것을 즐기는 방법에 대한 조언도 이어갑니다. 작은 스마트폰 세상에 모든 것을 빼앗기기보다 눈으로 세상을 보고 손으로 만져가며 느끼는 세상의 귀중함과 그 시간들의 소중함을 노래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지루하거나 딱딱하지 않게 해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책의 말미에 어른에게 주는 팁이 실려있습니다. 기다림을 즐기는 여러가지 방법도 배워볼 수 있습니다. 사실은 아이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답니다. 세상을 살면서 기다림이란 것이 없다면 세상은 정말 혼돈 그 자체일지 모릅니다. 그런 소중한 가치를 아이와 나눌 수 있는 참으로 다정한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