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가 전하는 금쪽이들의 진짜 마음속
오은영 지음 / 오은라이프사이언스(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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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특별한 멘토. 오은영 박사의 신간 [ 금쪽이들의 진짜 마음속] 이라는 책이 나왔다고 해서 서둘러 만나보았다. 사실 난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성격을 알기에 그 내용을 정리한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소개를 잘 살펴보니 그런건 아니었다. 책을 받고 프롤로그를 보니 2012년 초에 출간 된 <<아이의 스트레스>>를 새롭게 다듬은 책이라는 것도 알게되었다. 아이들이 스트레스 받아하는 상황과 진짜 이유. 그리고 아이도 부모도 제대로 모르는 아이들의 진짜 마음이 가득 들어있는 책이었다. 낯가림, 걸음마 같은 영유아의 문제부터 욕/단체 벌/담임교사와 같은 큰 아이들의 고민까지 두루 다루고 있다. 9살 소중이와 34개월 사랑이 나이차이가 꽤 나는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는 참 고마운 책이 아닐 수 없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

경력직 엄마라 둘째는 성향이 다름에도 시기마다 차분하게 넘어간다. 그러나 첫째의 지금은 나도 다시 초보엄마가 되어버린다. 그래서인지 Chapter2,3 또래/학교생활 편에 관심이 많이 갔다. 아이와 부모를 넘어 더 많은 관계들이 얽혀서 쉬이 풀 수 없는 문제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그 중 가장 소개하고 싶은 편은 [장난 또는 괴롭힘]에 대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보며 생각나는 일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소중이가 학교에 입학하고 얼마되지 않아 얼굴에 울음이 가득찬 표정으로 하교하던 날이 아직도 선명하다. 평소와 다른 표정을 보고 왜그러냐는 엄마의 물음에 친구가 괴롭혔다며 왈칵 울음을 쏟았던 날이었다. 아이의 울음이 잦아들때까지 기다렸다. 차라리 그 시간이 고마웠던 건 내가 너무 당황하고 화가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에 나를 가라앉히는 시간이 되어준 것이다. 어찌된 일인지보니 (코로나로인해 설치된)가림판을 일부러 치는 행동이 싫었고, 하지말라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했다. 아이에겐 분명한 괴롭힘이 었을거다. 난 어릴때부터 아이들에게 장난은 '서로 웃을 수 있을때가 장난이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싫으면 그건 괴롭힘'이라고 가르쳤다. 그러니 아이에겐 분명한 괴롭힘이었다. 다만 이건 내가 제어할 수 있는 형제간의 문제도 나와 아이의 문제도 아니었기에 순간 어떻게 해야하나 싶었다. 양쪽의 말을 모두 들어볼 수 없음이 가장 컸다. 아이와 많은 대화 끝에 다음날에도 같은 행동을 할 경우 단호하게 싫다고 이야기하고, 행동이 계속될 경우 선생님께 이야기해서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다행히 다음날은 아무일도 없었다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별거아닌 일이지만 그 경험은 우리를 성장시켰다고 확신한다. 마음을 공감해주면서 우리는 더 돈독해짐을 느꼈다. 그리고 아이는 스스로 예민했던 건지, 정말 괴롭힘이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과정에서 상대편 아이에 대한 감정이 누그러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또, 해결방안을 논의할 때는 아이가 스스로 해결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참 기특했던 순간이다. 만약 그냥 낙인찍고서 그 부모나 선생님께 이야기했었다면 그 아이도 상처받고, 내 아이도 성장할 기회를 놓쳤을 거란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친구가 장난으로 놀렸을 때, " 네가 그렇게 말하면 넌 장난일 수 있지만 난 속상해. 사과해줬으면 좋겠어" 라고 차분하게 이야기하고 사과까지 받았다는 말에 엄청 놀랐었다. 그리고 기분은 조금 나빴지만, 친구과 사과해줘서 좋았고 그 친구와 계속 친하게 지낼거라며 조잘거리던 그 모습에 괜히 찡했었더랬다. 물론 난 아이가 진짜 괴롭힘을 당한다면 참지 않고 투쟁할거다. 그렇지만 내아이도 스스로 성장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상대방 아이에게도 반성할 기회가 필요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었다. 물론 책이 나오기 전에 일이지만 이 일이 있을때에도 그 전에 새겨둔 오은영 박사님의 글이나 영상에서 본 솔루션들이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잘 해쳐나갈 수 있었다.

이 편을 읽는 내내 너무나 공감하며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한결같은 진리의 솔루션. 아마 나말고도 학부모라면 '학교폭력', '집단괴롭힘'을 걱정안할 수 없을거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주변에서도 수도없이 듣는다. 그럴때마다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발을 동동구른다. 나역시도 작은일이었으니 그랬지만 큰 일이었다면 어땠을까 상상도 하기싫다. 이성적 사고는 아마 더욱 힘들것 같다. 그렇지만 이 책을 보면서 가장 이성적인 순간이어야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가장 가슴이 아픈 것은 아이들이 부모에게 말을 하지 않는다는 거라고 했다. 또래 문제는 자기 영역이라 혼자 해결하고 싶은 마음, 혼날까봐 걱정시킬까봐 두려운 마음, 보복에 대한 두려움까지.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아이들의 마음이 너무나 아프게 와닿았다. 그리고 두려웠다. 혹여나 내 아이가 힘든 순간을 홀로 보내게 하면 어쩌지? 절대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순간을 상상하고 말았다. 그때 그녀가 말했다.


아이를 도와주려면 평소 아이에게 '부모는 언네나 네 편' 이라는 메시지를 자주 주세요.' - 중략- 아이가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려면 언제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을 너무너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부모'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p.167]

마음이 가라앉으며, 그녀의 말대로 하리라 다짐했다. 이 하나의 편에도 너무나 배울 것이 많다.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아이의 마음도 들어있다. 모든 아이의 마음이 들어있는 것이다. 그리고 의문이나 반문이 들면 어김없이 현명한 솔루션을 제안한다. 그리고 부모의 마음도 토닥여준다. 그러면서도 냉철하다. 그래서 난 그녀가 좋다. 아이들이 클 때까지. 내 손을 놓는 순간까지 아마도 그녀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내 마음을 두드릴 것 같다. 감사를 표한다.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후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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