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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부른 아이 1 : 활 마녀의 저주
가시와바 사치코 지음, 사타케 미호 그림, 고향옥 옮김 / 한빛에듀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리뷰 씁니다.
저주와 비밀 속, 두려움을 넘어서는 미아의 모험은 얽히고설킨 복선 속에서 빛나는 성장의 순간들을 만들어 내며, 용의 부름이 이끄는 운명과 자신의 본모습을 깨닫는 순간이 가슴 깊이 번개처럼 스며든다.
“당신이라면 ‘용의 부름’을 받았을 때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가 된 [안개 너머 신기한 마을]의 작가, 가시와바 사치코는 [용이 부른 아이]에서도 마녀와 용, 신비로운 세계를 펼쳐 놓는다. 센과 하쿠가 진정한 자신을 찾는 여행을 하듯, 미아 역시 낯선 세계 속에서 성장과 자기 발견의 여정을 시작한다.
아동문학계의 거장답게 이 책의 세계관은 신선하다.
활 마녀의 저주를 푸는 모험은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미아가 두려움을 딛고 욕심과 한계를 깨닫는다.
어릴 때 놀림을 받아 릴리트만 보면 주눅 들던 미아가 이겨 내려 애쓰는 모습, 세 살 때 걸음마를 떼고 빛을 잡으려 했던 아이, 그녀의 내면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둘째 이모는 미아가 용의 부름을 받을 것을 알고 매일 "잘 보고, 잘 듣고, 잘 알아차리라"는 교육을 했다. 덕분에 미아는 주머니를 꿰맨 후 울음소리가 사라진 순간을 알아차리고 은빛 마녀는 '용의 기사 우스즈'님을 발견한다. 이모는 미아가 낯선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감각을 길러 준 것이다.
죄인의 마을에서 가져온 '쟈잎'으로 만든 약은 그곳 사람이 사용했을 때만 효력을 발휘해 회오리 마을, 금광, 내궁 같은 다양한 배경 속 단서로 작용한다. 이로써 이야기는 한층 풍부해 지고 디테일과 복선이 살아나 인물과 사건이 유기적으로 얽힌다.
릴리트는 권력 지향적인 인물로, 활 마녀는 인간 사회 속에 숨어 있다는 암시와 갇힌 용들의 처참한 현실 등은 권력과 배신 연민의 복합적인 감정을 경험하게 한다. 섬세한 삽화는 이런 감정을 시각적으로 보완해 몰입도를 높인다.
절벽에 둘러싸인 '죄인의 마을'이라는 보호막을 벗어나 넓은 세계와 어둠을 체험하는 미아의 여정은 진정한 용기와 자립, 그리고 함께 이루어 내는 경험을 한다.
왕의 기사와 함께할 더 큰 모험을 예고하며 앞으로 나올 작품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