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볼 1 (양장)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포칼립스 세상 속 이야기.

스노볼은 그렇다.

 

소설 스노볼 속에는 표면적으로 두 가지 세상이 존재한다.

스노볼 밖과 스노볼 안.

 

스노볼 밖에 살던 열 여섯 살 전초밤은 동경하던 세계 스노볼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밖에서 생각하던 것과 다른 세계인 스노볼 안의 세계를 실제로 깨달아 가면서 펼쳐가는 모험이야기라 할 수 있다.

 

기존에 아포칼립스 세상을 묘사한 무수한 영화나 이야기들이 많지만,

박소영 작가의 이 책은 정말 더 특볋다.

2권이 꽉 차도록 긴 호흡으로 써내려간 스토리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특수한 공간 속이 또 다른 여러 장소를 독창적으로 잘 그려놓았고,

다양한 인물들의 입체적인 캐릭터가 이야기 안에서 정말 열일을 하고 있고,

그 덕분에 몰입력이 엄청나다. 끝까지 이어지는 반전에 반전인 스토리와

입체적이지만, 왠지 이해가 가는 캐릭터들의 행동들까지.

 

한번 책을 잡으면 재밌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다.

그래서인가 벌써 영상화 계약을 많이 따냈다고 한다.

 

재밌어서 정말 좋은 책이기도 하지만,

이 안에 들어 있는 메시지 또한 훌륭한 책이다.

 

 

1권 421쪽.

당신들은 신이 아니에요. 남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만큼 대단하지 않다고요. 당신들은 남의 고통을 줘서도 안 되고, 누군가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 수 있다는 착각도 제발 버려요. 그건 당신들이 남의 영혼을 제멋대로 휘저을 핑계밖에 되지 않으니까.

 

2권 258쪽.

나를 향한 금기와 한계를 깨기 위해, 나와 내가 사랑하는 존재들의 안전과 평온을 위해, 원래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일을 기꺼이 감내하고 이어가는 것. 그게 세상을 바꾸는 일의 본질이야.

2권 396쪽.

꼭 행복할 필요는 없어요. 항상 행복할 수도 없고요. 다만 혼자가 되진 말아 주세요. 힘들면 왜 힘든지, 즐거우면 뭐가 즐거운지, 당신의 삶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해 주세요. 남에게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니라, 누군가 당신에게 요구한 삶이 아니라, 그저 당신이 살고 싶은 삶을 살아주세요. 좋아하는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세상에서, 당신이 원하는 만큼 행복하게 살다 아주 많이 늙은 뒤에 저를 만나러 와 주세요.

  

 *

역사적으로도 부조리와 맞서 싸우며 인간의 존엄함을 지키려 노력해왔던 주인공들은 평범한 소시민들이었다. 우리 모두 개개인은 그 자체로 소중하다. 그러므로 각자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지켜져야 옳다!

각자의 삶, 자유,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두 눈 부릅뜨고 지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투표도 잘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나나에서 나인, 그리고 스노볼까지...

창비의 소설Y시리즈는 각자가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살펴볼 것,

그리고 자신 그 자체로써의 삶을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소설Y시리즈는 무엇일까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인 (양장) 소설Y
천선란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창비 소설Y대본집 이벤트로 대본형태의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읽게 되었다,

 

천선란 작가는 "천 개의 파랑"이라는 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슬픔이 찰랑거리며 비린내를 풍겼다."라는 표현처럼 감각적 묘사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책 "나인"에서도

행복을 다음과 같이 미각적으로 묘사했다,

27쪽. 행복은 살아가는 도중에 느끼는 잠깐의 맛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한 사람은 미래다. 단맛, 쓴맛, 떫은맛, 매운맛, 신맛, 짠맛을 느끼는 것처럼 행복도 무엇을 먹었느냐와 비슷하게 선택에 따라 감정을 느끼는 것뿐일지도.

 

주인공이 식물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장면에서는

파란빛의 먼지들이 날아오르는 듯한 모습을 시각적으로 잘 묘사했다.

이 장면에서는 영화<아바타>가 떠올랐는데

아마도 내 경험치의 한계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주인공 나인이 자신과 크게 연관없는 선배의 사건을 해결해나가며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과정은...

모든 존재에 대한 존중의식을 담고 있다고 느껴졌다.

 

책 내용에서 나인의 정체성, 미래엄마의 애인, 미래가 좋아하는 사람의 존재 등

조금은 평범하지 않아 보일 수 있는 존재들의 다양성을 포용하면서

 

나인이 힘을 내고 단단히 설 수 있던 것은

476. 무조건 믿어 준다고 해서 고마워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존재하게 한다.

 

라는 표현처럼, 나인을 무조건 믿어 주고 지지해주는 존재들- 지모, 미래, 현재, 승택 등의 주변사람들 덕분이 아니었을까???

 

나는 얼마나 다양한 이웃들과 마주하고 있을까?

나는 얼마만큼 다양한 이웃과 함께할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책을 읽고 나서 내게 던지는 질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나 (양장) 소설Y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평은 창비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나서, 주관적 평을 적은 것입니다.

 

추석 연휴 바로 전날, 창비로부터 "나나" 대본집을 받았다.

받자마자 엄청난 몰입으로 바로 쭉 단숨에 읽어버렸다.

짧은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그런데... 묘하게 가슴이 아릿한 느낌.

 

 

소위 엄친딸, 공부만 잘 하는 모범생이 아닌 친구들과도 사이좋고 SNS에서도 유명한 소위 말하는 인싸! 한수리

 

그럭 저럭, 뭐 하나 빠지지 않는... 늘 밝아보이는 무던한 사람으로 보이는 은류

 

어떤 계기로 인해 각자의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가자,

두 사람은 각자 해오던대로 해결해나가려 한다.

 

오로지 자신이 잃어버린 것에만 집중하는 수리,

자신이 잃어버린 것을 애써 외면하는 은류

 

그들과 함께 하는 여정에서 또 중요한 캐릭터 하나가 등장한다.

바로 생생한 육체에서 분리된 영혼만을 데려간다는 선령!

선령은 이야기에 큰 무게축을 담당하면서

금방 빠져들어 술술 읽히는 이야기 속에 결코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36쪽. 세상 모든 삶은 저마다 무게를 지니고 있어. 오래 살았다고 더 무겁고, 젋다고 더 가벼운 게 절대 아니라고. 누구도 남의 다리로 땅을 디딜 수는 없어. 그 무게는 오롯이 혼자만이 몫이라는 뜻이지.

 

세상은 켤코 옥토가 아니지만 다들 어떻게든 뿌리내리기 위해 몸부림친다고.

 

40쪽. 인간의 손이 왜 두개인지 알아? 한 손에는 문제를 다른 한 손에는 그 답을 들고 있거든

 

156쪽. 사실 자신을 아는 인간은 드물어.

 

 

주인공 한수리도 주인공 은류도 모두 나였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 크게 띄고 싶지 않은 평범한 아이이길 바라면서도 비주류로 물러나기는 실은 이중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듯, 소위 빠지지 않은 스펙을 갖추려 노력하고, 타인들의 시선 또한 의식하면서 내가 지금 어느쯤인가... 뒤쳐지지는 않았나...

남들 하는 만큼은 하고 있는가 돌아보며 전전긍긍했다.

늘 무언가를 배워야 했고, 어제보다는 오늘이 나아야 한다고 자신을 채찍질 했으며...

쉬는 날은 무엇인가 더 생산적인 무엇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었다,

 

주인공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수리야! 은류야! 너는 너 그 자체로 소중해. 더 애쓰지마!"

 

그리고 나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네 영혼에 주파수를 맞춰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상 생활자의 요가 - 생각 많은 소설가의 생각 정리법
최정화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각이 많은˝소설가의 생각법이라는 부제와 ˝책상생활자˝의 요가라는 책 제목 모두 내게 해당하는 것 같아 읽기 시작한 책이다. ˝할 수 있는데까지 다하지 않고 적당히 멈추기˝라는 특별하지만 간단한 진리까지 부담스럽지 않게 명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가볍게 읽히지만 참 고마운 내용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저 여리고 부드러운 것이 - 풀꽃 시인 나태주 선생님이 아이들과 나누고 함께 나누고 싶은 우리 시
나태주 지음, 김해선 그림 / 지식프레임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9년 12월 말.

한해를 마무리 하느라 바쁜 시기!!!

나는 번아웃증후군을 겪고 있었다. 몸도 마음도 지쳐... 휴가만을 기다리고 있던 시기.

 

선물같은 책을 받았다.

 

나태주시인!

풀꽃시인이라 불리는 시인이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시를 엮어 책으로 내셨다.

 

처음으로 소개된 시인의 "꽃들아 안녕"이라는 시 부터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는 울림이 있었다.

 

[ 꽃들에게 인사할 때

꽃들아 안녕!

 

전체 꽃들에게

한꺼번에 인사를

해서는 안 된다

 

꽃송이 하나하나에게

눈을 맞추며

꽃들아 안녕! 안녕!

 

그렇게 인사함이

백번 옳다]

 

라는 시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침에 아이들을 한명 한명

"**아 안녕? ##이 사랑해~" 하며 안아주며 하루를 시작하자고 다짐했었다.

물론, 잘 지켜오고 있지만, 학기말 급할 때 또는 업무적인 문제가 생겼을때

그 약속을 져버린 경우도 있다.

이 책을 받은 시기에도 그럴때여서...

 

고개를 들어 아이들을 다시 한번 마주했다.

 

시인은 꽃으로 이야기 했지만, 나는 아이들로 받아들였고

어! 이 시인 왠지 선생님같잖아. 하고 시인 소개면을 보니 무려 43년이나

재직하셨던 교사였다.

아~ 그래서 그렇게 느껴졌구나.

 

아무것도 모르고 시인의 "풀꽃"이란 시를 교실에 붙여두고 있었는데,

역시...

천사들을 오래 만나오셔서, 그런 시를 쓰실 수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인이 소개한

"다르게 크는 어린이"라는 시도 교사 출신의 송근영선생님께서 쓰신 시란다.

 

[ 코가 큰 어린이는

코가 커서 귀엽고

.... (중략)

 

누가 누가 잘하나?

기죽이지 말고

모두 모두 잘 하자.

 

용기를 주어

밝게 곧게

무럭무럭

자라게 하자.] 라는 시 또한 선배님께서 충고해주시는 듯 하다.

 

 

"너에게 묻는다" "흔들리는 피는 꽃"과 같은 삶의 자세에 대한 시들도 눈에 띈다.

 

표지부터 마음의 쉼을 주는 듯, 예쁜 이 책은

여러 날, 조금씩, 야금야금 씹듯이

음미하며 천천히 읽어야 할 시선집이다.

 

작가의 말대로 어른과 아이 모두가 함께 읽어야만 할 것 같다.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도록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