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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내 아이를 생각하다 -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서천석의 '트윗 육아'
서천석 지음 / BBbooks(서울문화사)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첫 글에 육아서적은 실용서가 아니라는 말에 조금은 뜨끔했다. 나중에 다시 읽는다면서 책장에 꽂아놓은 많은 육아서적들이 생각나서이다.
맞다.
육아서는 실용서가 아니다. 내 아이에게 딱 맞는 상황도 아니고 그 책에서 말하는 데로 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단지 조금이라도 빨리 읽어서 책에서 알려준데로 하려고만 했을 뿐이다.
하루 10분.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고 수많은 시간을 이것저것 생각하면서도 아이에 대해 생각하는 것엔 왜그리 인색했는지 모르겠다. 물론 아이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참 많은 시간들을 아이에 대해서 생각하지만 과연 그 많은 시간들이 온전히 우리 아이를 위한 시간일까가 의문이다. 부모로써 잘못했던 부분을 생각하면 다시는 하지 않아야지 또는 다음엔 이런 식으로 교육해야지 하는 등 실천없는 그저 생각들만으로 끝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많은 공감을 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그렇다고 어려운 일도 아니다. 단지 아이를 키우면서 드러나는 나의 싫은 면을 인정하기 싫고 그런 면을 닮아가는 아이를 보는 것이 힘들뿐이다. 그래서 더 엄하게 빨리 고치려 하는 지도 모른다. 나 역시도 고치지 못해 가지고 있는 습관을 말이다.
큰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한글떼기가 늦어지자 난 마음이 상당히 초조해졌었다. 몇 달간의 어린이집 선생님과 집에서의 노력으로 다행히 어느 정도 한글을 읽을 수 있게 되자 난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해버렸다. 아이에게 글을 읽을 수 있으니 혼자 책을 읽으라고 한 것이다. 몇 달동안 한글때문에 맘고생이 심했던 나는 이지 벗어나도 되겠구나란 생각에 아이에게 큰 짐을 맡겨버린 것이다. 그 뒤로 큰 아이는 책을 별로 읽으려하지 않았다. 간신히 읽게 된 한글에 대한 재미를 내가 준 부담때문에 잃어 버렸나보다. 그래서 안되겠다싶어 다시 책을 함께 읽어주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책속의 글자를 읽어주었지만 지금은 책속의 내용을 읽어준다. 목소리도 바꿔가며 행동도 묘사하면서 그래서인지 큰아이는 다시금 책 읽는 재미에 빠져있다. 역시 이런 실패를 통해서 뼈아픈 충고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는 아이를 '당장'변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결국' 변하게 하는 사람입니다."
책 읽는 내내 이 문구가 가슴에 와 닿았다.
아이를 내 생각의 잣대로 재는 것은 이제 그만 해야겠다. 더불어 아이를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도 말이다. 대신 서천석님의 말대로 육아서적을 하루에 서너 장만 읽고 더 오랜 시간 생각해보리라. 그리고 행동하리라. 몇 번 아니 수십 번의 시행착오나 원치 않은 결과들도 나오겠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 아이니까 말이다.
이 결심이 변색되기 전에 어서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