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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에는 밤이 깃들지 않는다 - 자현 스님 산중일기
일우 자현 지음 / 불광출판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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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에는 밤이 깃들지 않는다] _ 자현 스님 (불광출판사)


 기존에 명상공부를 하며 자현 스님의 책을 읽어본 적이 있어 반가운 책이 었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산 머리에 구름이 자욱하게 깔린 표지와 제목을 보고 뭔가 깊이 있는 분위기가 느껴져 감탄했다. 이내 제목 옆에 작게 써진 자현 스님의 산중일기라고 적혀 있어서 예상과는 다르게 조금은 사사로운 하루 끝을 담아낸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일기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틀에 박힌 관념에서 벗어나니 진중하고 깊이 있는 단상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특히 단순히 눈으로 읽기 보다는 직접 소리내어 따라 읽어보거나, 그와 더불어 따라 써보면서 곱씹으면 좋을 글들이 굉장히 많아서 인상깊었다. 직접 필사해보기도 했던 '우주는 춤이 된다'라는 글이 특히 좋았다.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생활상을 아주 간결하지만 핵심을 찔러 표현한 글이었기 때문이다. '즐길 수 있을 때를 즐겨라. 어떤 목표를 완수하고서 그 결과로써 즐기려는 것은 즐긴다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것이다. 즐긴다는 것은 지금을 벗어나서는 안된다. 그러다 보면 삶은 그 자체로 노래가 되고 우주는 그 자체로 춤이 된다.' 라는 짧고 명쾌한 말로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을 정리해주는 것만 같았기 대문이다. 

 이외에도 인상깊은 글들이 많았는데, 글의 길이나 소재에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것에 어려움이 없었다. 모든 것이 쉽지 않게 느껴지는 요즘 날에 독서가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한 일상에서도 무리하지 않고, 편안하게 무엇보다 지친 마음을 따듯하게 녹여주고 다시 점검할 수 있도록 독려해주는 책이었다. 더 나아가 사념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성장실킬 수 있는 고찰에 빠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글귀를 한 권에 잘 담아낸 책이라 마음을 다독이고 쉼을 얻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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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달라도 인생의 고민은 같다 - 오늘이 불안한 요즘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4대 종교 성직자의 행복 수업
성진 외 지음 / 불광출판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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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딱한 답안지 말고, 온정이 깃든 해설서를 찾는 이들을 위한 고민 대담문

처음 책을 읽기 전에는 서로 다른 종교(천주교,불교,기독교,원불교)인 네 분이 모여서 어떤 대담을 나누셨을지 감이 잡히지 않아 조금 막연하다고 느껴졌다. 종교인이라고 할지라도 그들의 인생 고민 역시 우리네와 크게 다르지 않고 또 대체로 비슷할 수 있겠다고 생각은 했다. 다만 종교인의 무게와 깊이감으로 너무 입바른 이야기들만 나눠주시는건 아닐까 하고 읽기도 전에 거리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자리에 앉아 독서하기 앞서 책의 목차를 살펴보니, 이 책을 읽는 혹은 읽지 않은 누구라도 한번쯤은 피부로 와닿았던 고민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서문과 마치는 말을 제외하고 총 여섯 개(행복, 돈, 관계, 감정, 중독, 죽음)의 갈래와 소제목으로 나뉘어진 목차들을 보니 이 책을 완독하고 나면 어쩌면 삶에서 마주하고 또 짊어지게 되는 무게를 조금 덜어내는 쪽으로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냉담중인 천주교 신자로서 내 종교 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에 관해서도 회의감과 불신을 많이 갖고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 긍정적인 해소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책을 본격적으로 읽어나가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우리의 삶, 그 근방에서 쉽게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성직자들의 기품있으면서도 친근한 목소리가 활자에서 음성 문자로 변환되어 들리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다만 앞서 우려했던 것 같이 종교인으로서의 정도(正道)를 걸어오신 네 분의 종교인의 이야기가 조금은 꿈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신앙(믿음)이 강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일부 있어서, 나와 같이 종교에 대해 차가운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싶은 우려가 약간 들기도 했다. 믿음이 있으면 모든 걸 헤쳐나갈 수 있을 것 이다!라고 잠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결되거나 나아지는 것에 있어 감사함을 느끼는 대상이나 이유로 종교적인 관점에서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대화를 나누는 주체가 가진 고유한 방식-교리 및 성전의 말씀 등-이나 접근법으로 읽히기도 해서 흥미롭기도 했다.

네 개의 종교가 가진 교리가 달라도, 그들이 말하는 내용에서 어떤 무게감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공통적으로는 인간 그 존재에 대한 존중과 경외심을 갖는 것의 중요성, 그리고 종교를 삶에 접합하는 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혹은 확장,개발 시킬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짚어주는 것 등이 특히나 의미있었다. 불특정한 다수, 더 나아가 삶을 지탱하고 이끌어가는 우리 모두의 인생에는 정해지지 않은 기점마다 저 여섯가지의의 고민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언제나 강하게 한 대상을 치고 또 뚫고 지나가기 때문에 그 누구라도 이 책에 적힌 네 성직자의 대화가 피부로 다가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네 분의 종교인은 우리 사회가 바라는 이상적인 어른의 모습으로 이야기를 전해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을 두 가지 꼽자면 '돈'과 '죽음'에 관한 부분이었다.

'돈'과 관련한 고민에 대한 대담이 적힌 부분을 읽으면서 몇 년 전 타국살이 당시 읽었던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어렴풋이 생각났다. 그런데 성진스님께서 돈에 관한 고민을 이야기 해주시는 부분에서도 이와 관련 있는 내용이 나와서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도서 내 성진 스님의 말씀을 일부 발췌해보자면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죠.여기에는 소유의 대상뿐만 아니라 소유하는 사람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지려는 것도, 가지려는 사람도 영원하지 않다는 얘깁니다. 이런 관점에서 무소유를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결론만 말하면 집착하지 말라는 겁니다. 영원하지 않은 것에 집착해 봐야 소용 없으니까요' 이렇게 말하는 부분이 있었다. 단순히 돈에 대한 집착하고 좇음을 멈춰야 함에 대해 논함에 그치지 않으셨다. 그 너머에 있는, 사람에 대한 집착도 함께 생각하게 만들며 그 부정적인 매달림을 사그라지게 만들어주는 귀중한 이야기로 다가왔다.

또한 평소에 '죽음'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며 사는 사람이라 그런지, '죽음'이라는 개념에 대해 떠올리면 대체로 공포와 두려움과 같이 부정적인 감정에 매몰되곤 한다. 그래서 책 말미에 자리한 죽음에 대한 대담에 큰 기대가 있었다. 대체로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죽음에 대해 받아들이고 삶을 더 후회없이 살아가기를 독려해주시는 것을 통해 나와 결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신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부분이 많지는 않게 느껴지기도 했다.

죽음에 관해 논하는 부분에서 본 주제와 '종교'를 맞물려 이야기해주시는 박세웅 교무님의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바른 종교는 신도들에게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하게 합니다. 정말 하나님과 부처님이 존재할까? 그분들 가르침대로 살면 나아질까? 어떻게 해야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끊임없이 반문하면서 스스로를 찾아가게 만듭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한 사람을 더 크고 깊은 존재로 성숙하게 합니다.' 라는 부분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동안 종교를 등한시하고, 또 종교에 관한 색안경을 끼게 된 것을 해소해주는 것만 같은 부분이었다. 그간의 부정적인 상념들을 제거해주고, 종교가 가진 의의와 역할을 한번에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명쾌한 이야기라 인상깊었고,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도 긍정적인 인식 개선을 돕는 문장이지 않을까 싶었다.

이밖에도 관계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도 요즘 사람들이 관계를 해석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는 성진 스님의 말씀도 참 좋았다. '관계 속에서 자기 존재를 해석하는 힘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라는 말로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기 보다 자기 자신을 좀 더 아끼고 사랑하며 자기 존재를 곧추세우는 일을 각자의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좀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삶이 팍팍하게 느껴지고, 수많은 고민의 파도로 무너지고 있는 와중이거나 혹은 일상이 만든 소용돌이에 침잠하는 느낌으로 인해 피로감을 느끼고 있어 어떤 말로도 쉽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에너지가 많지 않은 상태에서도 고민의 내용이 현실적이고 또 그에 대한 논의가 일상적인 어투로 교환되기 때문에 어려움없이 페이지가 넘어가고, 그 속에서 자신이 필요한 대답을 하나 이상은 찾아낼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기 때문이다. 또한 대담을 나누는 이들의 각기다른 '종교'가 이 고민들에 관한 이야기에 특색있는 풍미를 더해주는 것 같아서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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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공부 명상법 - 단박에 성적과 행복을 끌어올리는 명상 비법
일우 자현 지음, 김재일 그림 / 불광출판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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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인드풀니스나 이너 피스 등의 단어가 SNS나 미디어, 출판물 등을 통해 쉽게 접하기 시작하면서 명상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정확한 개념이나 방법을 알기 전임에도 명상을 생활화하면, 일상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명상을 생활의 일부분으로 편입시키고자 노력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끊임없이 자기계발(개발)을 해야하는 입장에서 한평생을 살아온 우리 시대의 구성원들에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시사해줄 것 같은 제목을 가진 책을 접하게 되었다.

바로 [최강의 공부 명상법](자현 저), 였다. 부제로 달려있는 문구도 인상 깊었다. 성적과 행복을 단박에 끌어올리는 명상 비법이라니, 구미가 당기지 않는가.

목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큰 갈래로 나눠져있다기 보다는 각 각의 꼭지가 나뉘어져있는 책이다.

철학과 고전, 고어, 심리학적 사례 등 다양한 갈래의 인용을 통해 보다 쉽게 공부의 필요성과 방법론적 접근을 돕는 내용이 다수 실려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이 단순히 활자로만 구성되지 않았던 점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그림과 글이 함께 병기 되어 있어 마치 만화책을 읽듯 가볍게 챕터씩 읽어나갈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왜 공부를 해야하는 지와 공부를 통한 명상, 공부의 방법 등 다양한 내용을 매일 부담없이 읽고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 점이 좋았다. 

특히 기본서를 활용한 단권화 방법과 같이 실제 학습자들에게 유의미한 방법들을 제시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아쉬운 점이면서도 어찌 보면 신박한 부분인 것은 바로 명상법에 관한 부분이었다.

도서 말미에 압축 요약된 것처럼 명상의 효과와 방법에 관해 간략하게 나와있었다.

물론 책의 전반적인 내용의 공부 명상법이니 만큼 공부를 하면서 명상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긴 한다.

하지만 읽다보면 약간 학습서의 느낌으로 읽힐 우려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래도 단순히 공부를 잘해야만 한다거나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한다는 것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곧추 세우면서 자존감을 확립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공부 명상법을 제시하는 것에 이 책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인상깊었던 구절을 하나 첨부하자면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것을 설파하는 부분에서 발췌한 이 문구였다.

'중간에 멈추는 버릇을 들이는 것은 선택에 대한 철회라는 점에서 내적 컨트롤에 매우 부정적으로 작용하니 끝까지 읽도록 하자.'라는 부분이었다.

개인적인 이야기기지만 한계에 직면하면 돌아서버리거나 물러나거나, 어렵지 않게 포기를 선택하는 사람이라, 읽으면서 뜨끔했다.

선택에 대한 철회가 단순히 물러섬을 의미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내적 조절에 관해 부정적인 작용까지 한다는 점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번 시작한 일들에 대해 끝을 보는 자세를 가져야 함을 되새김질 해주는 부분 같아서 인상깊었던 구절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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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이란 무엇인가 - 내 삶을 완성하는 영성에 관한 모든 것
필립 셸드레이크 지음, 한윤정 옮김 / 불광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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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이란 무엇인가, 필립 셸드레이크 (불광출판사)

처음 영성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접하게 된 곳은 종교 생활을 하는 집단에서 였다.

또 영성과 관련된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친구를 통해서 들었던 단어로의 '영성'은 뭔가 신묘하고도 종교적인 색채가 짙은 마음 가짐을 의미한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영성'이라는 단어가 이전과 달리 종교 이외의 다양한 곳에서 꽤 많이 찾아볼 수 있음을 알게 됐다. 그 이후로 종종 내가 알고 있는 개념과 어쩌면 많은 부분에서 다를 수 있음을 지레 짐작하고만 있었다.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내다 불광출판사의 [영성이란 무엇인가]를 접하게 됐다.

내가 생각했던 영성의 개념은 영성을 설명하는 수많은 관점 중 하나에 불과했음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그 관점이 너무나 편협하고 협소한 것이었음을 알고난 뒤로는 그 의미를 훼손하거나 축소하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또한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관점에서의 '영성'의 개념에 대해, 자세하고 흥미롭게 설명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종교적인 관점을 넘어서, 철학적인 관점, 예술이나 사업적 측면, 더 나아가서는 의료나 배움(교육)의 관점에서도 영성에 대해 해석할 수 있고, 이용할 수 있음에 대해 해당 도서는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특히 책의 서문에서도 그 흥미력을 배가 시켜주는 부분이 있었다. 잠시 차용해서 서술하자면 그 내용은 이러하다.

'영성'은 인간의 삶이 생물학 이상이라는 감각을 표현한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육체적 만족이나 정신적 우월감을 넘어선 목표들에 자연스럽게 끌리면서 더 깊은 의미와 성취를 추구한다.

이 부분과 함께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통해 영성이 단순하게 종교적인 관점에서 뿐만아니라 현대인의 큰 관심사이자 주요점인 자기계발(개발)과 성장에 큰 동력원임을 시사하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다만 제목에서와 같이 영성에 대한 다각적인 해석을 기반으로 작성된 도서이기 때문에 도서를 읽는 중간 중간 환기하는 시간을 갖는게 필요했다. 일정한 리듬이 있다고 말하기에는 그 내용이 굉장히 지엽적이고 무겁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중간 중간 쉬는 시간을 가지며 읽어야 페이지가 넘어갔다. 다양한 관점에서 다채롭게 분석하며 개념에 대한 이해를 증폭시키는 것은 매력적이었지만 절대 가볍지 않기 때문에 직접 책을 탐독하는 과정에 조금 고심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한 것은 일상에서 영성의 개념에 대한 이해와 확장, 그리고 실행(혹은 집행)을 도우리라 생각이 든다.

영성에 대한 보다 폭 넓은 이해와 활용을 원하는 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그 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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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마음 - 마음의 작동 원리를 알면 삶이 쉬워진다
틱낫한 지음, 윤서인 옮김 / 불광출판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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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스님의 명상을 읽고 뒤이어 마음도 읽게 되었다.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데 그 원리에 대해 배우면 삶을 살아가는 것이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싶었다. 책의 부제목에게 ‘마음의 작동 원리를 알면 삶이 쉬워진다’라고 적혀 있으며 책 표지에 Understanding our Mind라고나무 아래 적어 두기도 했다. 유식불교와 화엄경에 대해 한국사 공부할 때 어렴풋이 들었던 적이 있다. 불교 관련 부분에 대해 배우며 이런 저런 내용을 들었지만 사실 역사 공부하기에 빠듯했다. 그래서 더 자세히 불교 교리나 수행 등에 대해 더욱 파고들기란 어렵다고 판단해서 빠르게 책을 닫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 그렇게 지나가듯 들었던 유식불교와 화엄경을 이번 책을 읽으면서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서문과 환영의 말을 지나면 책의 목차 이전에 식의 성질에 관한 오십 게송이 먼저 쓰여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도 낯설고 어려운 단어들이 많았다. 아뢰야식, 종자,삼계(욕계,색계,무색계), 성경, 대질경과 독영경, 말나식 등 도대체 감히 추측할 수 없는 뜻을 가진 것만 같은 말들이 나와서 사실 진입장벽이 조금 높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눈으로 읽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소리내어 읽어보니 차라리 더 나았다. 반복해서 읽어보니 낯섦으로 인한 거부감도 조금씩 줄어들었다. 본격적으로 목차를 읽고 책을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제47송, 제49송을 읽을 때 뭔가 마음에 깔깔하다 걸려있던 것이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 속에 과거와 미래가 있고, 이 순간을 경험하는 방식 속에 변화의 비결이 있다/ 태어나는 것도 없고 죽는 것도 없다, 집착할 것도 없고 내려놓을 것도 없다 윤회가 곧 열반이며 증득할 것이 없다. 이 두 게송은 정말 여러번 읽게 됐다. 제47송의 경우 틱낫한 스님의 명상을 읽을 때 어렴풋이 느꼈던 ‘지금 여기 있음’을 ‘알아차리는 것’의 중요성이 문득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49송을 읽으니 내가 생각한 윤회와 열반의 개념이 잘못되었구나, 아차 싶은 마음에 여러번 읽게 되었다. 이렇게 오십게송을 몇차례 읽어보고 책 목차 페이지로 넘어가는 것이 책을 읽는데 좀 더 수월했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라 낯선 표현들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부분들이 각 꼭지 전에 나와있었다. 그래서 본 장과 세부 목차로 이동할때 허들이 조금 낮아진 기분이 들었다. 우리 마음의 여덟가지 측면인 식이라던가, 아뢰야식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차근 차근 설명해주고 그와 관련된 게송들을 해석하는 방식으로 책은 구성되어있다. (자꾸 언급하는 아뢰야식에 대해 궁금하실까봐 책 내용을 바탕으로 조금 살을 붙이자면 종자 그 자체이자, 우리 경험의 모든 것을 종자로 저장하고 보존하고 개념이자 ‘말나식’의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되어 ‘자아로 오인되어 집착의 대상’이 되는 것 을 말한다.) 물론 각 게송이 적혀 있고 자세히 풀어서 적어주셨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에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여러번 읽어보고 곱씹어보다 밑줄까지 그어서 다시 읽어보아야지 이런 뜻인가 싶어하면서 책장을 넘기긴 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책의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마음의 부담을 지우는 지우개가 작동하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는 것이다. 마음이 점점 편안하지는 것을 느끼면서 다음 게송에 대해 어떻게 이해해야하고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알 수 있는 것이 계속 궁금해서 책 페이지가 제법 잘 넘어갔다.

아무래도 일상에서 번뇌와 괴로움,분노, 슬픔들을 더 잘 느껴서 인지 제45게송의 알아차림이 좀 크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이 게송이 마치 시처럼 느껴졌다. ‘햇빛이 비칠 때 모든 초목이 자란다. 알아차림이 비칠 때 모든 심사가 바뀐다.’ 이걸 읽으면서 햇빛과 알아차림이 무얼 자라게 할 수 있기에 모든 심사가 바뀔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빛과 알아차림이 어떻게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궁금하지도 들었고 알아차림만으로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까 계속 의문이 들었다.숨을 들이쉬고 그 사실을 알아차리면, 더이상 우리가 그것을 억압하지 않고 포용하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말이 너무 어려웠는데 알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미간의 주름이 사라지지 않았지만 깨닫는 바가 많아서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순간 내가 지금 이 순간 여기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며 살아야겠다고 느꼈다. 특히 책의 후반부(332-333쪽)에 어떤 것도 증득할 필요가 없다. 이미 가지고 있다. 우리 자신이 이미 그것이다 라는 말과 삼해탈문 중 무원해탈문이 와닿았다. 우리 안에 이미 온 우주가 있다 고 말하는 부분에서 뭔가 알 수 없는 해방감을 느끼기도 했다. 지난 번 명상을 읽을 때도 정말 좋았지만, 이번 마음을 읽으면서 위대한 고승이 남긴 배움의 총서를 읽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를 얻을 수 있는 일인지 직접 체험할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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