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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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사건이나 극적인 반전, 굴곡있는 사건 전개는 없다. 오히려 이렇게 단순한 스토리가 어떻게 책장을 멈추지 않고 끝까지 넘기게 하는지 신기할 정도다. 그래서 더 진하고 찐~한 매시지가 있다.
이 세상에 나왔을 때 내 앞에 펼쳐진 삶은 그냥 내 앞에 있다. 나의 선택은 없다. 자칫 불공평하게 느껴지는 이 상황이 사실 이 세상 누구에게나 공평한 조건이다. 삶은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불공평하다. 아이러니다. “생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생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별로 신경쓰지 않고 살아가게 한다”

한 번뿐인 삶.
비교하지 않기! 주변을 돌아보기! 말의 내용과 형식에 주의하기!! 묵묵히 하루를 정성껏 살아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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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6
정이현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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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희리릭 순식간에 읽었다. 중2 딸을 둔 40대 엄마여서 , 그리고 요즘 가장 두렵고 조심스러운 학폭위 관련 소재여서 감정이입이 쉽게 되었다. 인정하기 싫고 생각하면 슬프고도 무기력해지지만 어떨 수 없다. 우리 현실인 것이다. 이기주의는 나쁘고 개인주의는 괜찮은걸까. 입시 제도도 우리 때와 달리 너무 복잡하고, 내가 직접 처리해야 할 일도 매일 반복되고, 시작이 잘못된 건지 나를 제외한 식구들을 잠들기 직전까지 챙겨야 한다. 아침, 저녁 두 끼 매일 차리기도 버겁다. 이 정도면 만사가 다 귀찮다. 여행도 가족이 아닌 남과 가는 것이 속편할 거 같고 왠만하면 남 일에 개입해서 애써 나를 소모하고 싶지 않아진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변명같이 여겨져서 씁쓸하다.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차갑고 정이 없게 행동하게 된걸까. 언제부터, 왜, 피곤과 귀찮음이 선하고 기꺼운 마음을 쉽게 이겨버린 것일까. 어린 시절에는 어땠을까. 타고난 성향과 성품의 영향이 있겠지만 도우를 보면 그래도 우리의 어린 시절은 순수하다. 그래서 이쁘고 감동적이지만 그래서 또 슬프다. 이 아이의 순수한 마음에 나도 마냥 동조하고 같이 울어주고 같이 웃어주고 무조건 지지해주지 못하니까.., 그러기엔 겁이 너무 많아졌으니까..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을 찾아야 할 정도로 녹녹치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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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독서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유쾌한 책 읽기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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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이 내 아빠나 오빠였으면 좋겠다. 그러면 뭔가 든든하고 우쭐한 기분이었을 것 같다. 만약 내 남편이 이런 스타일이라면... 존경의 마음으로 살았을거다. 나도 같이 읽고 듣고 이야기 나누고..평온한 만족과 지적 허영의 즐거움... 이런 분들은 타고난다고 생각하고싶다. 내가 동경하지만 닮기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노력에도 한계가 있음을 이 나이가 되니 점점 수긍하게 되고 말이다. 맘잡고 목표를 이루듯 독서를 하는 것도 행복하지만 본능인 것처럼 독서를 하는 사람은 언제나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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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이야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다이안 세터필드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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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얼마나 매혹적이고 달콤한지...때로는 맘을 후비고 싸늘한 두려움을 주기도 하지만, 이야기는 우리 삶이다.
결론까지 가는 데 꽤 많은 페이지를 넘겨야 하지만 숨막히게 집중시키는 이야기의 힘은 지루함이란 걸 모른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한사람 인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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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와 늑대 - 괴짜 철학자와 우아한 늑대의 11년 동거 일기
마크 롤랜즈 지음, 강수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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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반려동물이라니...이게 실화냐는 말이 절로 나온다. 우리 나라 정서에는 아무래도 무리일 것이다.
어릴적 많은 동물을 키워본 경험으로 동물에 대한 겁이 전혀 없는 웨일즈 출신의 한 철학자가 미국에서 대학 강사 일을 할 때 생후 6주의 늑대를 사서 키우기 시작하며 11년을 동거한 이야기다.
늑대와 살면서 겪은 실제 경험과 탄탄한 철학 이론 그리고 삶에 대한 사유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책이다.
늑대와의 일화 속에서 철학적 주제를 끌어내고 깊이 들어가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는 이해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늑대를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하며 과연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한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선함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죽음이 무엇이고 죽음은 우리에게 무엇을 앗아가는가 등등 삶의 깊고 일면 어두운 부분들을 끄집어내어 풀어나간다.
저자의 생각에 모두 동의할 수는 없지만 소재 자체가 흥미롭고 동물의 존엄과 권리 그 각각의 다양함과 탁월함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애완동물을 단 한 종류도 키워본 적이 없는 나는 늑대를 어디나 (심지어 강의실)데리고 다니는 저자의 행동에 약간은 거부감이 든 것도 사실이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우리 딸에게 그 기분을 털어놓았을 때 그게 뭐 어떠냐는 듯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는 아이를 보며 동물에 대한 나의 근본적인 시각을 씁쓸하게 돌아보기도 했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 나처럼 동물이 낯선 사람 모두에게 유익한 경험을 선사할 책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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