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특별한 놀이공원
양선 지음 / 미디어창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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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게 실화였구나. 그림책 마지막에 있는 작가의 말에서 어리 시절 앨범을 보다 발견한 사진에서 외조부께서 놀이공원을 만드셨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사진이 계기가 되어 이 그림책을 썼다고 했는데 인터넷 검색해 보니 정말 있는 공원이었다.



아이들은 보자마자 놀이공원을 가자고 졸랐다. 이 그림책에 나오는 공원이 실제로 있는 공원이라고 했더니 이런 건 실제로 가서 봐야 한다면서. 그림책 속에 나온 것처럼 지금도 동물들이 여전히 많이 찾아올 거라고 하면서. ​


그림책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내용 두 가지가 담겨있다.

하나는 고장 나거나 주인을 잃은 물건들을 모아서 자르고 붙이고 색칠하여 조금씩 완성한 놀이공원이다. 둥이들은 매주 분리수거 날이면 아빠를 도와준다고 따라 나와서는 수거함에 있는 종이 박스와 플라스틱 통, 철사 등을 들고 온다.

집에 있는 고양이에게 놀이공원을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매주 하나의 작품을 만들면서 전 주의 작품을 해체해서 분리수거하는 일은 당연히 내 몫 ㅋㅋ

이 책을 보더니 애들이 이거 보라고. 이 할아버지도 동물을 위해서 놀이공원을 만들지 않냐면서 자기들이 만드는 고양이 집이 바로 이것과 같은 거라고 신났다.

'니들이 만든 건 고철의 숲...... 그래도 1주일 후에 버리게 허락해 줘서 고마워 ^^'

다른 하나는 이 놀이공원이 바로 숲속의 동물을 위한 공간이라는 거다. 아이들은 다시 말한다. 이거 보라고. 우리들도 이 할아버지처럼 동물 (집에 있는 고양이)를 위한 집을 만드는 거라고. 진짜 이 그림책 아빠가 잘 가져왔다면서 신났다.

그렇지 않아도 야생 동물들에게 휴식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이었는데 이 책 보더니 자기들이 더 열심히 집을 만들어서 집 앞 놀이터에 설치해야겠다고 난리다. 아빠 관리사무소에 불려 간다. 애들아!




할아버지의 놀이공원은 인근에 생긴 대기업 놀이공원 때문에 더 이상 마을 아이들과 숲속 동물들이 찾아오지 않는 곳이 되고 말았다.

이 부분에서 아이들이 슬퍼했다. 새로운 놀이공원은 놀기에는 더 좋을지 몰라도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단지 돈을 벌려고 만든 거라면서, 오히려 환경을 망치고 주변 야생 동물들의 사는 공간을 파괴하는 거라면서. 그런 말은 어디서 들은 건지



모두가 할아버지 곁을 떠나도 강아지 한 마리는 끝까지 남았다. 평소 고양이보다 강아지를 더 좋아했던 첫째가 이거 보라고 했다. 고양이를 더 좋아하는 둘째는 이 그림책에 고양이가 나왔으면 고양이도 남았을 거라며 반박했다. 포인트는 이게 아닌데

농촌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위해 초등학교 앞 1천 여평의 부지에 재활용품을 이용해 어린이 놀이공원을 만들었던 김갑희 할아버지. 그 외조부의 이야기를 그림작가가 되어 한 권의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완성한 외손녀 양선 작가.

난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남겨줄 수 있을지 여러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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