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 맨션 - 수천조의 우주 시장을 선점한 천재 너드들의 저택
애슐리 반스 지음, 조용빈 옮김 / 쌤앤파커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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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레인보우]라 그런지 책 표지에 무지개 홀로그램이 있다. 책은 무려 599페이지나 된다.

내용도 익숙하지 않아서 읽는데 10일 가까이 걸렸는데 의외로 무척 재미있다. 우주 로켓과 위성을 개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실 우주 로켓은 예전에는 나사에서 주관했었고 민간 기업이 개발하기 시작한 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뿐인 줄 알았다.


일론 머스크 전기를 읽어보면 (이것도 엄청 두꺼운 책이었는데 마찬가지로 상당히 재미있었다.) 머스크의 광적인 우주 집착이 스페이스 X라는 기업을 만들어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이런 상의 0.1%의 우주광(이 책의 표현을 빌어)이 머스크 말고도 세상에 많이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인터넷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은 비웃었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더 과거로 돌아가보면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 때도, 비행기가 처음 나왔을 때도 모두 대중은 비웃었다. 누가 불편하게 그런 기술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겠냐고


세상에 존재하는 우주광들은 우주 시장을 이야기한다. 새로운 시장이 지구 밖 우주에 있다고. 좀 더 구체적으로 지구 저 괘도를 도는 인공위성과 그 위성을 지구 밖으로 쏘아 올리는 로켓 시장이 미래 자본 경쟁 시장이 될 것이라고.


사실 선듯 와닿지는 않는다. 머스크의 스타 링크가 2024년 기준 6천 개가 넘고 최종적으로 42,000개의 위성 군을 통해 지구 전 지역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투에서 스타링크의 활약을 보았고, 지금도 매달 수십 개의 위성이 우주를 향해 올라고 있지만 안방에서 편하게 핸드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우리 삶에서 인공위성은 우리와 무관해 보이기만 하다.


기술 발전이라는 것이 그렇다고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딱! 하고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삶에 들어와 있다가 문득 깨닫게 된다고. 돌아보면 이미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엄청난 변화의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게 된다고.


[레인보우 맨션]은 우리의 삶에 우주라는 막연한 영역이 어떻게 스며들고 있는지 그 과정을 무척 재미있게 보여준다. 책은 머스크의 일화로 시작한다. 아무래도 일반 독자들에게 가장 알려진 인물이 일론 머스크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대 우주 시대를 새롭게 열게 되는 그 시작점이 일론 머스크가 성공한 스페이스 X의 팰컨 1 로켓 발사이기 때문이다.


팰컨 1호는 지금까지의 로켓 사업의 모든 공식을 뒤엎었다. 이전까지 로켓은 수백 개의 협력 업체가 각자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가격으로 납품한 부품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스페이스 X는 이 전체 방정식을 뒤집었다. 가장 저렴한 부품으로 대체 혹은 직접 개발하여 저렴한(그래도 어마어마하게 비싸긴 하다) 로켓 제작의 방법을 전 세계에 알렸고, 이후 민간 기업의 로켓 사업의 문을 열었다.

머스크는 의욕이 넘치는 개인이 똑똑하고 근면한 사람들로 넘치는 회사의 도움을 받으면 국가 전체와 대등하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 스페이스 X는 기존의 항공 우주 산업이 당연시했던 진실을 거부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로켓을 발사했다.


다른 식으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것이다.


우주광들은 열광했다. 매일 수많은 로켓이 우주로 발사되어 지구 저 괘도를 장악하는 세상. 지상의 통신 방식을 뒤바꾸고 지상에서의 인류의 삶을 우주로 바꿔 놓는 삶을 꿈꾸게 되었다.


이 책은 일론 머스크에 대한 책이 아니다. 머스크의 전기를 썼던 저자 애슐리 반스는 새로운 우주 시대를 여는 우주광들을 취재하고 인터뷰했다. 이 책은 플래닛 랩스, 로켓랩, 아스트라, 파이어플라이에어로스페이스라는 4개의 위성, 로켓 회사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각 회사의 리더와 창업자, 그들과 함게 일하는 엔지니어의 고분분투기를 이야기로 엮었다. 각각의 이야기는 스페이스 X 만큼이나 극적이고 흥미롭다. 이들의 모험 정신 덕에 우주는 더 이상 별을 보며 소원을 비는 대상이 아닌 비니지스 대상이 되었다. 물론 아직 일반인이 보기에 우주는 막연한 미지의 영역이다. 하지만 이미 우주는 수많은 기업들의 사업의 대상이자 개척 중인 비즈니스 시장의 무대다.


우주 기술에 대해 몰라도, 과학 기술에 관심과 흥미가 없다고 해도 이 책은 재미있다. 광적인 천재들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엉뚱하고 사고뭉치에 고집스럽지만 원하는 분야에 꽂히면 물불 안 가리고 집중하고 몰두하는 스토리의 인기는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증명되었다.


이 책은 스토리만으로도 그 조건을 충분히 충족한다. 가끔 머스크나 아마존의 베이조스, 삼성전자 같은 익숙한 단어들이 나오면 반갑다. 공학 기술을 몰라도 책을 즐기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읽고 나면 아주 조금이나마 우주 시장에 대한 이해도 넓어진다.


어쩌면 빠른 기술 혁신 덕에 이번 생에 지구 저 괘도의 인공위성이 주는 일상의 편리함을 생각보다 빠르게 누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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