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어 김민재 선수...... 아버지인가?"
지나가던 직장 동료가 책 표지를 보고 한 말이다. 사실 축구를 평소에 잘 보지 않아서 김민재 선수 이름은 들어봤어도 얼굴은 잘 모르는데 정말 닮긴 닮았는지 여러 명이 같은 말을 한다.
축구를 알지 못해서 국내 심판의 여건이 이렇게 열악한지도 몰랐다. 당연히 어느 정도 보수를 받는 다른 직업군과 비슷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대부분의 심판이 부업 개념이라니. 책에서는 축구 심판에 대한 이야기만 나와있지만 다른 스포츠도 비슷하겠지.
그럼 대부분 국내에서 활약하는 심판은 그 운동이 좋아서, 스포츠에 기여한다는 마음으로 열정으로 임한다는 말이구나.
평소 TV도 잘 보지 않아서 몰랐는데 정동식 심판이 유명세를 치르게 된 건 축구 선수 김민재를 닮은 심판이라는 것 외에 '유키즈'에 출현한 것이 큰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초등학생 아들에게 "아빠는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는데 망설임 없이 "착하고 부지런한 사람"이라는 대답을 듣는 아빠라니.

대부분의 심판은 보수가 많지 않아서 다들 본업이 따로 있다고 한다. 저자 역시 환경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퀵 배달도 하고 축구 심판도 한다. 학창 시절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해 운동만 했던 저자는 부모님의 이혼, 진학하기로 했던 대학 감독이 비리로 구속되면서 축구부 해체 등의 좌절을 겪으면서 꿈을 접게 되고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겪게 된다. 어려서부터 운동을 성실히 한 체력, 정신, 마음가짐 덕분일까? 누가 봐도 희망이 보이지 않을 절망적인 상황에서 저자는 끝까지, 성실하고 치열하게 삶을 꾸려 나간다. 악착같은 노력으로 체대 합격 후 사회 복지 일을 하면서 여러 직업을 병행하는 고단한 삶 속에서도 축구에 대한 열망을 놓지 않고 K 리그 심판을 목표로 체력 단련을 하고 경험을 쌓으면서 결국 K 리그 심판은 물론 현재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동기 부여 강사로도 활발히 활동하게 된다.
책은 이러한 저자의 삶의 과정을 읽기 쉽고 재미있고 드라마틱한 문장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축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축구를 좋아하는 청년들이 읽으면 많은 위로와 동기 부여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힘든 과거를 극복하고 결국 성공했다는 식의 스토리는 많이 있다. 그런 이야기에 비하면 어쩌면 이 책의 저자는 그다지 큰 성공을 했다고는 하지 못할 수도 있다. 물론 유키즈 출현, 김민재 닮은 꼴 등의 유명세, 동기 부여 강사로 활약 등을 나름 성공이라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이 책이 가치 있는 점은 저자 정동식 심판의 삶의 태도와 자세에 대한 기록이다.

어려운 환경, 절망적인 상황, 좌절, 실패, 도움을 구할 수 없는 현실의 외로움 등 속에서 저자가 한 일은 간단하다.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고, 대학 수업에 결석하지 않으며, 주어진 과제를 최대한 성실히 수행하는 것. 지출을 줄이고 돈을 아끼며 부업 일자리를 찾는 와중에 좋아하는 축구를 계속하기 위해 심판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40대 중반의 나이인 지금도 매일 10KM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6~7KM로 타협하지 않고 정해진 루틴을 완성하는 것.
보고 말하기는 쉽지만 정작 실천하기는 어려운 그 일을 묵묵히, 끊임없이, 성실히 수행해 내는 것. 삶의 과정 자체가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으로 작용한다는 건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다. 저자는 강연가의 삶이 인생 후반부의 목표라고 말한다. 이미 삶 자체가, 삶에 대한 태도가, 그 삶의 태도를 정리해 놓은 이 책이 저자의 삶의 증거가 된다. 많은 사람이 읽고 강연을 듣고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