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금동이네 김장 잔치 ㅣ 지식 다다익선 43
유타루 글, 임광희 그림 / 비룡소 / 2011년 11월
이맘때가 되면 집집마다 모여 김장을 하곤 했지요.
어릴 때 마당에 산처럼 쌓여 있는 배추와 양념재료를 사와 다듬고 온 가족과 이웃까지 모여 김장을 하던 모습이 아련하네요.
어렸지만 엄마 곁에서 배추 꽁지를 따서 양념통에 하나씩 놓아 드리기도 했었고,
달큰하게 절여진 노란 배추 속잎에 김칫소를 얹어 입에 넣어 주시면 야금야금 받아 먹기도 했어요.
아빠가 김치독을 묻으려 구덩이를 파던 모습도 생생합니다. 김치 냉장고가 있는 지금에는 이런 모습을 도통 볼 수 없는 아이들에게는 저만의 추억인게지요. ^^;
점점 우리에게서 멀어지는 김장철 풍경을 비룡소 다다익선 지식그림책에서 정겹게 만나볼 수 있답니다.
김장하는 날, 아빠 엄마를 따라 할아버지 댁에 온 금동이.
‘에잇, 김장은 왜 하는 거야? 슈퍼에서 사 먹으면 될걸.’
김장 후에 체험학습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선생님의 숙제에 잔뜩 심통이 나 있습니다.
뿔이 나서 배추 잎을 냅다 뜯고 무에 묻은 흙을 탈탈 털었더니 웬걸 “우리 금동이 배추, 무 잘 다듬네.”하는 칭잔이 이어지죠.
또 간식으로 맛있는 부침개까지 먹자 시큰둥하던 금동이도 조금씩 김장에 흥미를 갖고 어느새 김장을 돕게 되며 김치에 몰랐던 다양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각 집마다 김치 맛이 왜 다른지, 맛있는 김치를 담그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재료와 정성이 들어가는지, 김치가 얼마나 우수한 음식인지 금동이는 체험 학습을 아주 제대로 하게 됩니다. ^^
책 뒷부분에는 김치의 역사와 어원, 지역별 김치 맛의 차이, 김치 속에 숨은 과학적 원리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어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소중한 유산임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초겨울이면 우리나라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정겨운 김장철 풍경을 그림책으로 그대로 옮겨온 그림들은 어른들에게는 어린시절 김장하는 날 풍경이 새록새록하게 떠오르게 하네요.
금동이의 말처럼 김치는 이제 슈퍼에서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에요.
김장을 해야 하는 이유가 점점 줄어드는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 김장 담그는 풍경도 점점 멀어지는것 같습니다.
온 가족이 모여 속이 꽉 찬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마늘, 생강, 고춧가루, 젓갈을 준비해 김칫소를 만들고...
이렇게 정성껏 재료를 준비하고 나면 빨간 김칫소를 배추 잎 사이사이에 채워 넣고...
재료를 정성껏 준비하고 온 가족과 이웃들이 한데 모여 김장을 하고 음식을 나누는 장면은 단순히 김치를 만드는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우리의 고유 음식인 김치가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김장 문화와 풍슴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지켜주어야 할 우리의 소중한 유산입니다.
식생활 문화가 달라진다하여 우리 음식을 대표하는 김치가 만드는 잔칫집처럼 시끌벅적한 우리의 김장 문화의 깊은 뜻까지 잊혀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아이와 함께 읽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