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참 재미있어요. <최기봉을 찾아라!> 마치 영화 제목같기도 하고 말이죠. 그런데 최기봉이 누구길래 표지에 떡 하니 이름 세글자가 올라온걸까요? 최기봉 선생님... 15년 전 가르쳤던 어떤 제자에게 엄지 손가락을 높이 세운 엄지 도장과, 우는 얼굴을 한 울보 도장을 선물로 받게 됩니다. 사실 최기봉 선생님에게 이렇게 다정하게 선물까지 보내 줄 만큼 예뻐했던 제자가 없었습니다. 지금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의 이름도 잘 기억하지 못할만큼 아이들에게 정을 주지 않는 무관심 선생님이셨거든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엄지 도장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맙니다. 사라진 엄지 도장은 학교 곳곳에 찍혀져 최기봉 수난시대를 열어주는 사건의 주범이 됩니다. 도둑맞은 도장 때문에 골머리를 앓게 된 최기봉 선생님은 죽자 살자 놀기도 하고 싸우기도 해서 ’공포의 두식이들’이라고 불리는 순박한 ’현식이’와 ’형식이’를 유력한 용의자로 찍습니다. 하지만 공포의 두식이들은 걸레질의 여왕이라 불리는 ’공주리’를 용의자로 올리는데... 결국 최기봉 선생님은 세 아이들 모두 ’도장 특공대’로 임명하여 도장을 가져간 범인을 찾도록 하는데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 버리고 맙니다. ’도장’을 찾기 위한 단서로 선생님 그 동안 관심을 두지 않았던 아이들의 ’아동 기초 조사표’를 꺼내보며 조금씩 관심있게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고 뜻밖에 공주리의 기초 조사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부끄러워 얼굴이 뜨거워집니다. 최기봉 선생님은 도장 특공대와 함께 도장을 찾는 수사를 하게 되면서 아이들의 마음속에 감춰 두었던 이야기를 하나둘 발견하게 됩니다. 어린 시절 따뜻한 정을 받아본 적 없어 아무것도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 사람이 되려고 했다던 최기봉 선생님. 불우한 어린 시절 기억 때문에 마음을 닫은 채 아이들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했던 최기봉 선생님은 사라진 도장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의 무관심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와 아픔을 주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최기봉 선생님이 잃어버린 도장은 아마도 아이들에게 줄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었을거예요. 아이들을 보내는 2월이 되면 마음에 남는 것도 기억에 담은 것도 없었기 때문에 섭섭하기보다는 시원했던 최기봉 선생님이 달라졌어요. 도장과 함께 최기봉을 찾은 멋진 한 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최기봉 선생님이 맡은 반 아이들은 선생님의 눈길에도 기분 좋아지고 선생님의 기억속에 오래오래 기억될 수 있게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