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만 보이는 큰 토끼를 마주보고 서 있는 팔짱 낀 작은 토끼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고 긴장감이 묻어납니다. 전편 <늑대 잡는 토끼>를 보았다면 당나귀 닮은 회색 토끼가 이번엔 어떤 영웅(?)의 모습을 보여줄까 잔뜩 기대가 부풀게 만듭니다. 과연 이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 산책을 하고 있던 작은 토끼는 돌맹이가 열매인 줄 착각하고 꽉 깨물었다 이가 아팠어요. 배가 고파 돌맹이를 열매로 본 거였어요. 사실은 얼마 전부터 당근과 무가 하나씩 사라지고 있었어요. 큰 토끼는 검은색 토끼들 짓이라며 검정색 토끼를 쫓아내라고 합니다. 큰 토끼의 말 때문에 힘없는 검은색 토끼들은 쫓겨났어요. 하지만 며칠 후, 채소들은 또 없어지고... 이번에는 회색 토끼들까지 쫓아내라고 합니다. 두려움에 떨며 집에서 꼼짝하지 않는 토끼들과 달리 작은 토끼는 진짜 이유를 알아보기로 합니다. 다른 토끼들과 달리 아무 일도 없는 듯 여유 있게 놀이를 즐기는 큰 토끼를 이상히 여긴 작은 토끼는 당근들이 없어지는 진짜 이유를 알게 됩니다. 큰 토끼의 비밀이 딱 걸린거죠. ㅎㅎ 마침내 작은 토끼는 욕심쟁이 큰 토끼를 다른 토끼들과 힘을 합쳐 혼내줍니다. 그리고 작은 토끼는 토끼 나라의 영웅이 되지요. 토끼 나라의 왕이 된 작은 토끼는 아마도 평화롭게 토끼 나라를 이끌어 나갈겁니다. ^^
힘을 합쳐 욕심쟁이 큰 토끼를 혼내주는 과정은 이 책을 보는 어린 독자의 감정에 적절하게 이입에 되어 익살스러운 매력에 깊이 빠져 들게 해요. 살짝 자유로운 미적 세계를 엿볼 수도 하구요. ^^ 풍부한 유머감각으로 재치있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토끼들의 모습은 작은 일도 그냥 넘겨 버리는 법 없는 호기심 투성이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는 큰 코드로 작용합니다. 또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작은 토끼의 모습을 통해 어려운 일이라도 자기에게 알맞는 방법을 찾아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적극적인 모습을 배워나갈 수 있습니다. 재치있는 유머로 책읽기를 흥미롭게 하는 책이에요. 더불어 모두가 힘을 합쳐 지혜를 발휘한다면 강자 앞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엄청난 용기가 생기게 된다는 거, 나쁜 비밀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교훈은 아이들이 예쁘게 기억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