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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자루 굴러간다 ㅣ 우리 그림책 4
김윤정 글.그림 / 국민서관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옛날 어느 마을에
똥자루가 굵은 사람이 살았어.
똥자루가 어찌나 굵은지
똥 한 번 누면 뒷간이 막히고
똥 두 번 누면 앞길이 막혔지.
그래서 똥자루 장군이라 불렸대.
어느 날 군사들이 시냇가를 찾았는데..
*
<똥자루 굴러간다> 정말 재미있는 책을 만났습니다.
똥자루가 굴러가는 상상... ㅋㅋ 코를 싸쥐고 웃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에요.
방금 막 뽑아낸듯한 가래떡처럼 따끈따끈(?)한 똥자루...
심심할까 싶어 수박씨와 콩나물대가리까지 콕콕 박아 논 것이 지금 막 만들어진 똥자루 같습니다. ^^;;

군사들이 시냇가에서 발견한 어마어마한 똥자루, 자세히 들여다보니 수박씨며 콩나물이 박힌 것이 분명 사람 똥!
대장은 나라의 든든한 장군감이라며 똥 임자를 찾으라 명령을 합니다.
이리저리 똥 임자를 찾아다니던 대장이 도착한 오두막집.
드디어 똥 임자를 만나나 싶었는데...
커다란 산이 들썩들썩, 웬 댕기머리 장사가 휙후기 도끼질을 하더니 장작을 착착 쌓아 올립니다.

‘힘도 장사, 몸놀림도 잽싸구나.’ 생각하는 대장 앞에 돌아선 댕기머리 장사는...
볼이 울긋불긋, 가슴은 봉긋봉긋한 처녀였다는 것이에요.
나라의 든든한 장군감일거란 상상이 산산히 무너지는 찰나
“여자인 게 뭐 어떻습니까? 나라만 잘 지키면 되지 않겠습니까!”
오~ 당돌하고 야무진 처녀의 말이 범상치가 않습니다.
처녀를 부장군으로 명하자 부하들은 키득키득... ^^

그즈음 적군이 쳐들어온다는 소문이 도는데 처녀는 엉뚱하게도 마을 여기저기에 박씨를 심어요.
적군이 쳐들어온다는데 한가하게 박씨나 심고 있는 처녀, 도대체 무슨생각인거지 하던 찰나...
적군을 물리치는 똥장군의 기막힌 아이디어가 빛나고,
똥자루가 적을 물리치는 무기로 변신하는 방법은 정말 기발하여 아이와 함께 배꼽 잡고 웃을 수 밖에 없었어요.
상상할 수 없는 크기의 똥자루 덕분에 부장군이 되어 적군을 물리쳤다는 똥자루 장군 이야기는 예상을 뒤집는 반전이 정말 재미납니다.
이야기를 이끄는 주인공 외에도 주변 인물들의 표정과 몸짓이 얼마나 생생하고 개성넘치는지 표정들 하나하나 보는 걸로도 자꾸 반복해서 보고 싶은 책입니다. 아이도 저도 보고 또 보게 되었거든요.
마지막 면지에서도 큭! 하는 센스있는 웃음을 주는 그림도 꼭 확인해 보세요.
적군을 물리치고 나라를 구한 슬기로운 똥자루 장군 이야기 책을 덮는 마지막까지 웃음을...정말 매력적인 책입니다. 아이와 함께 배꼽 잡고 꼭 읽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