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시인의 동시집 <참새>가 나왔다.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꾸민 일러스트가 따뜻하고 정겹다. 그리고 가끔은 동시도 다 바느질로 채워져 있다. 동시집을 읽다 보면 마치 내가 잠시 어린이가 된 기분이 든다. 유치하다 싶다가도 보편적이고 정형화된 생각을 늘어트려 가슴을 콩닥이게 만드는 동시집인거다. 가끔은 좀 억지스럽다 싶은 부분도 있지만 동시가 아니면 이렇게 글로 억지 부릴게 어디있을까 싶기다 하다. ^^ 붕어빵의 빵은 먹고, 붕어는 어항에 키우고... 꽃밭에 묻은 돌멩이에게 물을 주며 싹을 기다리고... 꽃과 이야기 하고... 도토리 한 알이 별이 되고... 이렇게 순수한 동시도 있는가 하면, 돌멩이로 빵을 만든다 흙으로 밥을 짓는다 풀잎으로 반찬을 만든다 강물로 국을 끓인다 함박눈으로 시루떡을 찐다 노을로 팥빙수를 만든다 이 세상에 배고픈 사람이 아무도 없도록 < 나의 꿈 > 마치 소꿉놀이 같은 이 동시에 세상을 위로하는 작은 소망을 끼워 넣기도 했다. 위안이 되고,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게 되고, 때론 지혜를 얻고 꿈을 꾸게 하고... 주위를 조용히 밝히며 타고 있는 촛볼처럼 마음의 어두움을 걷어 내게 한다. "나무에 핀 꽃과 말을 나누는 어린이가 되라고요. 밤하늘의 별과 길가의 돌멩이와 지나가는 바람과 빵틀에 앉아 있는 붕어빵하고도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어린이가 되라고요. " _ 정 호 승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