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람들에게 끌려 배에 올라 북으로 간 덕이 아재 아버지. 세월이 흐를수록 아버지에 대한 그림움이 커져 아기가 되어버린 엄마. 덕이 아재가 뱃일을 나설 때마다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배에 올라 북으로 끌려간 남편을 다시 보고 싶었던 엄마…… 결국 바다로 나가기를 간절히 바라다 정신을 잃고 쓰러집니다. 달빛이 환한 밤 덕이 아재는 엄마에게 고운 옷을 입혀 바다로 나갑니다. 엄마의 소원을 들어주려 했던 덕이 아재는 마을 사람들의 오해속에 배를 훔쳐 도망치려 했던 나쁜 사람이라는 수근거림을 피해 산속으로 들어옵니다. 염소들과 살게 된 덕이 아재는 산짐승에게 어미를 잃은 아기염소 별이를 각별하게 여깁니다. 아기염소 별이와 외로움과 그림움을 함께 나누고 살던 덕이 아재가 다시 마을로 내려갈 일이 생깁니다. 몰아닥칠 태풍에 염소들을 지키기 위해 지붕을 막을 양철을 사러 시장에 간 덕이 아재. 그 사이 유적 답사로 산에 오른 사람들과 그 속에 섞인 여자아이와 별이의 갑작스런 사건으로 또 다시 덕이 아재는 사람들에게 의심을 받고 맙니다. 아기염소 별이를 찾던 덕이 아재는 여자아이를 발견하게 되고, 정신을 잃은 여자아이 그 속에서 엄마 얼굴이 스치자 덕이 아재의 꽁꽁 닫혔던 마음에도 변화가 일어납니다. 어둠과 비바람을 뚫고 여자아이를 업고 다시 산길을 내려가는 덕이 아재 얼굴에 핀 옅은 미소가 짐작케 합니다. 덕이 아재를 다시 만난 마을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 더 부드러워지길 바라봅니다. 덕이 아재에게 전쟁으로 인해 생긴 아물지 않은 상처가 박혀 있습니다. 덕이 아재 아버지의 납북 사건으로 마을 사람들의 반감, 커져버린 오해. 가슴 깊은 외로움와 상처를 묻어 두고 세상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살고 있는 덕이 아재에게 아기염소 별이는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유일한 위안의 대상이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전쟁의 후폭풍이 어떠했을리란건 짐작조차 하기 힘든 세상이지만 덕이 아제처럼 전쟁의 상처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