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엄마 아빠 때문에 생일날에도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하는 소년. 자신의 생일날 세상에 불이 나지 않기를, 교통사고도 없기를, 나무위에 올라앉아 구조를 기다리는 동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이번 생일도 어김없이 혼자 조용히 생일을 맞게 됩니다. 홀로 저녁을 먹은 후 가장 좋아하는 초콜릿 케이크를 앞에 둔 소년에게 이상한 목소리가 말을 겁니다. "너 지금 뭐하는 거야?" 깜짝 놀란 소년은 텅 빈 집 안에 누군가 있을리 없다고 생각하며 다시 나이프를 드는데 또 다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어이, 나를 그 칼로 찌를 셈이야?" 목소리의 주인공은 식탁 위에 얌전히 놓여 있는 케이크!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진 소년과 초콜릿 케이크와의 기상천외한 대화가 시작됩니다. 자신을 먹지 말라는 케이크가 자기를 먹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조목조목 늘어놓으며 설득합니다. "난 너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 "나를 먹고 싶어 하잖아!" "하지만 너는 먹으라고 만들어진걸. 케이크는 먹는 거잖아." "난 싫어. 난 다른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고. 나는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어." 티격태격 다투는 사이 서로의 고민과 꿈을 알게 되고 공감하게 된 소년은 어느 덧 케이크와 친구가 됩니다. 이제는 케이크를 먹을 수 없게 되어버렸지만 소년은 케이크가 진정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네가 그걸 바란다면…… 그래, 알았어." "날 기억해 줄 거지. 응?" "꼭 기억할 거야. 약속할게." "내 몸에 있는 에너지가 너한테 전해졌으면 좋겠다. 네가 그 힘으로 신나는 일들을 할 수 있게 말이야. 아무 보람도 없이 날 희생하고 싶진 않거든." 늘 혼자인 소년에게 외로움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초콜릿 케이크는 소년의 내면을 치유하는 하나의 소통이었습니다. 소년은 친구가 된 케이크를 먹으며 하나가 됩니다. 소년은 힘들고 지칠 때 달콤한 초콜릿 케이크를 떠올리며 한 뼘씩 성장해 갑니다. 이 아름다운 순간을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