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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편지
최향 지음, 심미아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밤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이 변함없이 빛나는 건 서로 사이좋게 지내기 때문이란다." - 반쪽 편지 中 p22 -
말랑말랑, 간질간질... 최향의 동시집 <반쪽 편지>입니다.
……
동생이 팔 잡아 줘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잠시 훌 물에 빠진 생쥐 꼴로 나온 나
날 보고 동생이 실망했다.
바다가 잉크로 이루어진 줄 알았기 때문이다. - 본문 p24 -
이 동시의 제목이 뭔 줄 아세요.
바로 <실망>이에요.
바다가 잉크로 이루어진 줄 알았다는 동생... ^^
자연 사물에 대한 해석이 새롭고 기발한 상상에 읽는 동안 그 상상의 세계에 즐거워집니다.

또 다른 동시 <정전기>를 소개해 볼게요.
엄마
옷이 왜 달라붙어요?
정전기 때문이야
정전기가 뭐예요?
옷 속에 숨어 사는
불도깨비지
예?
너 딴짓할 때
혼내 주려고 사왔지
앗 따거! - 본문 32p -
시를 보고 있자니 아이가 생각나고 시적 재미에 참 즐거 웃음이 납니다.
'옷 속에 숨어 사는 불도깨비'
정말 시인의 시적 능력은 어디서 나오는걸까요? 또 얼마마큼 크길래 기발하기가 이렇게 기발할까요.
아이들에게는 상상의 날개를 달아주기에 충분합니다.
머릿속으로 아이와 함께 불도깨비를 그려보게 됩니다.
정전기가 일어나면 아마도 '옷 속에 숨어 사는 불도깨비'가 혼내 주려고 왔구나 생각할 것 같아요. ^^
최향의 동시에는 유난히 숫자가 많이 나옵니다.
<숫자들의 노래> 라는 단원이 있을 만큼 숫자에 생명을 불어넣어 딱딱하기만 한 숫자를 재밌고, 예쁜 삽화들과 함께 따뜻하게 탈바꿈 시켜 버립니다.
아련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고, 낯선 이미지에도 시적 상상의 날개를 달아주며, 비유를 통한 시적 상상에 빠져들게 되는 동시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