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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고양이 극장 - 삼국지 이야기 ㅣ 작은 곰자리 14
킴 시옹 지음, 권영민 옮김, 우디 그림 / 책읽는곰 / 2010년 3월
절판
모두가 잠든 깊은 밤이에요.
공연이 끝나고 사람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간 텅 빈 극장안.
쉿! 고양이들이 텅 빈 극장에 모여 몰래 경극 공연을 한답니다.
고양이들이 펼치는 삼국지 이야기 살짝 엿보러 가볼까요?
한밤중이 되자 길고양이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징! 징! 징! 징이 울리더니 날렵한 고양이들이 빙글빙글 공중제비를 멋지게 도네요.
곧이어 사회자 고양이가 관객석을 향애 외칩니다.
"오늘 보실 공연은 삼국지 중에서도 장판파 전투입니다."
경극 고양이들은 한밤중 극장에서 경극 <삼국지>를 무대에 올립니다.
경극의 화려하고 독특한 분장을 지니고 태어난 경극 고양이들은 삼국지 속 에피소드 이야기를 펼쳐나갑니다.
"놈들이 백만 대군이들 어떠랴? 나 혼자서도 거뜬히 막을 수 있다!"
고작 군사 스무 명을 이끈 장비의 호기있고 당당한 느낌을 표정과 몸짓이 고스란히 살아납니다.
십만 대군을 이끈 조조의 표정은 여유 만만하기까지 하구요.
천둥처럼 쩌렁대는 장비의 목소리, 여기에 놀란 조조와 부하들의 주춤거림.
경극 고양이들의 멋진 공연을 선보이는 동안 얼굴에 무늬가 없는 보통 고양이들은 관객 노릇을 하며 연기가 마음에 들며 "잘한다!"며 추임새를 넣어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형편 없는 연기에는 '우!'하고 야유를 보내기도 합니다.
아마추어 경극 고양이들은 목소리가 갈라질만큼 경극에 푹 빠져 열심히 연기를 합니다. 이들의 경극 사랑 알아줄 만 하지요. ^^
공연 중 극장 문이 살짝 열리는 소리에 혼비백산 달아나기도 하고, 어느 틈엔가 끼어든 쥐 간객들이 살짝 엿보는 줄도 모르고 고양이들의 삼국지 공연은 이어집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공연은 끝을 맺지 못하지만, 아쉬울 건 없습니다.
내일 밤에도, 또 다음 날에도 고양이 극장은 계속 열릴테니까요.
삼국지의 방대한 이야기를 일부나마 맛보는 즐거움. 게다가 친근하게 느끼는 고양이들이 모두 잠든 한밤중에 텅 빈 극장에서 경극 공연을 한다는 발상이 참 재미납니다.
경극의 화려한 분장을 고양이 무늬로 대체한 기발한 발상에 고양이들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를 살피다 보면 경극 무대의 객석에 관객으로 앉아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시각적인 즐거움과 흔치 않은 경극이라는 중극의 전통 연희를 맛볼 수 있어 무척 즐거운 그림책이었습니다.
*재킷 안쪽
출판사의 기발한 아이디어도 만날 수 있는데요.
바로 책의 재킷(커버)활용 아이디어입니다.
재킷을 씌우면 유통 과정에서 책이 망가지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번 <한밤의 고양이 극장>에서는 재킷 뒷면에 경극 분장을 본따 만든 가면을 넣어 놓았어요.
책도 읽고 즐거운 독후 활동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 수 있어 어린 독자와 환경까지 생각한 출판사의 아낌 없는 배려에 칭찬을 해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