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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학교에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ㅣ 파랑새 청소년문학 7
J.M.G. 르 클레지오 지음, 김예령 옮김, 박형동 그림 / 파랑새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J. M. G. 르 클레지오」 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뭔가 색다른 이야기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현대 프랑스 문단의 살이 있는 신화로 일컬어지는 작가의 작품...
청소년 문학임에도 작가의 이력때문인지 한 줄의 글귀, 하나의 짧은 단어도 무언가 내면의 섬세함을 묘사해선지 쉽게 읽혀지지가 않는다.
주인공 륄라비는 어느 날 아침 학교에 가지 않기로 결심한다.
목적지도 없이 그저 감옥처럼 느껴지는 학교에서의 일탈과 아버지의 부재에서 오는 허전함, 사고를 당한 어머니.
이 모든것에서 완전한 혼자가 되고 싶은 륄라비의 발걸음은 학교 대신 푸른빛이 펼쳐진 드넓은 바다로 이끈다.
바다는 세상의 모든 일들을 지워 버린다.
광대하게 펼쳐진 푸른빛과 광채, 바람, 거칠면서도 감미로운 파도 소리…… .
륄라비는 이제 학교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다. 륄라비는 세상 모든 일을 지워버린다.
륄라비가 플랫폼 벽에 분필로 커다랗고 삐둘빼뚤하게 적혀 있던 문장인 ‘나를 찾아보시오’라든지 암벽을 타다 발견한‘용기를 읽지 마시오’와 평평한 큰바위에 분필로 가로 적은 ‘아마도 물고기 꼬리로 끝날 일’그리고 가파른 절벽에 붙어 선 채 눈이 부시도록 새하얗게 빛나는 집에 새겨진 ‘XAPI∑MA’라는 글귀는 륄라비의 여행이 자신을 찾는 여행임을 어렴풋이 눈치챌 수 있다.
“이 그림을 내가 무척 좋아하게 되면, 그때 태울 거야” <본문 56p>
륄라비가 우연히 만난 소년에게 그림을 받고 대답한 말이다.
아빠에게서 온 편지를 태우며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되새기게 된 것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 륄라비가 바위에 기대 않은 채 오랫동안 수평선 끝까지 일렁이는 바다를 오랫동안 바라보다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 때 륄라비를 상대하는 교장선생님과 필리피 선생님의 대조되는 반응은 륄라비가 감행한 일상에서의 탈출을 두 가지 잦대로 보는 우리 사회는 눈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 책의 난해함과 몽환적인 표현을 내 식대로 잘 못 판단했을 수 있겠지만,,,
나도 륄라비의 탈출을 그저 단순히 여행을 다녀온 것처럼 마음을 열어 반가히 맞아주는 필리피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륄라비의 발자취를 쫓다보면 륄라비가 「오늘 아침 학교에 가지 않기고 결심했다」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
명확한 설명이 없지만 륄라비의 방황은 모든 이들이 한번의 머뭇거림 없이 현실을 떠나고 싶을 때 륄라비를 마음속에서 꺼내보려 할거란 생각이 든다.
낯설고 신비하고 조금은 모호한 책이었지만 륄라비가 여행 중 찾은 소중한 것과 필리피 선생님의 발견은 기쁘다.
그 집은 아주 작고, 절벽에 웅크리고 기대어 있어.
그리고 덧창과 문은 잠겨 있지. 아마 앞으로 그집을 찾는 이는 영영 없을 거야.
하지만 삼각껄 기둥머리에 새겨진 그 집의 이름은 태양 아래 빛나며 영원토록 이렇게 말하겠지.
XAPI∑MA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 그것이니까.
<본문 7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