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꽃과 나무들의 달콤한 향기를 뽐내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작은 마을. 새 요에 솜을 넣고 있는 할머니 옆에 놀고 있는 ’분’에게 빨간 나비 한 마리가 찾아 왔어요. 빨간 날개를 팔랑거리며 돼지 머리에도 소코에도 사뿐 내려 앉아요. 재빨리 빨간 나비에게 뛰어가지만 분의 마음도 모른채 팔랑 팔랑 날아갑니다. 빨간 바나나 꽃에 앉은 빨간 나비에게 살금살금 다가가지만 나비는 다시 팔랑 날아가 버려요. 하얀 프랑지파니 꽃에도 난초 꽃에도 사뿐히 내려 앉지만 분이 다가가면 또 날아가는 빨간 나비~ 약이 오른 분은 상자 속에 꼭꼭 숨어 다가가기도 하고 나비가 가장 좋아하는 꽃으로 변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나비를 잡을 수 없었어요. 툴툴대며 다시 마루로 올라온 분은 할머니가 만든 새 요에 기분좋게 눕습니다. 폭신폭신한 요에 느낌이 좋은 분은 가만히 눈을 감아요. 그때 무언가가 분의 볼을 살살 간질이네요. 나비가 분을 다시 찾아 왔어요. 귓가에 보드라운 날갯짓을 느끼며 눈을 감은 분은 생각해요. ’이번에는 정말 가만히 있어야지!’ 나비와 친구가 되는 비밀을 분이 알게 되었어요. 가만히 기다릴 때 자연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된거죠. 그날 저녁, 분은 할머니에게 예쁜 꽃다발을 선물했어요. 나비와 친구가 된 아이는 할머니와 밤하늘의 반딧불이를 바라보며 말해요. "우리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기다려 봐요." 가만히 기다려 봐요. 친구가 다가올 수 있도록! ^^ 이국적인 꽃과 나무들로 가득한 동남아시아의 작은 마을에 사는 ’분’의 소소하고도 특별한 하루를 따뜻한 수채화로 아름답게 그려냈어요. 푸른빛 요에 누워 있는 아이와 순수한 미소가 책을 보는 아이에게도 생생하게 다가오는 듯 합니다. 아이들은 때 묻지 않은 자연의 순수함을 닮았어요. 자신이 원하는 대상이 나타나면 그것과 가까워지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자연은 먼저 다가가는 것보다 기다리는 것이 자연과 친구가 되는 하나의 방법임을 알려주고 있어요. 한창 사회성에 눈을 떠 가는 아이들에게 친구와의 관계 맺기에서도 친구가 나를 관찰하고 다가올 수 있도록 기다리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나비와 친구가 된 ’분’을 통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