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선생님이 챙겨 주신 중학년 책가방 동시 - 섬진강 작은 학교
김용택 엮음, 우연이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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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시를 읽으면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아이에게 읽혀 주려 산 동시집인데 어른인 제가 읽어도 왜 이렇게 마음이 예뻐지는지 모르겠어요.
시는 아이 어른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따뜻한 감성을 불러 일으키는 마법같은 글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 만난 김용택 선생님의 중학년 책가방 동시는 동시란 참 좋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 동시집이였습니다.
쉽게 읽혀지는 동시는 웃음과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잔잔한 동시는 여운이 깊이 자리하기도 합니다.
또 슬픈 동시는 애닯게도 느껴지기도 하구요.
조용히 그리고 깊이 마음을 키우고 생각을 깊게 만드는 동시였습니다.
동시 끝자락에서는 동시 속에 내가 담긴 듯도 한 여운 깊이 남는 시 한구절도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시 한편을 소개해 볼께요. 
너무도 공감이 가 웃음이 지어지기도 하고 의미심장한 의미를 눈치채고는 아이에게 짠한 마음이 들게 한 동시였습니다.



 

개구쟁이
             - 문삼석 -
개구쟁이래도 좋구요,
말썽꾸러기래도 좋은데요,
엄마,
제발 ‘하지마. 하지마,’ 하지 마세요.
그럼 웬일인지 
자꾸만 더 하고 싶거든요.

꿀밤을 주셔도 좋구요,
엉덩일 두들겨도 좋은데요,
엄마,
제발 ‘못 살아. 못 살아.’ 하지 마세요.
엄마가 못 살면
난 정말 못 살겠거든요.
             (본문 48p) 


                                                        



이 동시는 김용택 선생님이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동시 중 하나라고 해요.
정말 심감나게 아이들의 마음을 표현한 동시지요.  
하지마. 하지마,’ / ‘못 살아. 못 살아.’  어쩜 엄마인 제가 입버릇처럼 아이들에게 하고 있는 말이에요. 아~ 부끄러워라~~’ ^^;‘
아이가 읽으면서 한 마디 하면서 배시시 웃더라구요. 
“엄마하고 똑같은 엄마가 또 있나봐~” 하면서 말이죠.
얼굴이 화끈 달아 오르더라구요. 재미있기도 했지만 저 그림속 뽀글이 엄마처럼 나도 머리 모양만 바꾸면 아이들에게 저런 모습으로 보이겠구나 하는 생각에 반성도 하게 되는 동시였답니다.

 

두번 째 소개할 동시는 재미있는 웃음을 주는 동시랍니다. 



 콩, 너는 죽었다
                      - 김용택 -

콩타작을 하였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뛰어나와
또르르또르르 굴러간다
콩 잡아라 콩 잡아라
굴러가는 저 콩 잡아라
콩 잡으로 가는데
어, 어, 저 콩 좀 봐라
쥐구멍으로 쏙 들어가네
 
콩, 너는 죽었다
              (본문 76p)

 


이 동시는 김용택 선생님이 직접 쓴 동시랍니다. 초등학교 3학년 2학기 교과서에 실려 있다고 해요.
김용택 선생님이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갔는데 어머니가 마당에서 콩 타작을 하고 있었대요.
작은 막대기로 콩을 탁탁탁 때리니까 작은 콩들이 여기저기 굴러 다니다 콩 가운데 하나가 마당을 또르르또르르 굴러 가더니 작은 쥐구멍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지 뭐예요. 그 모양을 보고 어머니가 “콩 조것은 죽었다.” 그러셨대요. 
그 말씀이 하도 재미있고 우스워서 이 동시를 썼다고 해요.
이렇게 생활 속 모습이 고스란히 즐거운 동시로 새 생명을 얻는 걸 보면 동시를 쓰는 시인들은 아름다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대단한 사람이 아닐까요? ^^

 

소박하지만 생각이 깊어지는 동시도 있어요.



 함박눈 지우개
                    - 오은영-
지우개 들고
함박눈이
하나
하나
지우고 있네.
 
길을 지우고
집을 지우고
나무를 지우고
강 어깨와 산허리의 상처까지
하얗게
하얗게

어느새
내 안까지 들어와
마음속 상처도
하얗게 지우네
                (본문 102p)
 


눈이 내리는 풍경을 오래오래 바라보면서 쓴 동시같아요. 함박눈이 세상을 하얗게 덮으면서 자기의 아픔까지 모두 덮어 준다는 아름답고 잔잔한 동시 한 편입니다. 

 

동시를 읽으면서 위안도 받고 즐거움도 선물받게 됩니다. 또 아름다운 시로 아름다운 마음까지 가질 수 있어 시를 읽으면서 시 속 세상을 느껴볼 수 있겠죠.
아이들에게 시인들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세상을 동시집 한 권으로 선물해 보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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