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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째비 주례 좀 서 줘 ㅣ 내친구 작은거인 21
김하늬 글, 이광익 그림 / 국민서관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토째비 주례 좀 서 줘~
읽는 내내 옛 시절의 향수가 코 끝을 달콤하게 만들어주는 그림책이었습니다.
할머니가 만들어 놓은 근사한 꽃문, 눈꼽째기창, 강물 밑에서 누가 군불을 때고 있는 듯한 물안개,도라지 물이 들어 손톱 밑이 새까만 할머니의 손, 할머니의 투박한 손맛 배인 꿀밤묵......
추억의 언덕배기쯤 날 데려간 토째비 이야기속으로 들어갑니다.
건이와 곤이는 5분 차이 쌍둥이 형제입니다.
방학동안 시골 오복리 할머니집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한밤 중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부엉이골로 가게 됩니다.
이곳에서 곤이는 도깨비 세마리, 세 사람, 아니 도깨비 세 놈!과 마주칩니다.
산도적같이 생긴 대장 돗가비의 딸 토째비와 사위가 될 도채비 군의 결혼식 주례를 부탁받게 됩니다. 주례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거절하려 꽤를 내지만 일주일 후에 데리려 오겠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도께비에게 끌려갔다는 곤이의 말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 답답하기만 합니다.
방학이 끝나 집으로 돌아온 곤이는 아빠에게 할머니가 도깨비에게 홀렸던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고, 주례를 배울 예식장을 기웃거립니다.
엄마 아빠의 결혼식 사진이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된 건이는 외할머니 앞에서 땀을 비오듯이 흘리는 아빠와 건이와 곤이에게 냉랭했던 외할머니를 생각하면서 가슴 아파합니다.
추석을 지내기 위해 다시 할머니 집으로 온 가족이 내려갑니다.
우역곡절 끝에 결혼식 주례를 서게 되지만 주례의 당사자는 곤이가 아닌 건이입니다.
주례를 서는 대신 소원 한 가지를 들어 준다는 도깨비 대장 곤이는 오랫동안 생각해둔 이야기를 꺼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티격대며 다투지만 서로를 위하는 쌍둥이 건이와 곤이의게 형제애가 묻어납니다.
곤이가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부모님을 위해 무엇을 도울까 생각하다 외할머니이 마음을 풀어드리기 위해 잠든 아빠의 두툼한 손을 연필로 그린 후 ‘우리 아빠 손 = 부지런한 손’이라고 적는 모습은 참 애틋하고 짠한 장면입니다.
하얀 도화지에 아빠의 손바닥에 난 옹이나 검게 탄 손등, 까칠까칠한 손끝을 다 옮길 수 없는 그 마음을 알기에 말입니다.
건이도 외할머니에게 편지를 씁니다. ‘쌍둥이를 쉽게 구별하는 법’끼지 적어 놓았습니다.
침착하고 생각이 깊은 곤이와 까불이에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건이, 일란성 쌍둥이지만 두 형제의 성격은 많이 다릅니다. 하지만 서로를 아끼고 챙기는 두터운 형제애는 글 속에 불쑥불쑥 얼굴을 내밀어 흐뭇한 미소가 지어집니다.
곤이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날......
마술사처럼 아주 높은 모자를 쓴 주례 선생님을 보면서 아이들은 누구를 떠올리고 있을까요? ^^
“음음, 앞으로 신랑 신부는 누구보다 잘 먹고 잘 사실 겁니다.
쌍둥이들도 무럭무럭 잘 자랄 겁니다.
무엇보다 모든 사람과 동물까지 두루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 것입니다.
흠흠, 이상으로 주례를 마치겠습니다.”
짧은 주례사를 통해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며 아름답고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바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곤이의 가족 사진속에 담긴 깔깔 웃는 도깨비 가족의 모습은 사라진 도깨비가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하는 즐거운 상상과 함께 쌍둥이 형제와 도깨비와의 행복한 추억속에 빠지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