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노예 소녀 단이 초등 읽기대장
조경숙 지음, 김도아 그림 / 한솔수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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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역사 중 가장 치욕스러운 사건을 꼽으라면 병자호란이 있다. 겨우 50일가량 벌어진 전쟁이지만 전쟁이 끝난 후 수많은 조선 사람들이 노예로 끌려갔다. 적게는 10만에서 많게는 60만 명까지이다. 그렇게 노예로 끌려간 사람 중에 어린 소녀 단이도 있었다. 단이가, 단이 가족이, 그리고 수많은 조선 사람들이 왜 끌려가서 모진 일들을 당해야 했을까?

 역관인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여기던 활발한 소녀 단이는 낯선 땅으로 끌려가 짐승 같은 삶을 살게 된다. 상상도 못할 갖가지 고초를 겪으면서 살아갈 희망을 잃어가던 단이는 세자빈 강빈에게 극적으로 구출된다. 강빈은 청나라에 인질로 잡혀왔지만 전혜 굴하지 않는 여장부였다. 농사와 무역으로 돈을 모아 조선인 노예들을 해방시키고 소현세자의 정치 자금을 대는 강빈, 그 당당한 모습에 단이도 스스로 단단해지기로 결심을 한다. 

 그리고 강빈을 도와 노예들을 사들이는 일을 맡는데 여리고 착하기만 하던 단이가 굴욕적인 환경에도 꺾이지 않고 당당히 맞서며 성장하는 모습은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책을 일다 보면 자신과 강빈, 백성들을 위해 용기를 내고, 더욱 강하고 주체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에 힘찬 박수를 보내게 될 것이다. 저자 조경숙은 어렸을 때는 축구도 하고 야구도 하며 골목을 휘젓고 다녔다. 

 도서 '조선의 노예 소녀 단이'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작가의 말 / 명나라 과자 / 우리, 도망가는 거예요? / 바람 앞의 등불 / 새벽에 들이닥친 사람들 / 가죽 신발 / 목숨을 건 탈출 / 소와 말이 되어 / 노예 시장 / 악몽 / 강빈의 슬픔 / 단이의 명부 / 조씨의 두 얼굴 / 내가 너를 알아보았다 / 대풍일세 / 하늘도 벌하지 않다니 / 아버지 / 로드리게스의 여자 노예 / 진짜 같은 가짜 / 조선, 그래도 나의 조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 조경숙은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하고 「돌이와 바다」로 월간 [샘터]의 엄마가 쓴 동화상, 「마음으로 듣는 소리」로 계몽아동문학상, 『그림 아이』로 방정환문학상, 「73년 전 선물」로 열린아동문학상을 받았다. 지금까지 쓴 책으로 『통일을 향해 슈팅!』, 『독립군의 아들, 홍이』, 『비밀 지도』, 『그림 아이』, 『왕국을 구한 소녀 안젤라의 경제 이야기』, 『천문대 골목의 비밀』, 『나는야 늙은 5학년』, 『만길이의 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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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워 보여도 슬픔을 삼키는 사람이라
조종하 지음 / 이상공작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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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즐거워 보여도 슬픔을 삼키는 사람이라'는 마음의 정문을 여는 프롤로그가 시작되며, 다양한 사색의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다. 여행, 기도, 공상, 시선, 영혼, 배우, 소망, 무게, 자리, 유통기한, 관태기, 비교, 잡념, 냉정, 열정, 사람, 슬픔, 영화, 밤하늘, 화가 등 아름다운 언어로 따뜻한 감정을 공유하며, 에필로그인 마음의 뒷문을 나가 책을 마무리할 수 있다.

 '하늘에서 발게 빛나던 별들이 떨어져 지구로 내려왔을 때, 흙이 되어 꽃과 풀로 자랐나 보다. 그래, 별은 떨어진대도 언젠가는 꽃이 되어 핀다.', '내 생각을 모두 머금은 물의 요정들이 욕조의 배수구가 열리는 순간, 모두 뛰어가 다른 장소에 생각을 심어두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래도 걱정은 없다. 물의 요정들은 고이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하는 이들이니까, 내 욕조를 떠나는 순간, 내 생각의 잔여물을 벗겨내고 정화하여 흐르고 흐르다, 또 다른 누군가의 생각을 채우러 떠돌아다닐 것을 안다. 이것이 물의 요정의 매력이다.' 책의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만 보아도 작가의 뛰어난 글솜씨를 느낄 수 있다.

 오늘 밤, 소중한 책들을 읽다가 서서히 잠들어 작가가 만들어낸 환상적인 문학 세상으로 빠져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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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공간
조종하 지음 / 이상공작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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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움과 슬픔이 가득찬 세상의 한 가운데, 감정의 기원을 담아 책을 쓰는 배우 조종하의 도서를 소개한다. 2021년 1월 1일에 출간한 '시, 공간' (이상공작소)은 사랑, 이별, 삶에 관한 시와 에세이를 한 공간 안에 채워 마치 우주와 닮은 시공간 속에 90여편의 시와 16개의 이야기가 함께 고요하게 자리 잡고 있는 참신한 책이다. 띠지 활용법을 소개하는 영상을 참고하면 소중한 이들에게 선물하기도 안성맞춤이다. 올 겨울, 늘 따뜻하게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고 싶다면, 혹은 그 따뜻함을 선물하고 싶다면 이 책을 안아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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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말고 모모
로진느 마이올로 지음, 변유선 옮김 / 사계절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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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6월, 저자 로진느는 첫째 딸 쥘리에트를 출산하면서 동성 배우자 나탈리와 비로소 두 명의 엄마가 되었다. 『부모 말고 모모』는 동성부부인 로진느와 나탈리가 부모가 아닌 모모母母가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법률 전문기자로 활동하는 저자는 에세이 또한 육하원칙에 입각하여 ‘동성부부가 임신하기까지’ 프랑스 사회에서 어떤 우여곡절들을 겪으며 국경을 건너야만 하는지, ‘출산 이후’에 임신하지 않은 배우자는 어떻게 자식의 법적인 엄마가 되는지 낱낱이 기록해두었다.

 로진느는 레즈비언 엄마가 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를 검열하게 만드는 이 사회에서, 누군가에게 아이를 갖는 행복은 정당화를 거쳐야만 하는 일임을 뼈아프게 경험한다. 그래서 저자는 책의 곳곳에서 말한다. “이 책을 쓰는 이유는 오직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앞으로 맞이할 새로운 변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라고 말이다. 저자의 용기 있는 고백 때문이었을까? 『Mamans hors-la-loi』(『부모 말고 모모』 프랑스 원서)의 출간 이후 프랑스에서는 2021년 9월 두 여성으로 이루어진 커플, 비혼 여성을 비롯한 모든 여성에게 보조생식술을 허용하는 생명윤리법 개정안이 시행되었다. 동성부부 당사자로 결혼과 임신, 출산을 겪은 저자의 기록은 2007년부터 2020년까지 동성결혼과 보조생식술 대상 확대에 대한 프랑스 및 유럽의 전반적인 분위기, 법률 개정과 관련된 진행 과정들을 살펴보는 데 중요한 목소리가 된다.

 2023년의 한국은 어떨까? 지난 5월 가족구성권 3법(혼인평등법, 비혼출산지원법, 생활동반자법)에 대한 국회 발의가 이루어졌으며, 2007년 처음 발의된 차별금지법은 매 회기마다 논의되고 있지만 법안이 통과된 적은 없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개인의 인생이 사회와 얼마만큼 밀접하게 연결되어 영향을 받고 있는지, 법률 개정의 지연이 개개인의 삶에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언젠가 한국 사회에서도 로진느의 진솔하면서도 날카로운 고백이 공공연하고 평범한 한 가족의 이야기로 가닿을 수 있을 것이다.

 『부모 말고 모모』는 앞으로 강산이 두 번 넘게 바뀌어야 한국에 사는 우리의 일이 될 수 있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고 믿는다. 빨리빨리의 나라, 흐름을 타면 해내는 나라, 보수적인 것 같으면서도 한 번 바뀐 일에는 금방 적응하는 나라인 한국에서 레즈비언 부부의 아이에 대한 미래 역시 다르게 펼쳐질 거라 믿는다. 그 미래가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빠르게 다가올 수 있도록 나는 이 책이 널리, 또 많이 읽히기를 바란다.

저자 로진느 마이올로(Rosine Maiolo)는 프랑스 남부에 살며, 법률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2014년 동성 배우자인 나탈리와 스페인에서 보조생식술PMA로 임신한 딸, 쥘리에트의 엄마가 되었다. 로진느는 나탈리와 부모가 아닌 모모로 두 명의 엄마가 되는 과정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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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꽃이 피었습니다 - 마음 장편소설
마음 지음 / 북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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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처받은 채 깊은 산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살아가는 여자 ‘마혜령’과 평화주의자이자 따뜻하면서도 강함을 지닌 남자 ‘지은호’의 휴먼 힐링 로맨스를 그린 장편 소설이 출간되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오룡산에 갔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실종되고 사람들 사이에는 어느새 ‘대저택의 마녀설’이라는 흉흉한 소문까지 돌게 된다. “오룡산 깊은 산속에 대저택이 하나 있는데, 그 대저택에 사는 마녀가 사람들을 잡아먹는대!” “21세기 대한민국에 마녀가 어디 있어!” 이에 ‘우찬’과 ‘강철’, ‘진호’ 세 사람이 이를 확인하고자 직접 오룡산으로 향하게 되고, 세 사람은 그곳에서 ‘대저택의 마녀’와 마주하게 된다.

 소스라치게 놀란 세 사람은 쏜살같이 오룡산을 빠져나오고, 그들의 친구인 ‘은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오룡산에는 절대 가지 말 것을 당부한다. 한편, 동네 골목에서 작은 꽃집을 운영 중인 꽃집 사장 ‘은호’는 어느 날 갑작스러운 꽃 배달 주문을 받게 되고, 오룡산에 산다는 할머니의 부탁으로 얼떨결에 오룡산으로 꽃 배달을 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대저택의 마녀’와 ‘오룡산 연쇄 실종 사건’의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데 상처받은 채 ‘오룡산 대저택 마녀설’이라는 소문 뒤에 살아가던 여자 ‘마혜령’의 비밀이 밝혀진다. 날카롭고 차갑지만, 그 안에 숨겨진 두려움이 보이는 ‘혜령’과 그런 그녀가 궁금하고 따스히 보듬어 주고 싶은 ‘은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저자 마음은 2021년 11월 19일, 소설 『내일의 꿈』으로 데뷔하였고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는 작가이다. 오늘 창가에 앉아 마음속 선인장 꽃을 심고 한 장 두 장 읽다 보면 어느덧 아름드리 담아지는 감동의 물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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