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2024.1
월간에세이 편집부 지음 / 월간에세이(월간지)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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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통 에세이를 싣는 ‘장르 문학잡지’ <월간에세이>는 1987년 5월 25일 창간되었으며, 2013, 2015~2017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콘텐츠잡지로 선정된 수필문예지이다. 오랜 세월, 독자로부터 마음과 길을 구하면서 한국문학의 숨결과 함께 다양한 삶을 담아내는데 최선을 다하며 지금까지 단 한 권의 결호 없이 문학의 힘, 수필의 향기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사람냄새 나는 이야기, 우리들의 인생을 담은 잡지로써, 한국 대표 문인에서부터 문화예술인, 정치인, 외교관, 언론인, 연출가, 국내외 학계 인사 및 교육자, 의료인, 가수, 배우, 방송인, 연극 및 뮤지컬 배우 등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는 유명 인사들의 인생 연륜을 ‘에세이’에 담아왔다. 

 이번 2014년 1월호에는 다음과 같이 내용이 구성되었다. (주)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이사 이주호의 '한 사람의 경영자로서', 화가 지후트리의 '다채로운 사랑의 형태', 영화평론가 강해인의 '꿈꾸는 존재이기에 쓸 수 있는 것들', 일러스트레이터 보담의 '쉼표, 나만의 리듬', 유리공예가 조현성의 '변주곡', 사진가 오한솔의 '하늘에서 바라본 사진가의 시선', 이화여대 교수 박성희의 '생명의 기쁨', 한양대 명예교수 윤재근의 '바보 되게 하는 것들',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 오준의 '아미라를 위해 부른 노래', 시인 배우식의 '맨발들', 천문학자 지웅배의 '은하수를 바라보며'

 번역가 김진아의 '마흔아홉, 서핑을 배우다', KBS 프로듀서 최윤석의 '물리보다는 화학', 소설가 최예지의 '우주가 보우한 우정', 신경과 전문의 노운의 '욕망의 두 얼굴', JYP파트너스 이사 김현호의 '점을 이어보니 한 권의 책', 동화작가 신재현의 '나는 지금 제주도에 산다', 가톨릭관동대학교 명예교수 최용훈의 '그 꿈을, 아득한 기억을', 성우 정해욱의 '여름 냄새',

 작가 손화신의 '그 아침의 꿀 송편과 포도즙', 회계사 박다위의 '기억 속의 그 맛', 카피라이터 조성은의 '인사', 한국관광공사 김종철의 '함께, 실천하는 삶을', 칼럼리스트 최송목의 '지구 구하기를 위한 작은 날갯짓', 교사 이은경의 '우리 부부의 무지개', 의사 김연종의 '외로움과 동행하다' 로 구성되어 있다.

 대중성과 문학성을 겸비한 ‘종합교양지’이며 한국 대표 문인의 글(에세이, 소설, 시)을 기본으로, 일반 대중들의 생활수기까지 두루 담아 ‘수필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본격 수필 외에도 문화·예술, 대중문화, 패션, 경제, 시사, 상식, 여행 등 현 시대의 이슈와 정보를 ‘에세이’라는 장르에 담아 매달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는 종합교양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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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당신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 현대시학 시인선 138
김용철 지음 / 현대시학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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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철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무엇이 당신에게 위로가 될까』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참신함이 내재되어 있다. 그리움에 대해 시인은 삶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가는 중용한 원동력으로 인식한다. 단순하게 그리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금 기다리는 일을 통해 지속적인 그리움으로 승화한다. 살면서 흔히 접하는 그리움은 또 다른 그리움을 양산한다. 복잡한 사회 속에서 아직도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인간이 바로 시인이다. 그러한 시인의 인식은 이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김용철 시인에게 있어서의 그리움은 시를 구성하는 원동력인 동시에 시세계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요건이다. 아래는  이 책에서 발췌한 '시간' 이라는 시이다. 

시간

흐르는 시간 얼음이 된다면
냉각된 과거로 돌아가 잠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심장에 드리운 낙엽처럼
책갈피에 고이 접어두고
가슴에 간직하고픈 사람이 있다

얼음 한 켠 뚫린 기억 속으로 몇 낱 가다보면
금새 녹아 버리는 얼음 구멍 안에
꼭 보듬고 함께 눈물 흘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

 제 1부에는 '나는 당신이 있어 춥지 않은 겨울을 생각했다', 제2부는 '멀리 사람 하나 어둠을 건너고 있다', 제 3부에는 '안부를 묻는다', 제 4부는 '그리움을 안고 사는 사람들 꽃이 되고 섬이 되었다'로 구성되었다.
 책의 내용은 '환절기/편지/무풍한송로를 지나며/봄으로 그대에게 닿았으면/모래톱의 오랜 기억/동백/그림엽서/멀리 어둠을 건넌다/영도 바다/바다는 말해 주었네/빈 하늘 같은 시/선술집에서/지나는 바람인 줄 알겠습니다/물빛을 만나/그리움/선암사에서/산사에오르며/우담바라꽃/통도사에서/자장매/선운사에서/꽃이 된 사람/풍경/백목련 꽃망울 아래/꽃이 좋지요/떠나가는 날/봄/수인사/가야 연가/홍매화/안부를 묻다/아이스 아메리카노/갓난이이모부/한들아파트 2/낙화/백일홍의 꿈/봄비/꽃잎의 시간 아래/삶의 무게/장승/보수동에서/북문 성터/강을 떠날 수 없었네/아침 햇살/고독/맹금머리등 아낙네/사람이 그리워지는 날/흔적/모두 아팠지만/설거지/여름/벚꽃이 꿈을 펼칠 무렵/투명하고 밝고 가벼워서/영도 바다 2/문'이다. 
저자 김용철은 신라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였고, 모래톱 문학상, 아차산 문학상, 영상시 신춘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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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감수성 쫌 아는 10대 - 작은 존재도 소중하게,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 사회 쫌 아는 십대 19
김성호 지음, 서와 그림 / 풀빛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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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주위엔 다양한 ‘생명’이 있다. 하지만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생명에 대해 좋은 감정을 지니긴 힘들다. 강아지가 싫고 무서우며, 고양이가 싫고 무섭다면 어떻게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새싹이 돋듯 생명에 대해 좋은 마음이 돋으려면 우선 생명과의 만남이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 친구가 생기고, 그 친구와 정이 깊어지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 생명과학자인 김성호 작가님은 생명감수성을 키우기 위해 중요한 것은 ‘다가섬’과 ‘지속성’이라고 말한다. 자연이 품은 생명에 잠시라도 다가서는 일을 날마다 이어간다면 친해지고, 소중해지고, 생명을 품은 그 존재를 결국엔 사랑하게 되기 때문이다. 《생명감수성 쫌 아는 10대》의 가장 큰 특징은 독자가 책에 푹 빠져들게끔 김성호 작가님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형식으로 쓰였다는 점이다.

 생명감수성에 대해 지식으로 배우는 게 아니라, 마치 수필을 읽는 것처럼 따스한 감정을 느끼며 다양한 생명들(동물, 식물, 미생물)을 만나게 된다. 작가님과 함께 움막에 몸을 숨기고 숨죽여 까막딱따구리의 탄생을 지켜보고, 땅바닥에 바짝 엎드려 버섯을 관찰하고, 고라니의 찻길 동물 사고를 염려하고, 현미경으로 미생물과 세포를 관찰하기도 한다. 가끔은 나무가 되어 훼손되는 아픔을 겪어 보고, 축제로 죽어가는 동물들에 감정이입해서 슬퍼하기도 한다. 독자는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작은 생명도 소중해지고, 존중하는 마음이 생긴다. 생명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진리도 깨닫게 되기에 환경 교과 수업과 생명존중 교육은 물론, 인성교육 시간에 부교재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자아가 형성되고 가치관이 자리 잡는 시기의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건 학업이나 지식만은 아닐 것이다.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기회가 이 시기엔 반드시 필요하다. 얼마 전 개와 고양이를 학대하고 죽이는 영상물을 올리는 대화방인 ‘고어방’의 참여자들 중에 절반이 청소년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크게 논란이 됐었다. 또한 왕따, 학교 폭력, 청소년 자살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인성교육이 해결책으로 언급되지만, 현재 대부분의 학교에서 하고 있는 인성교육은 예절교육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생명’이기에 존중받아야 하고, 사랑받아야 하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점을 알려 주는 교육은 그동안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매우 반갑게도, 교육 현장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생태보호 교육(생태감수성), 동물학대 방지운동(동물복지), 생명 키우기, 청소년 자살 예방 방지 캠페인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교육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적인 요구에 따라 기획된 《생명감수성 쫌 아는 10대》는 대체 교과서의 역할을 해 주기에 충분한, 매우 반가운 책이다. 《생명을 보는 마음》으로 이미 생명 존중 교육 분야에서 유명하신 김성호 작가님은 자연이 품은 생명에 다가서는 방법, 생명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방법, 생명들과 친해지는 방법을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알려 준다. 작가님이 권하는 방법은 학업으로 바쁜 청소년이라도 누구나 한 번쯤 시도해 볼 수 있을 만큼 매우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하며, 아이디어적인 면에서 새롭고 탁월하다.

 사람이 맨손으로 만지면 물고기는 화상을 입는다는 것, 로드킬 사고로 1년에 약 30만 마리의 동물이 차에 치여 죽는다는 것, 유리창 충돌 사고로 우리나라에서만 매년 800만 마리의 새가 희생된다는 것(미국은 10억 마리, 캐나다는 2500만 마리), 2022년도 한 해에만 11만 2천 마리나 되는 반려동물이 버려졌다는 것, 우리나라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등 이 모든 것들은 생명에 관심을 기울일 때만이 알 수 있는 일들이다.

 김성호 작가는 모든 생명을 그 자체로 존중하는 ‘생명감수성’이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하면 누구나 키울 수 있고, 생명감수성이 생기면 ‘나’를 자세히 돌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생명감수성 쫌 아는 10대》는 ‘나를 사랑’하고 ‘자신과의 대화’가 가장 필요한, 불안정하지만 가능성이 넘치는 십 대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필독 도서이다.

 저자 김성호는 연세대학교 생물학과에 진학하였고, 같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식물생리학을 전공했지만 유난히 새를 좋아하여 그들의 삶을 오래도록 지켜보며 살다 보니 ‘새 아빠’, ‘딱따구리 아빠’라는 별명이 붙었다. 새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온전히 새의 일상에 녹아들어 관찰한 결과를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동고비와 함께한 80일》《까막딱따구리 숲》《우리 새의 봄?여름?가을?겨울》《빨간 모자를 쓴 딱따구리야》에 옮겨 담았다. 그중 《동고비와 함께한 80일》《까막딱따구리 숲》은 새에서 눈을 떼지 않기 위해 학교를 휴직하며 쓴 책이다. 이 외에도 《나의 생명 수업》《어여쁜 각시붕어야》《관찰한다는 것》《얘들아, 우리 관찰하며 놀자!》 등을 펴냈다.

 그 모든 책에 상상을 뛰어넘는 관찰에 대한 열정과 생명을 향한 감출 수 없는 사랑이 담겨 있다. 2018년 대학을 퇴직한 이후에는 오롯이 생태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자연을 벗 삼아 살아온 60여 년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누군가에게 자연과 생명에 대한 존경심과 경외심을 전하는 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로 《생명을 보는 마음》을 펴냈다.

 그림작가 서와는 [한국농어민신문]과 [경남도민일보]에 글을 쓰고 있다. 삶에서 무엇을 소중하게 지켜야 하는지, 잃지 말아야 할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배워 가고 있다.시집 『생강밭에서 놀다가 해가 진다』, 그리고 『나를 찾는 여행 쫌 아는 10대 - 낯선 길 위에서 하고 싶은 일을 만나다』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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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산 - 똑같은 산, 똑같은 사람
최태영 지음 / 좋은땅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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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좋아했던 똑산을 오랜만에 방문한 주인공 이정후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완벽한 대칭을 이루던 똑산의 물그림자가 어긋나자 과거와 미래의 자신을 만나게 된다. 또 다른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아내가 곧 끔찍한 사고를 당할 것을 알게 되지만, 결국 그 사고를 막지 못하고 이정후의 아내는 세상을 떠난다.

 이정후는 똑산을 이용해 아내를 되살리기로 결심하고, 과거와 미래의 자신을 만나는 그 방법, 똑산의 원칙을 분석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이정후는 학창 시절 자신이 썼던 일기를 통해 아내를 살릴 4번의 기회가 있음을 알게 되는데 이정후는 과거를 바꿔 끔찍한 사고를 예방하고 사랑하는 아내를 구할 수 있을까?

 10살 꼬맹이, 16살 중학생, 19살 고등학생, 그리고 성인이 된 주인공 이정후의 시간과 시점이 교차한다. 어린 정후와 학창시절의 정후, 그리고 어른이 된 정후가 서로의 시간대에서 부딪히며 각자의 시선으로 ‘다른 하지만 같은’ 정후를 만나게 된다. 같지만 다른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이정후들의 데자뷔 같은 묘한 만남이 계속되면서, 이들 정후는 하나의 사건을 위해 똑산의 비밀을 풀고 힘을 모으게 된다. 그리고 이런 정후들을 방해하는 빌런의 등장까지 신비하고 스릴 넘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설 『똑산』은 이런 재미뿐 아니라, 인생의 수많은 교훈과 가치를 담고 있다. 간절함만으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스스로 움직여 나아가야 한다. 아무리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도 한 걸음씩 나아가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자신의 실수는 자신이 대가를 치르게 마련이다. 중의적인 의미로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나의 노력이 나에게 보상이 되어 돌아오듯이 나의 실수도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결과로 돌아온다. 소설을 읽다 보면 인생의 진리까지 생각하게 하는 고찰이 든다.

 모두의 인생에는 각자가 풀어야 할 자신의 문제가 있다. 그 문제들 앞에서 부정적인 생각들로 멈춰서 있으면 당연히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도망치거나 회피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일이다. 세상에는 문제를 풀지 않은 사람과 문제를 푼 사람. 이렇게 두 종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판타지, 로맨스, 추리물과 같은 소설적 재미와 인생의 지혜 그리고 교훈을 함께 주는, ‘재미와 의미’ 모두를 갖춘 이야기를 쓴 저자 최태영은  늘 무언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아내는 과정을 연습하였다. 그 결과, 『똑산』을 펼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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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만 - 상 - 균형외교전쟁
이계홍 지음 / 글로벌마인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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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조·광해·인조 시대 균형외교 설계자이자 이를 집행한 군사 전략가로 일세를 풍미한 낙서 장만 장군에 대한 장편 역사소설 시리즈 '장만'이 출간되었다. 상권 ‘균형외교전쟁’(총 296쪽), 중권 ‘인조반정’(총 232쪽), 하권 ‘호란의 격랑 속으로’(총 240쪽) 등 총 3권으로 이뤄진 이 소설은 “이 시대 왜 장만 장군이어야 하나?”라는 화두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준다.

 ‘장만’의 저자인 이계홍 작가는 “장만 장군은 조선조의 대표적 국방전문가로서 임진왜란-정유재란-심하전투-이괄의 난-정묘호란(1627)-사후의 병자호란(1636)을 경고한 난세의 위기를 극복한 위인이다. 장군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축복”이라며 “조선·명나라·후금·일본의 동양 4국 각축전에서 중립외교와 균형외교를 설파한 장군의 군사외교 철학을 오늘날의 현실에서 더욱 반추해볼 인물이다”라고 전하였다. 

 주지하다시피 선조-광해-인조로 이어지는 조선조 중·후반기는 이른바 ‘난세의 시기’였다. 선조대의 기축옥사(1589)를 기점으로 지식인 사회의 한 축이 무너져 국가적으로 좌절감이 팽배하던 시기였다. 3년이 지난 후 불행히도 임진왜란(1592)이라는 우리 민족 최대의 국난을 겪어야 했다. 이어서 정유재란(1597)으로 우리의 산하는 초토화되었다. 설상가상으로 광해대에 인조반정(1623)이 일어나고, 인조대에 이르러서는 이괄의 난(1624)-정묘호란(1627)과 그의 사후 뒤이어 병자호란(1636)으로 이어지는 처절한 역사적 격랑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50년 가까이 조선은 외침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신음해야 했다.

 이때 무장으로 전장 최일선에서 맹활약한 장군이 바로 장만(1566-1629)이다. 그가 활동했던 시기는 선조-광해-인조, 즉 세 왕이 나라를 경영하던 시기로 어쩌면 조선이 한반도에서 사라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던 시기였다. 장만 장군은 병조판서, 형조판서, 팔도도원수, 팔도도체찰사, 팔도도원수를 지낸 조선조 최고의 문·무관으로서 단순히 싸움만 하는 장군이 아니었다. 무장에게서 보기 드문 시대를 꿰뚫어 보는 예지력과 통찰력을 지니고 있어서 국가 존립과 발전을 위한 균형·중립외교를 설파했다.

 그의 사위 최명길과 김신국, 정충신, 남이흥, 이시백, 장유 등 당대 실천적 지성 인맥이 활동 영역을 확장했더라면 우리나라 역사가 초라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저자가 이 역사소설을 쓰면서 절감한 교훈이다. 임진왜란 하면 이순신·권율 장군을 꼽으면서, 동시대에 활약한 장만 장군에 대해서는 그 평가가 박하다는 것이 장만을 연구한 학자들의 중론이다.

 중고교 국사 교과서에도 장만 장군에 대한 언급이 많지 않다. 이는 조선 시대 정치 및 인물 연구가 학문적 계보 중심이거나 문벌과 당쟁사 중심으로 엮인 영향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성리학적 예론에 충실한 문신이나 당파의 중심에 섰던 인물들을 주로 다룬 결과, 비당파적이자 비주류의 무계보인 그가 역사적 평가에서 소외된 측면이 있다고 작가는 지적한다.

 한편으로는 장만 장군이 개혁파로서 비주류로 살아오다 보니 주류 사회에서 배척받은 측면이 없지 않다. 당시 성리학이 지배하는 국가 체제에서 개혁은 국가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되곤 했다. 물론 그 역시 문과 무를 겸비한 사대부로서의 한계가 분명 있었지만, 당대 꽉 막힌 나라에서 국방 개혁과 균형외교를 주장한 것은 획기적이었으나, 주류 사회에는 먹히지 않았다. 그래서 명나라 사대만을 주장하는 사대부에 반기를 든 비주류의 삶은 고단할 뿐이었다. 수구적 경쟁으로 체제를 이끌어가는 풍조였으니 나라를 개조하자거나 균형외교를 펼치자는 주장은 배척받을 수밖에 없었다.

 장만은 광해의 소년 시절 왕도를 가르친 스승이고, 중립외교를 설계해준 사부였다. 동시에 임금이 된 광해가 전쟁 후유증을 수습하지 않고, 무리한 궁궐 공사 진행과 미신에 의존한 국사 운영, 계모 인목대비를 폐서인(廢庶人)하고, 그 어린 아들 영창대군과 형제들을 죽이는 패덕을 자행하자 19차례나 상소문을 올려 부당함을 지적한 인물이다. 임금의 스승이었지만, 사사로운 사제지정(師弟之情)의 관계를 버리고 시대의 양심으로서 소명을 다했다.

 장만 장군의 무장으로서의 행적은 이순신 장군이나 권율 장군 못지않다고 평가되나 그의 국방철학과 업적이 묻힌 것은 위와 같은 양심적 행적 때문이었다고 본다. 그래서 조선조가 멸망할 때까지 그는 사위 최명길, 수하 무장 정충신, 남이흥과 함께 역사에서 소외되는 불운을 겪었다. 그런데 오늘날 중립·균형외교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 그가 소환되었다. 새삼 그의 국방철학을 음미해볼 때다. 작가가 장만 장군에 빠져든 것은 현실묵수적이거나 체제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현실타파적 개혁정신이 중심이 되었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저자 이계홍은 동국대 문리대 국문학과를 졸업하였고,. 동대학원 석사 졸업했으며,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동아일보 문화부기자 문화부차장, 문화일보 문화부장 체육부장 사회2부장, 특집부장, 서울신문 논설위원 수석편집부국장, 통일문제연구소장(국장급)을 역임했다. 서울여대 강사(사고와 표현, 인간과 문학), 용인대 겸임교수(언어와 문학), 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객원교수(매스컴문장연습, 고급기사작성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기획팀 전문위원을 맡았다.

 저서로는 소설집 ‘틈만 나면 자살하는 남자’(1992.책나라),중편집 ‘비껴앉은 남자’(1993.신원문화사), 소설집 ‘밑천’(1994.문학아카데미), 장편소설 ‘초록빛 파도’(1994.아사달의 꽃), 소설집 ‘서울 노마드’(2016.문학나무), 역사 장편소설 ‘깃발’ 5권(2021.1 범우사), 장편소설 ‘고독한 행군’ 4권(2022.8 범우사). 역사 장편소설 ‘격랑시대’ 3권(2023.3 글로벌마인드지엠), ‘이계홍의 휴먼스토리’(2004.모아드림· ‘신동아’ 기획연재물 ‘이 사람의 삶’을 묶은 인터뷰집), 인물전기 ‘장군이 된 이등병 최갑석’(2005.화남출판사·국방일보 연재 이등병이 장군이 된 최갑석 이야기), 인물전기 ‘빨간 마후라 하늘에 등불 켜고’(2006.6 이미지북․ 국방일보 연재물. 전공군참모총장 장지량 장군 이야기), 인물전기 ‘시대를 넘어 역사를 넘어’-전 주월한국군사령관 채명신 장군 일대기(2007.1-2007.10 국방일보 연재), 인물전기 ‘광부 30년, 끝없는 그리움’-채탄부 오정균 이야기(2021. 한국인물연구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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