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감수성 쫌 아는 10대 - 작은 존재도 소중하게,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 사회 쫌 아는 십대 19
김성호 지음, 서와 그림 / 풀빛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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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주위엔 다양한 ‘생명’이 있다. 하지만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생명에 대해 좋은 감정을 지니긴 힘들다. 강아지가 싫고 무서우며, 고양이가 싫고 무섭다면 어떻게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새싹이 돋듯 생명에 대해 좋은 마음이 돋으려면 우선 생명과의 만남이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 친구가 생기고, 그 친구와 정이 깊어지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 생명과학자인 김성호 작가님은 생명감수성을 키우기 위해 중요한 것은 ‘다가섬’과 ‘지속성’이라고 말한다. 자연이 품은 생명에 잠시라도 다가서는 일을 날마다 이어간다면 친해지고, 소중해지고, 생명을 품은 그 존재를 결국엔 사랑하게 되기 때문이다. 《생명감수성 쫌 아는 10대》의 가장 큰 특징은 독자가 책에 푹 빠져들게끔 김성호 작가님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형식으로 쓰였다는 점이다.

 생명감수성에 대해 지식으로 배우는 게 아니라, 마치 수필을 읽는 것처럼 따스한 감정을 느끼며 다양한 생명들(동물, 식물, 미생물)을 만나게 된다. 작가님과 함께 움막에 몸을 숨기고 숨죽여 까막딱따구리의 탄생을 지켜보고, 땅바닥에 바짝 엎드려 버섯을 관찰하고, 고라니의 찻길 동물 사고를 염려하고, 현미경으로 미생물과 세포를 관찰하기도 한다. 가끔은 나무가 되어 훼손되는 아픔을 겪어 보고, 축제로 죽어가는 동물들에 감정이입해서 슬퍼하기도 한다. 독자는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작은 생명도 소중해지고, 존중하는 마음이 생긴다. 생명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진리도 깨닫게 되기에 환경 교과 수업과 생명존중 교육은 물론, 인성교육 시간에 부교재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자아가 형성되고 가치관이 자리 잡는 시기의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건 학업이나 지식만은 아닐 것이다.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기회가 이 시기엔 반드시 필요하다. 얼마 전 개와 고양이를 학대하고 죽이는 영상물을 올리는 대화방인 ‘고어방’의 참여자들 중에 절반이 청소년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크게 논란이 됐었다. 또한 왕따, 학교 폭력, 청소년 자살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인성교육이 해결책으로 언급되지만, 현재 대부분의 학교에서 하고 있는 인성교육은 예절교육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생명’이기에 존중받아야 하고, 사랑받아야 하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점을 알려 주는 교육은 그동안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매우 반갑게도, 교육 현장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생태보호 교육(생태감수성), 동물학대 방지운동(동물복지), 생명 키우기, 청소년 자살 예방 방지 캠페인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교육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적인 요구에 따라 기획된 《생명감수성 쫌 아는 10대》는 대체 교과서의 역할을 해 주기에 충분한, 매우 반가운 책이다. 《생명을 보는 마음》으로 이미 생명 존중 교육 분야에서 유명하신 김성호 작가님은 자연이 품은 생명에 다가서는 방법, 생명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방법, 생명들과 친해지는 방법을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알려 준다. 작가님이 권하는 방법은 학업으로 바쁜 청소년이라도 누구나 한 번쯤 시도해 볼 수 있을 만큼 매우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하며, 아이디어적인 면에서 새롭고 탁월하다.

 사람이 맨손으로 만지면 물고기는 화상을 입는다는 것, 로드킬 사고로 1년에 약 30만 마리의 동물이 차에 치여 죽는다는 것, 유리창 충돌 사고로 우리나라에서만 매년 800만 마리의 새가 희생된다는 것(미국은 10억 마리, 캐나다는 2500만 마리), 2022년도 한 해에만 11만 2천 마리나 되는 반려동물이 버려졌다는 것, 우리나라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등 이 모든 것들은 생명에 관심을 기울일 때만이 알 수 있는 일들이다.

 김성호 작가는 모든 생명을 그 자체로 존중하는 ‘생명감수성’이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하면 누구나 키울 수 있고, 생명감수성이 생기면 ‘나’를 자세히 돌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생명감수성 쫌 아는 10대》는 ‘나를 사랑’하고 ‘자신과의 대화’가 가장 필요한, 불안정하지만 가능성이 넘치는 십 대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필독 도서이다.

 저자 김성호는 연세대학교 생물학과에 진학하였고, 같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식물생리학을 전공했지만 유난히 새를 좋아하여 그들의 삶을 오래도록 지켜보며 살다 보니 ‘새 아빠’, ‘딱따구리 아빠’라는 별명이 붙었다. 새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온전히 새의 일상에 녹아들어 관찰한 결과를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동고비와 함께한 80일》《까막딱따구리 숲》《우리 새의 봄?여름?가을?겨울》《빨간 모자를 쓴 딱따구리야》에 옮겨 담았다. 그중 《동고비와 함께한 80일》《까막딱따구리 숲》은 새에서 눈을 떼지 않기 위해 학교를 휴직하며 쓴 책이다. 이 외에도 《나의 생명 수업》《어여쁜 각시붕어야》《관찰한다는 것》《얘들아, 우리 관찰하며 놀자!》 등을 펴냈다.

 그 모든 책에 상상을 뛰어넘는 관찰에 대한 열정과 생명을 향한 감출 수 없는 사랑이 담겨 있다. 2018년 대학을 퇴직한 이후에는 오롯이 생태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자연을 벗 삼아 살아온 60여 년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누군가에게 자연과 생명에 대한 존경심과 경외심을 전하는 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로 《생명을 보는 마음》을 펴냈다.

 그림작가 서와는 [한국농어민신문]과 [경남도민일보]에 글을 쓰고 있다. 삶에서 무엇을 소중하게 지켜야 하는지, 잃지 말아야 할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배워 가고 있다.시집 『생강밭에서 놀다가 해가 진다』, 그리고 『나를 찾는 여행 쫌 아는 10대 - 낯선 길 위에서 하고 싶은 일을 만나다』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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