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 문학동네 시인선 111
이현호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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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슬픔과 놀아주어야겠다. 가끔 등을 밀어주어야 하는, 그네를 타는 슬픔이 내게도 있다. 한 숟갈 추억을 떠먹은 일로 몇 달쯤 슬픔을 곯지 않게 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너를 좋아진다." 같은 흰소리를 들어주던 귀의 표정을 생각하는 오늘밤은, 아직 없는 나의 아이나 그 아이의 아이의 눈동자 속으로 걸어오고 있는 별똥도 서넛쯤 있을 것이다.


<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
<말은 말에게 가려고> 이현호

그대가 풀어놓은 양들이 나의 여름 속에서 풀을 뜯는 동안은

삶을 잠시 용서할 수 있어 좋았다


기대어 앉은 눈빛이 지평선 끝까지 말을 달리고

그 눈길을 거슬러오는 오렌지빛으로 물들던 자리에서는


잠시 인생을 아껴도 괜찮았다 그대랑 있으면


<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
<양들의 침묵> 이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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