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눈썹의 효능 (이은규, 『다정한 호칭』)

때로 헤어진 줄 모르고 헤어지는 것들이있다

가는 봄과
당신이라는 호칭
가슴을 여미던 단추 그리고 속눈썹 같은것들

돌려받은 책장 사이에서 만난, 속눈썹
눈에 밟힌다는 건 마음을 찌른다는 것
건네준 사람의 것일까, 아니면 건네받은사람
온 곳을 모르므로 누구에게도 갈 수 없는 마음일 때
깜박임의 습관을 잊고 초승달로 누운

지난봄을 펼치면 주문 같은 단어에 밑줄이 있고
이미 증오인 새봄을 펼쳐도 속눈썹 하나누워 있을 뿐
책장을 넘기는 바람에도 날아가지 않은
출처 모를 기억만 떠나는 방법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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