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글자 사전: 한 글자로 가늠하다!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생의 감촉김소연 지음마음산책 펴냄● 구매버튼밀리의 서재에서 읽은 책.일단 이 시리즈의 첫 번째 <마음사전>을 너무 즐겁게 읽어서 김소연 시인의 이 시리즈라면 의심 없이 읽어도 좋겠다. 생각했다.● 만듦새표지는 오히려 힘을 뺀 느낌이다. 사전의 형식을 차용한 책답게 다양한 사진이 여러 장 들어가 있다.● 뒤표지 카피글“<한 글자 사전이>이 <마음사전>의 열 살 터울 자매가 되어주길 바랐다.”는 표현이 책에 80% 이상을 말해주었다.이 두 책이 사람이라면 섬세하고 순수하게 말하는 여자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열 살 터울의 자매라는 말을 보고 김소연 시인은 나도 모르는 내 어림짐작을 꿰뚫어 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실제로 <마음사전>은 2008년 출간, <한 글자 사전>은 2018년 출간되었다. )● 내용고등학교 때 시 선생님이 <마음사전>을 읽게 하셨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효과적인 커리큘럼이었던 것 같다.언어에 예민하다는 게 뭔지, 단어 하나도 허투루 쓰면 안된다는 게 어떤 건지 알게 해준 책이었다. 그때 썼던 리뷰가 아직도 기억난다. ‘구겨진 단어를 잘 다림질한 느낌.’ 이 문장을 쓰고 좋은 책을 꽤 깔끔하게 표현한 것 같아서 뿌듯했던 기억이 선명하다.그때의 <마음사전>과 지금의 <한 글자 사전>은 조금씩 다르다. <한 글자 사전>은 더 시와 가깝고 감각적이다. (아마도 짧아서 그런 걸까?) 경험을 기반으로 찰떡같이 설명한다. 이를테면 “감”은 젊은이들보다는 어른들이 좋아하는 과일이라던가. 또는 비슷한 어떤 단어 사이에서 날카롭게 건져낸다. “곁”은 ‘옆’보다는 조금 더 가까운. ‘나’와 ‘옆’, 그 사이의 영역이라던가.<마음사전>이 구겨진 단어를 다림질한 느낌이었다면 <한 글자 사전>은 한 글자이기 때문에 더 날카롭게 벼려진 단어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