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양책 만드는 법: 세계와 삶을 공부하는 유연한 협력자로 일하기 위하여 구매버튼: ‘땅콩문고‘ 시리즈는 내가 사용하는 독서어플에서 마니아 뱃지를 받았을 만큼 좋아하는 시리즈다. 심지어 편집자 공부책 시리즈 중 하나였다. 당연히 볼 수밖에 없었다. 출판사를 다니게 되면서 어찌나 책을 둘러싼 직업이 궁금한지 누가 보면 7살인 줄 알겠다. +내가 다니는 출판사는 교재와 인문/교양을 주로 삼는 곳이다. 우리 회사에 대입한다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고른 것이기도 했다.+‘어린이라는 세계‘를 편집한 이진 편집자의 책이었다. 2021년 올해의 책을 만들어 낸 편집자의 강의도 들을 판인데 책으로 공짜로 알려준다니 당장 뽑아먹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만듦새:땅콩문고 ‘편집자 공부책 시리즈‘(과학책 만드는 법, 사회과학책 만드는 법, 에세이 만드는 법, 문학책 만드는 법, 인문교양책 만드는 법, 실용책 만드는 법, 역사책 만드는 법, 경제경영책 만드는 법)는 16칸으로 나뉜 사각형 위에 약간의 변주나 원모양이 올라간 표지를 가지고 있다. 내가 보지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 표지들에 대한 해석도 알고싶다. 직선과 몇 개의 칸으로 만든 표지들이 심플한 게 땅콩문고와 참 잘 어울린다. 특히 ‘인문교양책 만드는 법‘의 표지는 다른 표지 중에서도 눈에 띄게 직선적이고 ‘경제경영책 만드는 법‘ 다음으로 가장 깔끔하게 정리된 느낌이다. 나름의 해석을 달고 싶지만 모르겠다.내용:‘문학책 만드는 법‘이 원고에 집중된 경험 위주의 책이었다면 ‘인문교양책 만드는 법‘은 기획도 꽤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소설책이나 시집을 기획하는 경우는 드무니까 당연한 일이지만 이런 차이가 재밌었다.작가는 책 기획을 기획으로 먼저 접근하기보단 함께 책을 만들고 싶은 동료부터 시작한다는 내용이었다. 일한지 오래된 사람한테는 뻔한 조언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신선했다. 책 기획이라고 하면 나는 잘 팔리는 책을 만들기 위해 뭔가 노력하는 ‘뭔가‘ 정도로 생각했으니까. 이 책에서 꽤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부분은 협력이었다. 부제가 왜 <세계와 삶을 공부하는 유연한 협력자로 일하기 위하여>인지 알 수 있었다. 내가 이걸 지금 넘겨야 마케터가 한자라도 빨리 홍보물을 올릴 수 있고 내가 내 원고를 확실히 잡고 있어야 조판과 디자인을 담당하는 디자이너가 고생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당연하지만 구체적인 이야기와 부끄럽다는 고백을 함께 읽으니 또 다르게 느껴졌다. 이 책의 시작이 그닥..대단한 직업이 아니고 신비로운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야기와도 절실하게 맞아떨어졌다.+이 시리즈의 또 다른 좋은 점은 남의 출판사들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유추해볼 수 있어서다. 작가의 직장은 조판과 전체적인 디자인을 디자이너가 하는 것 같았는데 큰 출판사는 이렇게 역할이 분담될 수도 있구나 싶어 신기했다. 표지 또는 교정 교열을 외주 맡기거나 사내에 표지 디자이너, 교정 교열 알바가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신기하다. +나의 관심사가 내가 기획할 책과 닿을 거라는 작가의 조언이 너무 좋았다. 다큐멘터리 영화 ‘성덕‘을 제작한 오세연 감독처럼 흑역사마저도 기록할만한 이야기로 직조된다고 하니 편집자라는 직업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