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자가 분명한 시였다.많아봤자 17살짜리 ‘여자애‘집구석은 엉망이고 가슴 속도 엉망일 것 같은 가출은 3번 정도 했을 것 같고 불안해서 엄지손톱이 반만 남아있을짧은 교복을 걸친 여자애일테지몸을 둘 곳도, 맘을 둘 곳도 없고곳곳에 자신의 미래가 될 여자들이 웃고있는 이 시집을 읽으면서 나를 스쳐간 누군가의 이름이 지나가고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르고그녀들을 모아다가머리끄덩이를 잡고 흔들면서 확성기로 제발 정신 좀 차려하고소리지르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발랄하고 컬러풀하고 정신없고 아픈 시제발 제발 제발너한테 막대하는 사람한테서 도망치라고 빌고싶은 시그깟 손 좀 잡아주는 남자가 뭐라고 목매냐고 소리지르고 싶은 시자신의 괴로움을 말한 시 중 이렇게까지 구체적이고 깜깜한 시는 또 처음이었다.쓰고 더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