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어 서점 마음산책 짧은 소설
김초엽 지음, 최인호 그림 / 마음산책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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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서점에서 보다가 “초엽쓰? 사야지” 하고 집었다. 왜 인터넷에서 구매할 때는 가격도 보고 이것저것 따지게 되는데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4권 들었는데 오만원을 썼네?” 하고 말하게 되는지 잘 모르겠다.

만듦새

양장에 겉표지를 씌워놓았다. 나는 겉표지, 띠지를 모두 거추장스러워하는 사람이라 읽을 때는 겉표지를 벗겨서 읽었다. 가름끈도 있다. 가름끈은 없어도 그만 있으면 잘 쓰는 정도인데 가끔 궁금하긴하다. 가름끈이 추가되면 제작비가 얼마나 더 들까?
*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삽화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삽화가 표지에 당당히 올라가 있다. 역시 사람 눈은 다 비슷비슷한 것 같다. 김초엽 작가님이 쓰는 따뜻한 sf 소설과 어쩐지 이지적인 표지가 어울리는 듯 안어울리는 듯 눈길을 잡아끌었다.

내용

마음산책 짧은 소설 시리즈는 처음 접해보는데 내가 그간 봐온 짧은 단편 모음집 중 가장 괜찮았다. 분량이 적당히 짧았다고 해야할까? 나는 극단적인 2, 3장짜리 소설의 적응하지 못한 사람으로 이 정도가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 14개의 단편이 실려있다. 그 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늪지의 소년’이었다. 행성어 서점에서도 김초엽 작가의 다른 책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주제는 연결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다만 그것이 사람이 아니거나 또는 미생물이거나 느슨하거나 멀거나 아주 오래걸리더라도.

이 문장을 길게 쓰면 늪지의 소년이 아닐까.

소설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눠져있다.

1. 서로에게 닿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2. 다른 방식의 삶이 있음을

이 두 문장. 이 소설만을 위해 고안된 최첨단 포장지처럼 딱 들어맞는다. 14편의 주인공들의 자세와 결이 같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나이가 많은 외국인이기도 하고 젊은 한국인이기도 하고 나이와 국적이 그닥 중요하지 않은 외계인이기도 하다. 모두 낯선 것들에 직면한지 얼마되지 않아 어리둥절하지만 일단 산다.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간다.

얼굴에 무언가가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아도 목숨이 끝나지 않는 것처럼, 외계물질에 오염되어 생존자가 얼마 안 남아도 버텨내는 돌연변이가 생기는 것처럼

“날 어쩔 셈이지?”라는 말에 아무도 선뜻 대답할 수 없는, 선례가 없는 사건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서로에게 닿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다른 방식의 삶을 배우고 어쩌저찌 그리고 싶지 않았지만 살아간다.

인간이 자연과 사회의 눈치보면서 약간 움추린 채로 천천히 돌아가는 이야기들이 재밌었다.

뒤쪽으로 갈수록 각 이야기들이 동시대에 일어난 사건들이라는 단서가 나온다. 이런 복선도 재밌었다. 앙큼한 애교 같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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