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살이도 신의 레벨 혼자살이
가마타미와 지음, 스즈키 나쓰코 옮김 / 비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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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혼자살이도 프로의 영역과 1년 여텀을 두고 출판했다고 한다.가마타미와는 1년 동안신의 레벨이 되었을까?

프로의 영역보다 한걸음 성장했다. 혼밥, 온 여행도 시작하게 되었나 보다. 혼자 살이의 고충을 친근한 그림으로 풀어내 가볍게 읽기 좋았다.
그러나…난 혼밥 혼술 온 여행까지 평소에도 무리 없이 즐기는 사람이기에 이걸 이렇게 오두방정 떨면서 도전한다는 게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의 문화 차이도 분명 있긴 있을 것이다.
고독과 미식가라는 프로그램처럼 바 자리에서 바텐더나 다른 손님들과 이야기하는 장면들은 흥미로웠는데 저런 분위기라면 마음먹고 도전해야겠구나 싶기도 했다.

맥주 조사 편 같은 건 혼자살이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도 모르겠고 일상 이야기를 모조리 묶어낸 게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한국에 사는 닳디 닳은 30대인 나는 큰 공감을 하지 못한 채 책을 읽었지만 20살 자취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혹은 일본 문화에 있어서 호감을 가진 사람이나 동경을 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듯하다.

아 나도 독립하고 싶다. 혼자 살면서 자유를 만끽하고 싶다.
나는 외로움을 많이 타게 될지, 요리는 하고 살런지, 집은 돼지우리가 될지 이 모든 건 혼자 살아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노릇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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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평범한 가족
마티아스 에드바르드손 지음, 권경희 옮김 / 비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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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아버지, 변호사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딸 스텔라. 18살 생일파티 가족과 식사를 하던 스텔라는 친구를 만난다며 중간에 자리를 떠난다. 생일선물에도 고마워하지 않는 사춘기 딸의 모습에 섭섭함과 소외감을 느끼는 아빠 아담.

그러던 어느 날 딸 스텔라가 늦은 시간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자 걱정과 불안으로 아담은 잠을 자지 못하고 기다린다. 결국 스텔라는 밤늦게 들어오게 되고 아담은 잘 자라는 인사를 하고 잠이 든다. 다음날, 살인사건으로 온 동네가 들썩인다. 유력한 용의자로 딸 스텔라가 지목당하고. 이를 인정할 수 없는 아담은 스텔라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다.

무려 560쪽이나 되는 두꺼운 책인데 별다른 무리 없이 술술 잘 읽힌다.
금 쪽이 스텔라와 쩔쩔매는 부모에 대한 이야기로만 생각했는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책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거의 평범한, 평범했던 스테라의 가족은 평범하지 않은 살인사건을 맞닥뜨리며 선택의 기로에 선다.
나는 가족에 대하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가족의 전부를 안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내가 살인 용의자라면 우리 가족은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 반대로 가족이 살인 용의자라면 가족을 믿을 것인가 아님 증거를 믿을 것인가. 책을 덮고도 한참을 상상하게 만든다.

책은 세 사람의 이야기가 각각의 입장에서 진행된다. 아담의 이야길 읽을 땐 아담이, 울리니카의 이야길 읽을 땐 울리카가, 스텔라의 이야기를 읽을 땐 스텔라가 이해된다. 내가 그들의 상황이었어도 아마 똑같이 행동하지 않았을까.

스텔라, 아미나, 울리카. 책에 등장하는 세 명의 여성들은 각자 여성이기에 겪을 수 있는 문제들을 갖고 있다. 스포가 될 거 같은 스텔라의 문제, 맞벌이 가정의 엄마이자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인 울리카, 착한 딸이 되어야만 하는 아미나까지.
한 가정의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더 나아가 여성이기에 겪을 수 있는 문제를 다룬 점에서 페미니즘적 도서라고 생각이 든다. 가정문제와 여성문제는 아마 떼려야 뗄 수 없는 거겠지만.

무더운 여름. 집중해 읽는다고 더운 줄도 몰랐다. 이 맛에 스릴러 소설을 읽는 거겠지. 올 하반기 넷플릭스 드라마로 공개된다는데 너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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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살이도 프로의 영역 혼자살이
가마타미와 지음, 스즈키 나쓰코 옮김 / 비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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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20년차 이제 혼자살이 프로가된 프로자취러작가가 말하는 혼자살이.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인 작가가 그리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다. 코믹한 내용이 만화로 그려져 있어 가볍게 킬링타임용으로 읽기 좋았다.

하지만 작가가 일본인이라는 점이 내게 큰 걸림돌이 되었는데, 사소한 에피소드를 크게 공감할 수 없었다.
우리 집 영화제라는 에피소드에서 dvd로 빌려서 본다는 점이 그랬다. 그냥 매일 밤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는걸…
감기에 걸렸을 때 식사 팁으로 뭐 죽을 소분해 냉동실에 넣어두기, 중국집 배달시키기 같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미 배달의민족에 익숙한 우리들 아닌가.. 코로나 격리 때도 일주일간 혼자 잘 벼터 왔던 우리에겐 너무 시시한 이야기였다.

장을 볼 때도 토마토 몇엔, 돼지고기 몇엔 이런 식으로 되어있어 감이 잘 오지 않았다.
나는 혼자 살고 있지도 않은 캥거루족인데 새로운 점을 찾지 못했다면 나도 프로 아닌가 싶기도 했다.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다고 들었는데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 내용들이 많아 한국에서 그 정도의 인기를 끌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다. 아마 추측건대 자가는 내 또래 (30대 초반)의 여성 같은데 이렇게나 살림 초보라고? 하는 의아함마저 들었다.

절약팁 같은 경우 모든 결제는 카드로 하라며 거창한 팁을 주는 거 같이 말하는데 이미 우리나라 사람들은 현금 갖고 다니는 사람이 더 드문 거 같고 지출 파악이나 가계부 작성도 팁이라 보기 힘들 만큼 대중화된 방법이라 정보를 얻기엔 무리수라 생각했다.

가벼운 일상툰이라 본다면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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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을 받은 사람의 우화 옥타비아 버틀러의 우화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장성주 옮김 / 비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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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경제 위기로 폐허가 된 2030년대 미국. 주인공 ‘로런 오야 올라미나’는 이러한 디스토피아 세상에서 살아남으며 변화가 유일한 돌파구라 생각하며 ‘변화가 곧 하느님’이라는 자신만의 신앙을 믿으며 체계를 세워나간다. 거기에 지구종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 지구종을 토대로 공동체를 설립한다. 소소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던 중 극우보수주의자 대통령이 미국에서 탄생한다. 경제위기에 빠진 미국을 구하기 위해 강력한 크리스천 국가로 만들기로 선포하고 다른 공동체집단들은 사이비라 규정하며 탄합하기 시작한다.

올라미나와 그의 종교인 지구종은 살아남을 수 있을지, 무자비한 적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스포

7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부담을 느끼며 시작했고, 이런 두꺼운 책은 오랜만이라 그런지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전작을 읽지 않아서 그런지 왜 이런 디스토피아세상이 펼쳐졌나 2030년이면 얼마 남지도 않은 가까운 미래인데 뭐가 그리 빨리 세상을 파멸로 이끌었는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놓친 부분이 있나 몇번이고 돌아가며 읽었다. 자신만의공동체를 꾸리고 외부의 적을 막는 과정에서 미드 워킹데드가 생각나기도 해 내가 놓쳤던게 질병이나 좀비인가 싶어서 다시 읽기도 했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경제위기의 복합적 이유라고만 나옴)

안정적인 공동체를 꾸리 길래 속도를 내며 재미있게 읽던 중에 캠프크리스천이 등장했다. 극우대통령을 광적으로 지지하고 따르는 집단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역겨웠다. 필요이상의 잔인함이 싫었고 극에 달한 인간은 이런 식으로 도덕성을 잃고 타락하는지 보여주는 것 같아 괴로웠다.

많은 영화나 책이 벼랑 끝에 선 인간군상을 표현할 때 폭력성과 성착취를 이용하곤 하는데 이 책 역시 그런 식으로 풀어내 실망스러웠다. 필요 이상으로 묘사하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지구종이라는 종교를 퍼뜨리게 되는 과정은 너무 개연성이 없었다. 운에 운을 계속 더하며 이야기가 진행되어 뜬금없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으며 무엇을 말하기 위해 이런 두꺼운 책을 썼을까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힘들었다.

코로나와 신천지 그리고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이후 무엇이 종교인지 주류종교와 사이비의 차이가 뭔지 의문이 생긴 무교인의 입장에서는 지구종이라는 종교역시 크리스천이라는 종교와 뭐가 다른건지 궁금했다. 하나의 학문이나 사회운동으로 봐야하는거 아닌가 싶기도 했다.

띠지에 있는 ‘순종하지 않는 여성은 누구든 혀가 잘렸다‘라는 부분에서 페미니즘적인 내용을 기대했으나 내가 미숙한 탓인지 연관성을 찾을수 없었다. 극찬으로 가득한 추천사들과 달리 내가 이런 감상을 했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것은 내가 흑인여성이 아니라는 것과 배움이 부족하고 견문이 좁아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기 힘들었던 게 아닐까.

다른 이들의 감상평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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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는 알고 있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비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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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엘레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알고 있었을까.

주인공 엘레나의 딸 ‘리타’가 비가 오는 어느 날 성당 종탑에 목을 멘 채로 발견된다. 경찰은 자살로 사건을 종결하지만 어머니 엘레나는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 주장하며 수사를 촉구한다. 그가 타살이라고 믿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딸이 비가 오면 번개에 맞을까 두려워했고 피뢰침같은 성당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웃, 친구, 성당의 신부에게까지 찾아가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고 혼자 살인범을 찾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엘레나는 중증파킨슨병을 앓고 있었고 알약이 없으면 거동조차 힘들기에 자기를 도와줄 조력자 ’이사벨‘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기로 한다. 이사벨이 누구 길래 자신을 흔쾌히 도와줄거라 생각하는지 거기에대한 과거사가 서술되며 이야기는 극으로 치닫는다.

일을 하며 많이 봤던 파킨슨병 환자와 보호자. 하루 종일 병원에 머물며 간병하는 모습을 그동안 많이 봐왔기에 더욱 몰입하며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실제로 작가의 어머니가 파킨슨을 앓았다고 하니 어느 정도 작가의 간병경험도 들어가지 않았나 추측해 본다. 언제 끝이날지 기약없는 간병과 그 병을 앓고 있는 환자 이렇게 둘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기도 잠시 이사벨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정말 책을 내려놓을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해 읽었다. 벌렁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그리고 휘몰아치는 전개에 숨을 돌리기 위해 잠깐 덮긴했다. 간만에 푹 빠져 읽었다. 여러 소재가 얽히는 것도, 행동이 멈추고 알약이 넘어가길 기다리는 부분에서도 작가의 역량에 감탄했다. 무엇보다 작가가 이 책을 왜 썼는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명확히 알 수있어서 그 부분도 좋았다.

책의 마지막에 실린 정보라작가의 추천의 말이 특히나 좋았다. 내가 놓쳤던 부분도 있었고 처음부터 내용을 떠올릴 수 있었다. 나도 이런 추천 글을 멋들어지게 잘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스포

정의로운 가톨릭 신자 ’리타‘는 낙태를 하기 위해 병원으로 오는 ’이사벨‘을 만나고 설득이 가미된 강압으로 수술을 못하게 막고 강제로 집으로 돌려보낸다.
임신중단권을 찬성하는 나의 입장에서 정말 미쳤구나 싶은 부분이었다. 길에서 만난 초면의 여성에게 이렇게 무례하고 강압적으로 행동하다니. 누구의 몸이고 그 선택지는 누구에게 주어져야 하는지,몸의 주인인 여성보다 세포덩어리에게 더 큰 권리와 안전이 주어져야하는 것인지.
리타의 행동에 혀를 내둘렀다.
이야기는 이렇게 휘몰아치다 자살인지 타살인지의 기로에 다시 한 번 서게된다. 자살인지 타살인지 엘레나는 알게 되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왜 파킨슨병을 그녀 혹은 년이라 부르는 지
아마 ’La enfermedad de Parkinson‘ 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도

택시기사가 “키스를 퍼부어줘요. 오늘밤이 마지막인 것처럼”하면서 노래는 부르는것도 아마 <Bésame mucho> 였을 거라고 추측하는 것도 나에게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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