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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을 받은 사람의 우화 ㅣ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장성주 옮김 / 비채 / 2023년 5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경제 위기로 폐허가 된 2030년대 미국. 주인공 ‘로런 오야 올라미나’는 이러한 디스토피아 세상에서 살아남으며 변화가 유일한 돌파구라 생각하며 ‘변화가 곧 하느님’이라는 자신만의 신앙을 믿으며 체계를 세워나간다. 거기에 지구종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 지구종을 토대로 공동체를 설립한다. 소소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던 중 극우보수주의자 대통령이 미국에서 탄생한다. 경제위기에 빠진 미국을 구하기 위해 강력한 크리스천 국가로 만들기로 선포하고 다른 공동체집단들은 사이비라 규정하며 탄합하기 시작한다.
올라미나와 그의 종교인 지구종은 살아남을 수 있을지, 무자비한 적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스포
7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부담을 느끼며 시작했고, 이런 두꺼운 책은 오랜만이라 그런지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전작을 읽지 않아서 그런지 왜 이런 디스토피아세상이 펼쳐졌나 2030년이면 얼마 남지도 않은 가까운 미래인데 뭐가 그리 빨리 세상을 파멸로 이끌었는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놓친 부분이 있나 몇번이고 돌아가며 읽었다. 자신만의공동체를 꾸리고 외부의 적을 막는 과정에서 미드 워킹데드가 생각나기도 해 내가 놓쳤던게 질병이나 좀비인가 싶어서 다시 읽기도 했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경제위기의 복합적 이유라고만 나옴)
안정적인 공동체를 꾸리 길래 속도를 내며 재미있게 읽던 중에 캠프크리스천이 등장했다. 극우대통령을 광적으로 지지하고 따르는 집단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역겨웠다. 필요이상의 잔인함이 싫었고 극에 달한 인간은 이런 식으로 도덕성을 잃고 타락하는지 보여주는 것 같아 괴로웠다.
많은 영화나 책이 벼랑 끝에 선 인간군상을 표현할 때 폭력성과 성착취를 이용하곤 하는데 이 책 역시 그런 식으로 풀어내 실망스러웠다. 필요 이상으로 묘사하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지구종이라는 종교를 퍼뜨리게 되는 과정은 너무 개연성이 없었다. 운에 운을 계속 더하며 이야기가 진행되어 뜬금없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으며 무엇을 말하기 위해 이런 두꺼운 책을 썼을까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힘들었다.
코로나와 신천지 그리고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이후 무엇이 종교인지 주류종교와 사이비의 차이가 뭔지 의문이 생긴 무교인의 입장에서는 지구종이라는 종교역시 크리스천이라는 종교와 뭐가 다른건지 궁금했다. 하나의 학문이나 사회운동으로 봐야하는거 아닌가 싶기도 했다.
띠지에 있는 ‘순종하지 않는 여성은 누구든 혀가 잘렸다‘라는 부분에서 페미니즘적인 내용을 기대했으나 내가 미숙한 탓인지 연관성을 찾을수 없었다. 극찬으로 가득한 추천사들과 달리 내가 이런 감상을 했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것은 내가 흑인여성이 아니라는 것과 배움이 부족하고 견문이 좁아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기 힘들었던 게 아닐까.
다른 이들의 감상평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