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나는 알고 있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비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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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엘레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알고 있었을까.

주인공 엘레나의 딸 ‘리타’가 비가 오는 어느 날 성당 종탑에 목을 멘 채로 발견된다. 경찰은 자살로 사건을 종결하지만 어머니 엘레나는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 주장하며 수사를 촉구한다. 그가 타살이라고 믿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딸이 비가 오면 번개에 맞을까 두려워했고 피뢰침같은 성당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웃, 친구, 성당의 신부에게까지 찾아가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고 혼자 살인범을 찾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엘레나는 중증파킨슨병을 앓고 있었고 알약이 없으면 거동조차 힘들기에 자기를 도와줄 조력자 ’이사벨‘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기로 한다. 이사벨이 누구 길래 자신을 흔쾌히 도와줄거라 생각하는지 거기에대한 과거사가 서술되며 이야기는 극으로 치닫는다.

일을 하며 많이 봤던 파킨슨병 환자와 보호자. 하루 종일 병원에 머물며 간병하는 모습을 그동안 많이 봐왔기에 더욱 몰입하며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실제로 작가의 어머니가 파킨슨을 앓았다고 하니 어느 정도 작가의 간병경험도 들어가지 않았나 추측해 본다. 언제 끝이날지 기약없는 간병과 그 병을 앓고 있는 환자 이렇게 둘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기도 잠시 이사벨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정말 책을 내려놓을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해 읽었다. 벌렁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그리고 휘몰아치는 전개에 숨을 돌리기 위해 잠깐 덮긴했다. 간만에 푹 빠져 읽었다. 여러 소재가 얽히는 것도, 행동이 멈추고 알약이 넘어가길 기다리는 부분에서도 작가의 역량에 감탄했다. 무엇보다 작가가 이 책을 왜 썼는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명확히 알 수있어서 그 부분도 좋았다.

책의 마지막에 실린 정보라작가의 추천의 말이 특히나 좋았다. 내가 놓쳤던 부분도 있었고 처음부터 내용을 떠올릴 수 있었다. 나도 이런 추천 글을 멋들어지게 잘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스포

정의로운 가톨릭 신자 ’리타‘는 낙태를 하기 위해 병원으로 오는 ’이사벨‘을 만나고 설득이 가미된 강압으로 수술을 못하게 막고 강제로 집으로 돌려보낸다.
임신중단권을 찬성하는 나의 입장에서 정말 미쳤구나 싶은 부분이었다. 길에서 만난 초면의 여성에게 이렇게 무례하고 강압적으로 행동하다니. 누구의 몸이고 그 선택지는 누구에게 주어져야 하는지,몸의 주인인 여성보다 세포덩어리에게 더 큰 권리와 안전이 주어져야하는 것인지.
리타의 행동에 혀를 내둘렀다.
이야기는 이렇게 휘몰아치다 자살인지 타살인지의 기로에 다시 한 번 서게된다. 자살인지 타살인지 엘레나는 알게 되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왜 파킨슨병을 그녀 혹은 년이라 부르는 지
아마 ’La enfermedad de Parkinson‘ 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도

택시기사가 “키스를 퍼부어줘요. 오늘밤이 마지막인 것처럼”하면서 노래는 부르는것도 아마 <Bésame mucho> 였을 거라고 추측하는 것도 나에게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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