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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 늑대 숲을 구해 줘 ㅣ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알리스 리에나르 지음, 마린 슈나이더 그림, 김현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3년 2월
평점 :
「크고 작은 짐승들은 늑대의 보살핌 아래에서 별과 달의 움직임을 따르며 살았지.
늑대들이 노래하면 모두들 눈처럼 포근하고 해처럼 따뜻한 꿈을 꾸었지.
그러던 어느날 숲으로 들어온 두 발 종족, 늑대를 죽였어, 늑대의 힘을 두려워 했기 때문이야.
그래서 늑대들은 숨어버렸어. 달 없는 밤의 끝으로...
늑대들은 수많은 이야기도 함께 데려가버렸어.
달빛도 별빛도 모두 사라졌어.
늑대가 사라진 세상에서 남은 동물들은 서로 말을 주고 받는 법조차 잊어버렸지.」
두 발 종족이 살아가는 곳에서 남아나는 것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두 발 종족에게 도움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 달과 별의 움직임을 따르며 자연과 어우러 살아가던 그때에는 모든 종족들이 평화롭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갔을텐데 두 발 종족에게는 그 평화로움이 자신들의 삶에서는 뭔가 조화롭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하나 둘 없애기 시작한 것이 한 개체수의 멸종까지 이르렀다.
「곰은 모든 짐승과 두 발 종족을 불러 이야기 하지. 늑대를 찾아야만 한다고, 침묵을 몰아내고 다시 별과 달의 움직임을 따르며 살아가야 한다고.
누가 늑대를 찾으러 나서겠냐는 물음에 두 발 종족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두려움에 떨기만 하지.
그 때, 한 소녀가 나타나 말하지 “내가 할게요”
달빛을 닮은 머리칼을 가진 소녀는 혼자서는 무섭다며 도움을 청했고 그 도움에 할머니 곰이 대답하지
“내가 같이 가주마, 이런 일에는 용기와 지혜를 합쳐야 하는 법이란다”」
사라진 늑대들을 찾기 위해 남은 종족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찾아 나설 이가 나타나는 장면에서 한 소녀의 등장에 마음이 일렁였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그저 함께 노래하던 옛친구를 다시 만나길 희망하는 순박한 마음이 그려졌다. 그렇게 나서길 주저하는 아이의 곁을 든든히 지켜주는 할머니의 곰의 한마디가 또 마음을 울렸다. 결국 세상을 움직이는 건 아이와 노인들의 동심과 지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미는 순간이었다.
「할머니곰과 소녀는 길을 떠났어. 숲을 지나고 산을 넘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연거푸 돌아가며 찾아왔어.
밤마다 할머니 곰은 이야기 하지. 늑대들에게 어떻게 용서를 구해야 할지를 말이야. 소녀는 노래를 들려줘야겠다고 생각해. 달과 별과 짐승들을 찬양하는 노래를 말이야.
마침내 달 없는 밤의 끝에 다다랐고 할머니곰과 소녀는 나이가 많아졌어.
드디어 늑대들을 만났지.
용서를 구하러 왔다고 이야기하며 노래를 불러준다고 말하지.
소녀는 노래로 늑대들에게 두 발 종족의 마음을 전했어. 두려움과 슬픔에 빠진 사람에 대해서, 또 용서를 구하고 희망을 이야기 했지.
그 노래 소리에 늑대들은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어.
그리고 마침내 달 없는 밤의 끝에 달이 떠올랐어.」
전체적으로 그려지는 푸른 빛의 삽화들이 많은 글자를 담고 있는 그림책임에도 많은 시간 눈길을 머물게 했다. 특히나 책 속 밤하늘들이 너무나도 인상적이게 남아있다. 그림자로 비춰지는 소녀와 곰과 늑대들의 그림속에서 커다란 자연과 우주의 관점에서는 우리 짐승과 인간은 한낱 검은 점에 불과할 뿐이라는 생각과 그 점들이 모여 하나의 우주와 자연을 이루고 있다는 벅찬 감정이 일기도 했다.
「셋은 함께 다시 먼길을 돌아와 마침내 숲에 도착했어.
세상이 맨 처음 생겨난 때와 똑같아졌어.
두 발 종족이 노래를 시작하자 쿵쿵 쿵쿵 늑대들과 짐승들과 두 발 종족의 심장이 한꺼번에 뛰는 소리가 세상에 켜켜이 쌓였던 두꺼운 침묵을 날려 버렸어.
늑대들과 늑대들의 달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도 함께 돌아왔어.」
무엇보다 이 책이 너무나도 좋았던 건, 늑대들의 귀환이었다. 그 머나먼 길을 가는 동안 할머니곰은 더 늙었고, 작은 소녀는 어엿한 숙녀가 되었을 정도로 오랜 시간이 흐른 뒤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놓지 않은 이들의 염원 덕분에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하나의 마음으로 같이 노래 부를 수 있었다는 것에 큰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도 어디선가 원래대로의 지구나 자연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 사람들을 떠올려보며 그들의 수고와 염원으로 이 세상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는데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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