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사라진 날 당신을 위한 그림책, You
산드라 디크만 지음, 김명철 옮김 / 요요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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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정말 아름다워." 늑대가 말했습니다.

맞아! 너랑 있으면 언제나 그래!” 여우가 대답했습니다.

나에게 약속해 줄 게 있어.” 늑대가 말했습니다.

우리의 오늘을 언제까지나 기억해 줘.” 여우는 행복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죠.

 

여기 함께여서 행복하고, 함께이기에 삶이 눈부신 두 영혼이 있다. 그저 함께 있음이 벅차 다음날이면 별이 된다는 늑대의 말에도 그 순간의 행복감에 취해 제대로 된 작별 인사 없이 그렇게 늑대를 저 하늘 별로 보내게 된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자신을 둘러싼 모든 세계가 산산히 부서진 여우는 하늘에 대고 늑대를 부르며 울부짖는다. 대답없는 하늘에 대고 터질 것 같은 침묵 속에서 늑대를 외치는 여우의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흐르는 눈물이 닿은 자신의 빨간 발을 내려다본 순간, 여우는 늑대와 나눈 대화들을 떠올리게 된다. 살아있기에 나눌 수 있었던 그 시간들의 소중한 추억을 다시금 상기한다.

더없이 완벽했던 그 날, 늑대와 나눈 대화가 떠오름과 동시에 그와 함께한 모든 시간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다음 장,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 펼쳐진다. 하늘을 향해 별담요를 펼쳐주며 다시금 생을 살기로 다짐하는 여우의 힘찬 두 팔을 바라보고 있으며 상실 후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용기가 떠오른다. 펼쳐진 푸른 하늘에 무수히 빛나는 별들이 말해주는 것 같다. ‘그래, 그거야! 앞으로의 너의 삶이 우리의 시간을 더욱 더 눈부시게 하는거야!’

 

더 이상 함께 할 순 없지만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그 이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과 그것들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온 페이지를 가득 채운 삽화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글자를 쫓기 전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자연을 표현한 작가의 풍요로움이 늑대와 여우의 행복했던 시절을 계속해서 상기시킬 수 있는 장치로 느껴졌고, 실제 상실 후 펼쳐지는 그림에서조차 수놓여진 별들을 따라가다보면 여우 곁을 지키고 선 많은 별들이 보여 울고 있는 여우가 외로워보이지만은 않았다.

 

반려동물이건 사람이건 사랑하던 대상과의 이별에서 우리가 맞닥뜨리는 상실의 고통을 어떤식으로 소화시키고 변주할 수 있는지 책을 통해 배울수 있었다.

눈 앞에서 사라진다고 해서 마음에서도 사라지는게 아니라는 것. 함께한 추억을 가슴에 안고 나의 생을 묵묵히 또는 편안히 살아가는 것이 사라진 그것을 위한 마지막 선물이 된다는 것.

 

언제고 다시 만날 늑대에게 떠난 이후의 삶에 대한 노래를 들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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